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IMF 위기 이후 현대의 한국 경제

ce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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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 이후 고강도의 구조조정과 높은 환율로 인한 수출 증가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는 IMF의 구제금융을 받은지 3년 8개월만인 2001년 8월 23일 장단기 채무자금 195억달러를 전액 상환함으로써 IMF의 관리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구조조정과정에서 실시된 많은 개혁 프로그램들은 법과 제도로 정착되어 향후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와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후 2008년의 금융위기도 한국은 큰 위기없이 넘기고, 살아남은 한국의 재벌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승승장구합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고 애플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합니다.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후 미국, 중국을 위시한 세계시장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판매량 기준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기업이 되었습니다. 조선업계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세계 최대의 수주 물량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호황이나 장및빛 미래를 말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습니다. 이들 기업들이 세계 각지에 디자인과 생산거점을 확보한 다국적 기업이 된 지금 이들이 청년들의 고용을 책임지기를 기대하기도, 이들의 성장에 따른 trickle-down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들 대기업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소위 신성장동력을 키워내고자 벤쳐기업들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김대중 정부의 시도는 변화된 한국 경제에서 산업정책이 얼마나 어려운지, 정부의 축복 아래 출범한 코스닥 시장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비효율적이었는지만을 보여준 채 별다른 성과 없이 막을 내립니다. 그 결과 한국의 산업구조는 2010년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중 5대 재벌 계열사가 아니고 80년대 이후 생겨난 젊은 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네이버와 엔씨소프트는 주식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각각 51위 98위이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모두 100위권 밖입니다) 고착된 구조가 되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생산성 격차는 여전히 커서 이들 중소기업들이 성장해서 앞으로의 성장과 고용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정부를 대신해서 새로운 기업들을 발굴, 육성해야 할 은행들은 기업금융 보다는 소비자 금융과 부동산 대출에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최근의 저축은행 사태는 회계관행을 비롯한 우리경제의 투명성 수준, 금융기관의 관리/감독 수준이 금융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정규직 문제로 대표되는 소득과 일자리의 양극화, 낮은 출산율로 인해 예상되는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 등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를 우리도 같이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