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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5일 (화) 22:46 판
개요
이육사 시인의 시 '청포도'에 관해 설명한 글이다.
설명
이육사 시인의 대표적인 시 중 하나로 1939년 8월호 『문장』에 수록되었다. 그 후 『육사시집』에 수록되었다.
강렬한 말투로 현실에 맞선 다른 이육사의 시와 달리 부드러운 어조로 서술된 것이 특징이다.
의지적, 남성적 어투가 특징이다.
본문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주제
'청포도'라는 한 사물을 통해서 느끼는 작자의 고국으로 향하는 끝없는 향수와 기다림의 대상에 대한 염원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해설
제1∼3연까지의 내용이 청포도가 익어 가는 내 고장 칠월의 자연적 배경이라면, 제4∼6연까지의 내용은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작자의 마음으로 요약된다.
- 1연
화자의 고향에서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말로 현재는 고향과 떨어져 좋지 못한 현재를 나타냅니다. 긍정적인 과거의 공간인 고향과 부정적인 현재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대비하여 '청포도'의 긍정적 성격을 나타냅니다.
- 2연
'전설'은 과거 평화롭던 삶, 즉 청포도를 의미한다. '하늘'은 소망과 희망을 나타내며 '알알이'와 같은 의태어를 사용해 청포도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2연 전체의 의미는 전설과 하늘이 열매를 맺으면서 잃어버린 고향을 그리고 있다.
- 3연
'흰 돛단배'는 4연에 읽으면 알 수 있듯이 '바라는 손님'을 데려오는 매체로 작용하여 희망을 나타낸다.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여는' 때는 억눌린 소망이 밝은 빛 아래 펼쳐지는 때이며, ‘내 고장 7월’의 참다운 평화가 살아나는 때이다.
- 4연
'내가 바라는 손님'은 미래에 다가올 희망하고 있는 시대를 뜻한다. '고달픈 몸'은. 그 시대를 쟁취하기에 많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된다는 의미이다.
- 5연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다. 두 손을 포도의 물로 적신다는 것은 풍성한 식욕과 건강을 암시하면서, 마음을 탁 터 놓은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긴장된 갈등의 세계와는 다른 넉넉한 평화의 모습이다.
- 6연
‘은쟁반’과 ‘모시 수건’이라는 사물은 은쟁반과 모시 수건의 희디 흰 빛깔에 티없이 깨끗한 기다림의 모습을 나타낸다. '마련해 두렴.'은 꼭 찾아올 미래를 소망하는 것이다.
배경
이육사의 청포도가 발표된 시기는 1939년으로 일제의 민족말살통치가 이뤄졌던 시기이다.
의의
이육사의 시는 독립에 대한 의지와 항일 투쟁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언어적 정제를 통해 화려한 상징과 은유를 사용함으로써 시인의 정신적 의지를 드러낸다. 그러나 그는 일제강점기에 끝까지 민족의 양심을 지키며 죽음으로써 일제에 항거한 시인으로 목가적이면서도 웅혼한 필치로 민족의 의지를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