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당간
당(幢: 불화를 그린 기)을 달아두는 장대
- 사찰의 입구에 세우는 깃대의 일종으로, 찰간(刹竿)·장간(長竿)·정간(旌竿)·기간(旗竿)·치간(幟竿)·번간(幡竿)·범장(帆檣)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로 나무·돌·구리·쇠 등으로 만든다.
- 당간의 끝에는 보통 당을 달아두지만 현재 당이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으며, 당간을 지탱하는 지주(支柱)만이 남아 있다. 당간 또한 오랜 세월이 지남에 따라 도괴되고 파손되어 그 유례가 많지 않다.
현존하는 당간의 유례는 공주 갑사 철당간(보물, 1963년 지정)을 비롯하여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국보, 1962년 지정), 안성 칠장사 등 철제당간 3기와, 석제당간으로는 나주 동점문 밖 석당간(보물, 1963년 지정)·담양 객사리 석당간(보물, 1969년 지정)과 비지정 당간이 몇 기 있다. 위의 네 곳의 당간 중 공주 갑사 철당간은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3기는 고려시대의 작품이다.
3기의 당간 중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은 철제로서 20개의 원통형 주철을 상하가 서로 물려 이어지게 쌓아올렸는데, 특히 밑에서 세 번째 원통 표면에 양주(陽鑄)된 393자의 용두사당간기(龍頭寺幢竿記)에 962년(광종 13)이라는 주조연대를 밝히고 있다. 이 당간기에 의하면 애초에는 30단의 주통이었으며 높이는 60자(18.18m)였음을 알 수 있다.
당간은 파사현정(破邪顯正: 사도를 파괴하여 정법을 드러냄.)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범어사사적(梵魚寺事蹟)』에 의하면 절(節)은 33범천(梵天)을 상징하여 33단을 세웠다고 한다. 또한, 『고려도경』 흥국사조(興國寺條)에는 개성 흥국사에는 10여장(丈), 즉 30여m 되는 동주당간(銅鑄幢竿)이 법당 뒤 마당에 세워져 있었는데, 당간 표면에는 황금칠을 하고 당간 정상에는 봉황의 머리장식을 하였으며 그곳에 비단으로 된 당을 달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978년(경종 3)에 세운 서산 보원사지 법인국사탑비(瑞山普願寺址法印國師塔碑)는 당간을 절 마당에 세웠으며 범패(梵旆: 기)를 그 위에 달았음을 말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