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

biguni
이병두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4월 10일 (수) 18:38 판 (새 문서: * '''명칭 :영산재(靈山齋)''' 영산재(靈山齋)는 불교에서 영혼 천도를 위하여 행하는 의식이다. 49재의 한 형태인 영산재는 1973년 중요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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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칭 :영산재(靈山齋)

영산재(靈山齋)는 불교에서 영혼 천도를 위하여 행하는 의식이다. 49재의 한 형태인 영산재는 1973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49재는 사람이 죽은 지 49일 만에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이다. 영산재는 석가모니불이 영산에서 행한 설법인 영산회상(靈山會相)을 오늘에 재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법회이다. 이 법회를 통해서 영혼을 천도한다. 영산재는 자득자수(自得自修)라는 수행 의례에서 더 나아가 기원, 회향, 추선공양(追善供養)이라는 교리적인 변천과 함께 발전된 의식이다.
영산재는 석가모니불이 영산에서 행한 설법인 영산회상(靈山會相)을 오늘에 재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법회이며, 이 법회를 통해서 영혼을 천도하는 의식을 행하는 것이다.
영산재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이능화(李能和)의 『조선불교통사』에 의하면 조선 전기에 이미 영산재가 행하여지고 있었다. 이것은 법화사상의 융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산재는 영산회상의 상징화를 의미하는데, 이는 곧 법화사상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이 의식의 절차는 우선 의식도량을 상징화하기 위하여 야외에 영산회상도를 내어 거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약식으로 할 경우는 법당 안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법당 자체가 영산회상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야외에 내거는 불화를 괘불(掛佛)이라고 하며 괘불을 내어 거는 의식을 괘불이운(掛佛移運)이라고 한다.
괘불이 이운되면 영산회상의 상징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에 우리 조상들은 이름난 산천을 성지로 골라 그곳에서 제사를 지내고 중요한 일들을 논의하였으나, 불교수용 이후에는 중요한 행사를 행할 장소를 성역화하는 지혜를 발휘하였는데, 괘불이운은 그 좋은 예의 하나이다. 이운이 끝나면 여러 가지 예를 갖추어 불보살에 귀의정례하고 소망을 사뢰며 그 성취를 기원하게 된다.
일단 밖으로 모셔진 다음에는 괘불 앞에서 갖는 의식은 의식문에 의한 범패(梵唄)와 의식무용에 의하는데, 이를 통하여 의식도량은 더욱 신성시된다. 출산게(出山偈)·염화게(拈花偈)·산화락(散花落)·등산게(登山偈)·사무량게(四無量偈)·영산지심(靈山志心)·헌좌게(獻座偈)·다게(茶偈)·축원(祝願) 등의 의식을 행함이 그것이다. 이 의식의 설단형식은 야외에 내어 건 영산회상도를 중심으로 의식도량이 장엄되어진다. 괘불은 정면 한가운데에 걸리고 그 앞에 불단이 마련되는데, 이를 상단이라 한다. 상단에는 향(香)·다(茶)·화(花)·과(果)·등(燈)·미(米) 등 육법공양(六法供養)이 마련되며, 상단 왼쪽에는 중단(中壇)이, 오른쪽에는 하단(下壇)이 마련된다. 여기서의 중단은 의식도량을 옹호하게 될 신중단(神衆壇)이고, 하단은 그날의 영혼에게 제사를 드리는 영단(靈壇)이다.
중단에는 상단과 같은 제물을 올리고 하단에는 고기 · 생선류 · 주류 등을 제외한 일반 제물들을 차린다. 삼단으로 제물을 위한 제단을 구성하면 영산재의 준비는 끝나는 것이다. 영산재를 진행하려면 먼저 의식의 내용에 따라 의식을 집행할 의식승려의 진용이 정해져야 한다. 의식승의 진용을 짜는 것을 용상방(龍象榜)이라고 하는데,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재의식을 증명하는 증명법사(證明法師), 설법을 맡는 회주(會主), 의식의 총지휘격인 법주(法主), 범패와 의식무용 및 그 반주 등을 맡는 어산(魚山) · 범음(梵音) · 범패승(梵唄僧), 그리고 종치는 일을 맡아보는 종두(鐘頭), 북을 치는 고수(鼓手)와 그 밖의 일들을 맡아보는 조수격 등 여러 분담이 있게 된다.
그리고 의식진행에 있어서 필수적인 법악기(法樂器) 담당인원은 태징 1인, 요령 1인, 바라 1인, 삼현육각 6인, 범종 1인, 호적 2인, 나비춤 2인 혹은 4인으로 짜여진다. 이상과 같은 구성원의 조직은 경우에 따라서는 더 보태지기도 하고 줄어지기도 하나 그 골격은 지켜지고 있다.
의식의 진행절차는 법의(法衣)를 입은 의식승이 앞자리에 정좌함으로써 시작된다. 엄숙하고 경건한 순간이 한동안 계속되는데, 그때 신도들은 오직 기원드리는 것으로 일관한다. 곧 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면 모두 합장배례한다.
첫머리의 의식은 신앙의 대상인 불보살과 재를 받을 대상인 천도받을 영가를 모셔오는 의식부터 시작한다. 이를 시련(侍輦)이라 한다. 『범음집』에 의하면 상 · 중 · 하단 모두에 시련의 절차가 있었는데, 오늘날에는 하단의 시련만이 행하여진다. 시련이란 신앙의 대상 또는 천도를 받을 대상을 절 밖에서 모셔오는 영접의식이다.
이 시련은 행렬의식으로 행하는데, 그 행렬에는 나무인로왕보살번기(南無引路王菩薩幡旗)를 선두로 여러 영기(令旗) · 청사초롱 · 일산 등이 따른다. 행렬음악으로 삼현육각 · 범패 · 나무대성인로왕보살을 창한다. 인로왕보살은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한다는 신앙적 기능을 지닌 보살이다. 시련행렬이 괘불 앞의 의식단 앞에 이르면 잠깐 정좌하였다가 앞에서 말한 제단마다 차례로 권공예배(勸供禮拜)하고 기원을 아뢰며 가피력(加被力)을 입을 것을 기원하게 된다.
그런데 이에 앞서 재의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자기 자신을 정화하여야만 된다. 공양·예배·참회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의식장소도 정화하여야만 된다. 괘불을 내어 걸었으므로 우선 성지화가 이루어졌으나, 그곳이 다시 더럽혀지지 않도록 옹호하여야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다시 신중작법(神衆作法)이 행하여진다. 이상이 영산재의 서재(序齋)이다.
서재가 끝나면 앞에서 말한 삼단에 차례로 권공의식을 행하게 되는데, 권공의식이란 제물을 올려 권하고 소원을 아뢰며 가피력을 입을 것을 비는 것이다.
권공의식의 대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① 거불(擧佛) : 귀의할 신앙대상의 위목(位目)을 불러 그 내림을 발원하게 된다. 예컨대, 나무불타부중강림법회(南無佛陀部衆降臨法會) 등이다. ② 보소청진언(普召請眞言) : 불보살강림의 신비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진언을 한다. ③ 유치청사(由致請詞) : 신앙의 대상을 청하게 된 이유를 아뢰고 자비를 베풀어줄 것을 발원하고 공양을 받아줄 것을 권한다.
이렇게 하여 불보살을 의식도량에 초청하고 나면 환희심을 일으켜 찬불의례를 행한다. 찬불의례는 불보살이 강림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이 태징을 치고 호적을 불고 꽃을 흩뜨리면서 향화청(香花請)·산화락(散花落) 등의 범패를 부르고, 한편에서는 바라춤을 추어 긴장감과 흰희심이 뒤섞이는 가운데 성대한 일대 환영식전이 마련된다. 이와 같은 절차가 끝나면 찬불가인 가영(歌詠)을 부르면서 정례(頂禮)를 한다.
그리고는 강림한 불보살께 헌좌게(獻座偈)와 헌좌진언(獻座眞言)으로 앉을 자리를 권하고 이어 공양의례를 행한다. 이 공양의 공덕은 재를 연 사람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더 멀리 모든 중생에게 되돌아가게 한다는 뜻을 지닌다.
이렇게 권공의식이 끝나면 이제 재를 개설한 사람들의 보다 구체적인 소원을 사뢰게 되는 축원문이 낭독된다. 재를 연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 시간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축원문이 법주에 의하여 낭독되고 있을 동안 개설자인 신도들은 온갖 정성을 다하여 불단에 분향예배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본의식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회향의식(廻向儀式)이 거행된다. 본의식은 주로 의식승에 의하여 행하여졌으나, 회향의식은 의식에 참여한 모든 대중이 다같이 참여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의식승을 선두로 모든 참가자가 의식도량을 열을 지어 돌면서 독경 등을 행한다.
이때의 행렬은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라, 십바라밀정진(十波羅密精進)이라 하여 보시(布施)·지계(布施)·인욕(布施)·방편(方便) 등의 의미를 지닌 원형·반월형·신날형·우물자형·쌍환형 등으로 돈다. 회향의식이 끝나면 청하였던 대상을 돌려보내는 봉송의례(奉送儀禮)를 행함으로써 영산재는 끝난다.
이 의식은 자득자수(自得自修)라는 수행의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기원·회향·추선공양(追善供養)이라고 하는 교리적인 변천과 함께 발전된 의식이며, 민간신앙까지도 많이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신앙체계를 경전구조의 3단계양식을 취함으로써 불교의식의 특색을 잃지 않고 있음을 살필 수 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영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