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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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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엣새가 벌로 나려 <span style="background:#FFB6C1">멕이고</span><ref>활발히 움직이다.</ref> </br>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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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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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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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span style="background:#FFB6C1">애동</span><ref>어린아이.</ref>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br>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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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span style="background:#FFB6C1">엄매</span><ref>'어머니'의 경남 방언.</ref>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br>
 
마을은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br>
 
마을은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br>
 
이것은 오는 것이다.</br>
 
이것은 오는 것이다.</br>
이것은 어늬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옆 은댕이 예데가리밭에서</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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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span style="background:#FFB6C1">어늬</span><ref>'어느'의 평안 방언</ref> 양지귀 혹은 <span style="background:#FFB6C1">능달</span><ref>'응달'의 평안/함경 방언. 볕이 잘 들지 아니하는 그늘진 곳.</ref>쪽 외따른 산옆 <span style="background:#FFB6C1">은댕이</span><ref>'가장자리'의 방언.</ref> <span style="background:#FFB6C1">예데가리밭</span><ref>산의 맨 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비탈밭.</ref>에서</br>
 
하로밤 뽀오얀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br>
 
하로밤 뽀오얀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br>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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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background:#FFB6C1">산멍에</span><ref>'이무기'의 평안 방언.</ref>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br>
 
이것은 아득한 옛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br>
 
이것은 아득한 옛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br>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br>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br>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br>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br>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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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배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 오는 것이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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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옛적 <span style="background:#FFB6C1">큰마니</span><ref>'할머니'의 평안/함경 방언.</ref>가</br>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옛적 큰마니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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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 집등색이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 아바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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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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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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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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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span style="background:#FFB6C1">댕추가루</span><ref>고춧가루.</ref>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br>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굴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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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담배 내음새 <span style="background:#FFB6C1">탄수</span><ref>식초.</ref>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span style="background:#FFB6C1">아르굴</span><ref>아랫목.</ref>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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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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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지없이 枯淡하고 素朴한 것은 무엇인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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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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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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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특징'''=
 
='''특징'''=

2023년 12월 1일 (금) 12:42 판

개요

전문

눈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1]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
한가한 애동[2]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3]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은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늬[4] 양지귀 혹은 능달[5]쪽 외따른 산옆 은댕이[6] 예데가리밭[7]에서
하로밤 뽀오얀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8]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옛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9]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배[10]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 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옛적 큰마니[11]
또 그 집등색이 서서 자채기[12]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 아바지[13]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14]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15]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굴[16]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 각주
  1. 활발히 움직이다.
  2. 어린아이.
  3. '어머니'의 경남 방언.
  4. '어느'의 평안 방언
  5. '응달'의 평안/함경 방언. 볕이 잘 들지 아니하는 그늘진 곳.
  6. '가장자리'의 방언.
  7. 산의 맨 꼭대기에 있는 오래된 비탈밭.
  8. '이무기'의 평안 방언.
  9. '둔덕'의 황해 방언.
  10. '아버지'의 경상/함경 방언.
  11. '할머니'의 평안/함경 방언.
  12. '재채기'의 함경 방언.
  13. '큰 아버지'의 제주 방언.
  14. 고춧가루.
  15. 식초.
  16. 아랫목.

특징

평가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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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돌아가기

참고문헌

기여

  • 선잠 : 자료조사 및 페이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