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0 : 갑자기 개인위키 활성화
한중연 인문정보학과에 입학한 혜택(?) 중 하나가 아닐까. 개인 서버와 개인 위키라는 것이 생겼다. 중고딩~대학생때까지 문과밭에 있었으니 주변 사람들 중에서는 나도 나름 IT나 컴퓨터 쪽에서 조금 아는 축(?)에 속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세상은 넓고 언제나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느꼈다. 그 흔하디 흔한 개인 블로그도 운영하지 않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같은(인스타그램도 2019년도에 의경 말년을 보내면서 심심해서 만들어본 계정이다) 개인의 일상을 인터넷 환경에 기록하는 것도 귀찮아했으니 말이다. 이 귀차니즘은 지금도 여전히 그대로다. 몇 번의 새 해가 지날 때마다 일기를 써보겠다고 다이어리를 샀던 기억이 있지만, 결국 하루 이틀 뿐이었고 다이어리는 메모장으로 변용되었다.
인문학과 정보공학의 결합과 소통이 주된 키워드인 인문정보학 전공에 들어와보니, (소수인 측에 속하지만) 정보공학과 백엔드, 프로그래밍에 소양이 있는 분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세상은 넓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어쨌든, 최근에 석사논문을 준비하면서 한국의 힙합문화를 오랫동안 경험했던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서치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분은 블로그에 9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힙합 음반들을 꾸준히 리뷰하고 있었고, 리뷰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소장판 음반을 구해 소개를 하는 분도 계시더라. 어떤 분은 씬에서 이미 유명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계시기도 하고... 이런 분들의 블로그나 인스타를 보면 확실히 그들의 관심사로 꽉 차여진 게시물의 양에서 아우라가 느껴진다. 동시에 기도 눌린다.
첫째, 이 정도의 지식과 소양을 가진 사람들과 내가 유연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둘째, 이 분들에게 내가 어떤 걸 하고 싶다고 또는 어떤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하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하며 컨택할 때, 이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뭘 보고 내가 뭘 하는 사람인지... 진짜인지 아닌지 감을 잡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든다.
이러한 걱정을 하며 생각해보니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설득할 무언가가 없다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단지 내가 아직 졸업 못한 대학원생이고, 내 이름이 걸린 어떠한 결과물을 내지 못해서 라고도 생각할 수 있으나 분명 그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자기 PR의 시대" 라는 용어가 사람들 사이에서 쓰여지기 시작한 지도 벌써 오래 지난 일이고, 이미 당연해지고 진부해진 개념이지만 분명 '나는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있고, 뭘 하고 싶다' 라는 내용을 표현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개인위키에 이렇게 공간을 할당하여 글을 쓰기 시작해본다.
힙합 앨범 리뷰를 하나씩 써볼까? 아카이브나 db 웹사이트 리뷰를 써볼까? 게임이나 영화 리뷰를 써볼까? 모아놓은 데이터를 적재해놓을까?
근데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내 성향상... 또 며칠 끄적이다가 유기될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