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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관 : 함주시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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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 함주시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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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땅이 지붕 넘에 넘석하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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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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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감주에 기장떡치 흔한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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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에 산골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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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눈에 하이햔 것이 가랑가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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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 함주시초 3==
 
==고사 : 함주시초 3==
 
부뚜막이 두 길이다
 
부뚜막이 두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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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뚜막에 놓인 사닥다리로 자박수염난 공양주는 성궁미를 지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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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뚜막에 놓인 사닥다리로 <span style="background:#FFB6C1">자박수염</span><ref>'다박나룻'의 평안 방언. 다보록하게 난 짧은 수염.</ref>난 공양주는 성궁미를 지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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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라지송침이 단채로 들어간다는 아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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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험상궂은 아궁지도 조양님은 무서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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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마루며 바람벽은 모두들 그느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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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밥과 두부와 튀각과 자반을 생각나 하고
 
흰밥과 두부와 튀각과 자반을 생각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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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폄도 남즉하니 불기와 유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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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background:#FFB6C1">하폄</span><ref>'하품'의 강원/평안/함경/황해 방언</ref>도 남즉하니 불기와 유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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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팔장 끼고 쭈구리고 앉었다
 
묵묵히 팔장 끼고 쭈구리고 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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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안 드는 밤은 불도 없이 캄캄한 까막나라에서
 
재 안 드는 밤은 불도 없이 캄캄한 까막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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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님은 무서운 이야기나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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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죽은 듯이 엎데였다 잠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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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죽은 듯이 <span style="background:#FFB6C1">엎데였다</span><ref>'엎드리다'의 평안 방언</ref> 잠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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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사 : 함주시초 4==
 
==선우사 : 함주시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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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나을 모래알만 혜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나을 모래알만 혜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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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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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span style="background:#FFB6C1">단이슬</span><ref>사람이나 생물에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이슬. 이북 방언.</ref>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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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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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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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디착해서 세괃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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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디착해서 <span style="background:#FFB6C1">세괃은</span><ref>매우 기세가 당당한. 억세고 날카로운.</ref>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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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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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span style="background:#FFB6C1">파리했다</span><ref>몸이 마르고 낯빛이나 살색에 핏기가 전혀 없다.</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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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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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 : 함주시초 5==
 
==산곡 : 함주시초 5==
돌각담에 머루송이 깜하니 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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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각담에 머루송이 <span style="background:#FFB6C1">깜하니</span><ref>'까맣다'의 전라 방언</ref> 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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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밭에 아즈까리알이 쏟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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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풍하니 볕바른 골짝이다
 
잠풍하니 볕바른 골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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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멫 집 되지 않는 골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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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멫 집 되지 않는 <span style="background:#FFB6C1">골안</span><ref>'골짜기'의 함경 방언</ref>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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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터앝에 김장감이 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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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span style="background:#FFB6C1">터앝</span><ref>'텃밭'의 평안 방언</ref>에 김장감이 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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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락에 잡곡낟가리가 쌓여서
 
뜨락에 잡곡낟가리가 쌓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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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 세월에 뷔일 듯한 집은 뵈이지 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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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background:#FFB6C1">어니</span><ref>'어느'의 평안 방언</ref> 세월에 뷔일 듯한 집은 <span style="background:#FFB6C1">뵈이지</span><ref>'보이다'의 방언</ref> 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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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꼬 골안으로 깊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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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pan style="background:#FFB6C1">자꼬</span><ref>'자꾸'의 강원/경상/전라/제주 방언</ref> <span style="background:#FFB6C1">골안</span>으로 깊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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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도락구를 타고 장진땅에 가서 꿀을 치고 돌아왔다는 이 벌들을 바라보며 나는
 
지난 여름 도락구를 타고 장진땅에 가서 꿀을 치고 돌아왔다는 이 벌들을 바라보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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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서 추워져서 쑥국화꽃도 시들고 이 바즈런한 백성들도 다 제 집으로 들은 뒤에 이 골안으로 올 것을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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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서 추워져서 쑥국화꽃도 시들고 이 바즈런한 백성들도 다 제 집으로 들은 뒤에 이 <span style="background:#FFB6C1">골안</span>으로 올 것을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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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평가'''=
 
 
=기타=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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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속의방언]]'''으로 돌아가기</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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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돌아가기
 
==참고문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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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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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poemlove.co.kr/#google_vignette 시사랑시의백과사전] </br>
 +
** [https://wordrow.kr/ wordrow.k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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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encykorea.aks.ac.kr/ 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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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
 
==기여==
* [[선잠]] : 자료조사 및 페이지 작성
+
[[분류: 매체속의방언]]
 +
[[분류: 선잠]]

2023년 12월 5일 (화) 16:23 기준 최신판

개요

1937년 발표된 백석의 시이며, 총 5편의 연작시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북관 : 함주시초 1

명태 창난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1]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을 한없이 끼밀고[2]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3]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가느슥히[4]가느슥히 여진의 살내음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특히 신라 백성의 향수도 맛본다

  • 각주
  1. '무'의 황해 방언
  2. 어떤 물건을 끼고 앉아 자세히 보며 느끼다.
  3. 조금 비린 맛이나 냄새가 나는 듯한
  4. 가느스름하게, 희미하게

노루 : 함주시초 2

장진땅이 지붕 넘에 넘석하는[1] 거리다
자구나무 같은 것도 있다
기장감주에 기장떡치 흔한데다
이 거리에 산골사람이 노루새끼를 다리고[2] 왔다


산골사람은 막베등거리 막베잠방둥에를 입고
노루새끼를 닮었다
노루새끼 등을 쓸며
터 앞에 당콩순을 다 먹었다 하고
서른닷냥 값을 부른다
노루새끼는 다문다문 흰 점이 백이고 배 안의 털을 너슬너슬 벗고
산골사람을 닮었다


산골사람의 손을 햝으며
약자에 쓴다는 흥정 소리를 듣는 듯이
새까만 눈에 하이햔 것이 가랑가랑한다

  • 각주
  1. '넉넉하다'의 경기 방언
  2. '데리다'의 제주 방언

고사 : 함주시초 3

부뚜막이 두 길이다
이 부뚜막에 놓인 사닥다리로 자박수염[1]난 공양주는 성궁미를 지고 오른다


한 말 밥을 한다는 크나큰 솥이
외면하고 가부틀고 앉어서 염주도 세일 만하다


화라지송침이 단채로 들어간다는 아궁지[2]
이 험상궂은 아궁지조앙[3]님은 무서운가보다

농마루[4]며 바람벽은 모두들 그느슥히
흰밥과 두부와 튀각과 자반을 생각나 하고


하폄[5]도 남즉하니 불기와 유종들이
묵묵히 팔장 끼고 쭈구리고 앉었다


재 안 드는 밤은 불도 없이 캄캄한 까막나라에서
조앙님은 무서운 이야기나 하면
모두들 죽은 듯이 엎데였다[6] 잠이 들 것이다

  • 각주
  1. '다박나룻'의 평안 방언. 다보록하게 난 짧은 수염.
  2. '아궁이'의 방언.
  3. '조왕'의 경남 방언
  4. '용마루'의 평안/함경 방언
  5. '하품'의 강원/평안/함경/황해 방언
  6. '엎드리다'의 평안 방언

선우사 : 함주시초 4

낡은 나조반에 흰밥도 가재미도 나도 나와 앉어서
쓸쓸한 저녁을 맞는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은 그 무슨 이야기라도 다 할 것 같다
우리들은 서로 미덥고 정답고 그리고 서로 좋구나


우리들은 맑은 물밑 해정한 모래톱에서 하구 긴 나을 모래알만 혜이며 잔뼈가 굵은 탓이다
바람 좋은 한벌판에서 물닭이 소리를 들으며 단이슬[1] 먹고 나이 들은 탓이다
외따른 산골에서 소리개 소리 배우며 다람쥐 동무하고 자라난 탓이다


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착해서 세괃은[2]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3]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도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 각주
  1. 사람이나 생물에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이슬. 이북 방언.
  2. 매우 기세가 당당한. 억세고 날카로운.
  3. 몸이 마르고 낯빛이나 살색에 핏기가 전혀 없다.

산곡 : 함주시초 5

돌각담에 머루송이 깜하니[1] 익고
자갈밭에 아즈까리[2]알이 쏟아지는
잠풍하니 볕바른 골짝이다
나는 이 골짝에서 한겨울을 날려고 집을 한 채 구하였다


집이 멫 집 되지 않는 골안[3]
모두 터앝[4]에 김장감이 퍼지고
뜨락에 잡곡낟가리가 쌓여서
어니[5] 세월에 뷔일 듯한 집은 뵈이지[6] 않었다
나는 자꼬[7] 골안으로 깊이 들어갔다


골이 다한 산대 밑에 자그마한 돌능와집이 한 채 있어서
이 집 남길동 단 안주인은 겨울이면 집을 내고
산을 돌아 거리로 나려간다는 말을 하는데
해바른 마당에는 꿀벌이 스무나문 통 있었다


낮 기울은 날을 햇볓 징글징글한 툇마루에 걸어앉어서
지난 여름 도락구를 타고 장진땅에 가서 꿀을 치고 돌아왔다는 이 벌들을 바라보며 나는
날이 어서 추워져서 쑥국화꽃도 시들고 이 바즈런한 백성들도 다 제 집으로 들은 뒤에 이 골안으로 올 것을 생각하였다


  • 각주
  1. '까맣다'의 전라 방언
  2. '아주까리'의 평안/함경 방언
  3. '골짜기'의 함경 방언
  4. '텃밭'의 평안 방언
  5. '어느'의 평안 방언
  6. '보이다'의 방언
  7. '자꾸'의 강원/경상/전라/제주 방언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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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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