「함주시초」
목차
개요
내용
북관 : 함주시초 1
명태 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여진의 살내음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특히 신라 백성의 향수도 맛본다
노루 : 함주시초 2
장진땅이 지붕 넘에 넘석하는 거리다
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기장감주에 기장떡치 흔한데다
이 거리에 산골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 왔다
산골사람은 막베등거리 막베잠방둥에를 입고
노루새끼를 닮었다
노루새끼 등을 쓸며
터 앞에 당콩순을 다 먹었다 하고
서른닷냥 값을 부른다
노루새끼는 다문다문 흰 점이 백이고 배 안의 털을 너슬너슬 벗고
산골사람을 닮었다
산골사람의 손을 햝으며
약자에 쓴다는 흥정 소리를 듣는 듯이
새까만 눈에 하이햔 것이 가랑가랑한다
고사 : 함주시초 3
부뚜막이 두 길이다
이 부뚜막에 놓인 사닥다리로 자박수염난 공양주는 성궁미를 지고 오른다
한 말 밥을 한다는 크나큰 솥이
외면하고 가부틀고 앉어서 염주도 세일 만하다
화라지송침이 단채로 들어간다는 아궁지
이 험상궂은 아궁지도 조양님은 무서운가보다
농마루며 바람벽은 모두들 그느슥히
흰밥과 두부와 튀각과 자반을 생각나 하고
하폄도 남즉하니 불기와 유종들이
묵묵히 팔장 끼고 쭈구리고 앉었다
재 안 드는 밤은 불도 없이 캄캄한 까막나라에서
조양님은 무서운 이야기나 하면
모두들 죽은 듯이 엎데였다 잠이 들 것이다.
(귀주사 - 함결도 함주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