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죽음(1907년 작)
- 명칭 : 「동생의 죽음」(1907년 작)
대한민국의 비구니 일엽스님(一葉, 1896生, 비구니)은 1907년, 겨우 열 두 살이 되던 해에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의 죽음을 겪으면서 땅이 꺼지는 듯한 슬픔을 맛보았다. 그 충격은 스님의 자각(自覺)을 부채질하였다. 그리하여 비애의 참담한 감정을 시로 써서 표현했는데, 이것이 국문시 '동생의 죽음'(1907년 작)이다. 이 시는 육당 최남선이 쓴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1908년 작) 보다 1년 먼저 발표하여 한국문학사상 신시(新詩)의 효시로 알려진 이 작품은 스님의 나이 불과 열 두 살 때 쓴 것이었다.
동생의 죽음
(일엽스님(속명 김원주))
업으면 방글방글
내리면 아장아장
귀여운 내 동생이
어느 하루는
불 때는 그 방에서도
달달달 떨고 누웠더니
다시는 못 깨는 잠들었다고......
엄마 아빠
울고 울면서
그만 땅속에 영영 재웠소.
땅 밑은 겨울에도
그리 춥지 않다 하지만......
아아, 가여운 나의 동생아!
언니만 가는 제는
따라온다 울부짖던
그런 꿈 꾸면서 잠자고 있나?
내 봄에 싹트는 움들과 함께
네 다시 깨어 만난다면이야
언제나 너를 업어
다시는 언니 혼자
가지를 아니하꼬마.....
[출처] - 한국비구니연구소. 『한국비구니수행담록』. 상권. 뜨란출판사, 2007, p. 263. - 느티나무와 꽃사과.. 경희, 순애 그리고 탄실이..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 작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