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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7일 (수) 23:58 판
정의
평안북도 강계 지방의 일월신제라는 무속굿에서 무당이 구송하는 일월신의 유래를 이야기한 무속신화이다.
역사
<일월노리푸념>은 1933년 평안북도 강계시에 사는 전명수 무격의 구연본을 손진태가 채록하여 『청구학총』28호에 발표한 서사무가이다. <돈전풀이>는 함흥에서 월남하여 부산에 거주하는 강춘옥 무녀의 보유자료를 1965년 임석재와 장주근이 채록하여 『중요무형문화재지정자료(관북지방무가)』에 수록한 자료이며, <궁상이굿>은 김태곤이 1966년 함흥에서 월남한 이고분의 보유자료를 채록하여 『한국무가집』3에 수록한 것이다.
줄거리
명월각시 해당금과 궁산선비는 말을 붙여 본 지 삼 년 만에 가난하게 혼례를 치른다. 궁산이는 명월각시가 너무 어여뻐 곁을 떠나지 못하여 아무것도 벌지 못해 굶게 된다. 명월각시는 궁산이에게 자기 화상을 그려 주며 화상을 가지고 가서 나무를 해 오라고 한다. 궁산이가 화상을 나무에 걸어 놓고 나무를 하는데 광풍이 불어 화상이 날아가 아랫녘 배 선비 집에 떨어진다. 배 선비는 명월각시가 미인인 것을 알고 생금 한 배를 싣고 궁산이에게 가서 내기 장기를 두자고 한다. 궁산이는 명월각시를 걸고 배 선비는 생금 한 배를 걸고 내기 장기를 두어 궁산이가 세 판을 진다. 명월각시를 빼앗기게 된 궁산이가 식음을 전폐하자 이 사연을 들은 명월각시는 계집종을 자기 대신 변장시켜 놓고 자기는 종으로 변장하여 헌 치마를 입고 한 다리를 절면서 물을 긷겠다고 한다. 배 선비는 명월각시가 종으로 변장한 것을 알고 물 긷는 종년을 달라고 한다. 배 선비가 명월각시를 데려가려 하자, 명월각시는 닷새 말미를 얻어 소를 잡아 포육을 떠서 궁산이 바지와 저고리에 솜처럼 넣어 두고 바늘 한 쌈과 명주실 한 꾸러미를 옷 속에 넣어 놓는다. 명월각시는 배 선비에게 부탁하여 궁산이를 데리고 가다가 어느 한 섬에 내려놓는다. 궁산이는 섬에서 옷 속의 포육을 먹고 바늘로 낚시를 만들어 고기를 낚아 먹으며 산다. 섬에는 새끼 학이 있었는데 어미 학이 하늘로 올라간 동안 궁산이가 물고기를 낚아 돌본다. 어미 학이 내려와 보고 새끼를 살린 궁산이를 업어다가 육지에 내려놓는다. 명월각시가 배 선비와 살면서 웃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자 배 선비가 소원을 묻는다. 명월각시는 거지 잔치 사흘만 열어 달라고 한다. 궁산이가 거지 잔치에 참여하여 자리를 잘못 잡아 사흘을 못 얻어먹고 팔자 한탄을 하자, 명월각시는 이를 알고 따로 상을 차려 먹인 후 구슬옷을 내어 놓으며 이 옷의 깃을 잡아 고들을 들추어 입으면 내 낭군이라고 한다. 궁산이가 구슬옷을 입고 백운중천에 떴다가 내려오자, 배 선비도 구슬옷을 입고 백운중천에 올라갔으나 벗는 재주를 배우지 못하여 내려오지 못하고 솔개가 된다. 궁산이와 명월각시는 다시 만나 살다가 일월신이 된다.
분석
① ② ③ ④ ⑤ ⑥ 분석
궁산선비와 명월각시가 부부로 결합하고 궁산이가 내기 장기에 져서 부인을 배 선비에게 빼앗겼다가 다시 만나 재결합한다는 내용은 <아내의 초상화>, <새신랑>, <우렁각시> 등 여러 가지 민담 유형과 유사하다. 그러나 전체 이야기의 틀은 아내 걸고 내기하기 유형의 설화로서,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 예성강(禮成江) 조에 수록된 하두강(賀頭綱)의 이야기와 닮았다. 또한 아내가 정절을 지키고 남편과 재회한다는 내용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열전」 도미(都彌) 조의 <도미처설화>와도 상통한다. 부부의 결합, 시련과 분리, 시련의 극복과 부부 재결합으로 전개되는 <일월노리푸념>의 서사 전개는 가정의 탄생과 가정의 시련, 가정의 완성이라는 가정신화의 서사구조로서 국조(國祖)의 탄생과 시련, 그리고 시련을 극복하고 국가를 창건하거나 왕으로 즉위하고 신이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끝나는 건국신화의 서사구조와 상통하는 점이 있다.
특징
<일월노리푸념>은 지상의 부부가 천상의 일신과 월신이 된다는 신화로 천상의 해와 달이 지상의 인간 남녀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천상의 태양과 태음이 지상의 물과 불, 인간의 여성과 남성과 연계된다는 음양사상론적 사고에서 형성되었다고 본다. 일월신과 인간의 남녀가 관련을 맺고 있다는 신화소는 고구려 『모두루묘지(牟頭婁墓誌)』에 기록된 <주몽신화>에서부터 신라의 일월신화인 <연오랑세오녀(燕烏郞細烏女)> 그리고 전래동화로 널리 알려진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 널리 전승된다.
모티프
창세가는 '꽃 피우기 모티프'가 사용된 대표적인 창조신화이다. 꽃 피우기 모티프는 종교적, 정치적 권력의 헤게모니를 누가 장악하는 가를 반영하는 모티프(화소)이다.
창세가에서 미륵과 석가의 대립이 나타난다. 미륵은 일월성신을 만들고, 의복을 짓고, 물과 불의 근원을 찾고, 인간을 만들며 1차적으로 세상을 창조한다. 1차 창조가 마무리되자 갑자기 석가가 등장하고, 미륵과 석가는 인간 세상을 다스리는 권리를 놓고 서로 경쟁하게 된다. 동해에 금병과 은병을 늘어뜨려 끊어지지 않게 하기와 여름에 강물을 얼게 하기 경쟁에서는 미륵이 이겼지만, 미륵이 잠을 자는 동안 석가가 속임수를 써 무릎에 꽃 피우기 경쟁에서는 석가가 이기게 되었다. 결국, 부정행위를 한 석가가 세상을 차지하면서 인간 세상은 디스토피아가 된다.
창세가에서 석가는 통치 권력을, 미륵은 민중 권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선신 미륵과 악신 석가의 대립은 통치자와 민중의 대립으로 변이되며, 꽃은 생명의 상징이라기보다는 권력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의의와 평가
창세가는 소박하고 단순한 줄거리로 이루어진 신화이지만, 인간 세상이 태초에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어, 이 신화를 만든 집단의 사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간 세상은 미륵이라는 창조신에 의하여 혼란스러운 자연의 상태에서 질서정연하게 배치되며 새롭게 형성되었고, 불의 시원은 마찰이 아닌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남성적·동적 문화의 성격을 말해주기도 한다. 인류의 시원이 하늘에 있고, 벌레로부터 진화하였으며, 최초의 인간은 우열이 없었다는 점에서 진화론적 인류 기원과 평등사상을 말해 주고 있다. 미륵과 석가와의 꽃 피우기 모티프에서는 통치자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양심이 바른 존재여야 하며, 인세의 선악은 통치자의 덕성에 좌우된다는 사고방식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신화는 우리나라 천지개벽과 인세 시조의 기원을 말하고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일월노리푸념 발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