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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발표된 백석의 시이며, 총 5편의 연작시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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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관 : 함주시초 1==
 
==북관 : 함주시초 1==

2023년 12월 1일 (금) 10:29 판

개요

1937년 발표된 백석의 시이며, 총 5편의 연작시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북관 : 함주시초 1

명태 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 여진의 살내음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특히 신라 백성의 향수도 맛본다

노루 : 함주시초 2

장진땅이 지붕 넘에 넘석하는 거리다
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기장감주에 기장떡치 흔한데다
이 거리에 산골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 왔다


산골사람은 막베등거리 막베잠방둥에를 입고
노루새끼를 닮었다
노루새끼 등을 쓸며
터 앞에 당콩순을 다 먹었다 하고
서른닷냥 값을 부른다
노루새끼는 다문다문 흰 점이 백이고 배 안의 털을 너슬너슬 벗고
산골사람을 닮었다


산골사람의 손을 햝으며
약자에 쓴다는 흥정 소리를 듣는 듯이
새까만 눈에 하이햔 것이 가랑가랑한다

고사 : 함주시초 3

부뚜막이 두 길이다
이 부뚜막에 놓인 사닥다리로 자박수염난 공양주는 성궁미를 지고 오른다


한 말 밥을 한다는 크나큰 솥이
외면하고 가부틀고 앉어서 염주도 세일 만하다


화라지송침이 단채로 들어간다는 아궁지
이 험상궂은 아궁지도 조양님은 무서운가보다

농마루며 바람벽은 모두들 그느슥히
흰밥과 두부와 튀각과 자반을 생각나 하고


하폄도 남즉하니 불기와 유종들이
묵묵히 팔장 끼고 쭈구리고 앉었다


재 안 드는 밤은 불도 없이 캄캄한 까막나라에서
조양님은 무서운 이야기나 하면
모두들 죽은 듯이 엎데였다 잠이 들 것이다.

선우사 : 함주시초 4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나을 모래알만 혜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착해서 세괃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도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산곡 : 함주시초 5

돌각담에 머루송이 깜하니 익고
자갈밭에 아즈까리알이 쏟아지는
잠풍하니 볕바른 골짝이다
나는 이 골짝에서 한겨울을 날려고 집을 한 채 구하였다


집이 멫 집 되지 않는 골안은
모두 터앝에 김장감이 퍼지고
뜨락에 잡곡낟가리가 쌓여서
어니 세월에 뷔일 듯한 집은 뵈이지 않었다
나는 자꼬 골안으로 깊이 들어갔다


골이 다한 산대 밑에 자그마한 돌능와집이 한 채 있어서
이 집 남길동 단 안주인은 겨울이면 집을 내고
산을 돌아 거리로 나려간다는 말을 하는데
해바른 마당에는 꿀벌이 스무나문 통 있었다


낮 기울은 날을 햇볓 징글징글한 툇마루에 걸어앉어서
지난 여름 도락구를 타고 장진땅에 가서 꿀을 치고 돌아왔다는 이 벌들을 바라보며 나는
날이 어서 추워져서 쑥국화꽃도 시들고 이 바즈런한 백성들도 다 제 집으로 들은 뒤에 이 골안으로 올 것을 생각하였다

특징

평가

기타

참고문헌

기여

  • 선잠 : 자료조사 및 페이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