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아미타경언해(佛說阿彌陀經諺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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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 세조(世祖)가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을 언해한 책.

개설

『불설아미타경언해(佛說阿彌陀經諺解)』는 1464년(세조 10) 세조가 『불설아미타경』에 한글로 구결을 달고 언해하여 간행한 책이다. 『불설아미타경』은 『무량수경(無量壽經)』,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과 함께 정토3부경(淨土三部經)의 하나이다. 『불설아미타경언해』는 402년에 중국 후진(後秦)구마라집(鳩摩羅什)이 한문으로 번역한 『불설아미타경』에다가 수나라의 천태대사지의가 주석을 붙여 펴낸 한문본 『불설아미타경』을 저본으로 하여 간경도감에서 간행하였다.

『불설아미타경』은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난 곳에 있는 극락정토의 장엄함과 그곳에 계시는 아미타불에 대해 설한 경전이다. ‘아미타불’을 ‘무량수(無量壽)’ 혹은 ‘무량광(無量光)’ 여래라고도 하는데, 그 부처님의 세계는 모두 7보로 이루어져 있다. 아미타불의 이름을 하루 내지 7일 동안 염(念)하면 임종할 때 아미타 부처님이 그 앞에 나타나시어 접인(接引)하며, 이러한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것은 곧 불퇴전지(不退轉地)에 들어서는 것이 된다고 설한다. 이러한 경의 내용과 취지는 『무량수경』ㆍ『관무량수경』의 두 경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두 경전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서지 사항

총 1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전하는 책의 크기는 세로 30.4㎝, 가로 18.7㎝이다. 지질은 닥지인데, 판을 새기고 바로 찍어낸 듯 인쇄상태가 깨끗하다.

현재 활자본과 목판본의 두 종류가 전하는데,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활자본은 1970년대 발견된 것으로 1461년(세조 7) 경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성암문고에 소장되어 있다. 목판본은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1464년(세조 10)에 간행되었다. 목판본을 후대에 복각한 중간본도 여러 종류 전하는데, 1588년(명종 13) 나주 쌍계사(雙溪寺)에서 간행된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고, 1702년(숙종 28) 경상도 고성의 운흥사(雲興寺)와 1753년(영조 29) 대구 동화사(桐華寺)에서 간행된 것 등이 있다. 운흥사판은 쌍계사판을 복각(覆刻)한 것이므로, 약간의 오각(誤刻)을 제외하면 쌍계사판과 다르지 않다. 동화사판은 원간본을 복각한 것이나 경상 방언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은 불상 속에 넣었던 것으로 표지는 없으나 보존상태가 좋다. 글씨는 당대의 명필가인 안혜(安惠)가 썼다. 간경도감에서 처음 간행한 『불경아미타경언해』는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2008년 일본 고마자와 대학[駒澤大學]에서 소장하고 있던 1623년 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설아미타경』의 목판 언해본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구성/내용

이 경은 『사지경(四紙經)』이라는 별명답게 그 분량이 매우 짧지만, 아주 쉽게 아미타불의 서방정토에 왕생하는 방법을 설하고 있으며, 특히 부처님 자신이 스스로 설하신, 이른바 ‘무문자설경(無問自說經)’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불경아미타경』을 소경(小經)이라고 부르는 것은 원전의 명칭이 『무량수경』과 같으므로 이것과 구별하기 위해 후자를 『대무량수경(大無量壽經)』 또는 『대경(大經)』이라 하고, 전자를 『소경(小經)』이라 하는 것이다. 이 경의 원전은 인도에서 아미타불신앙이 성행할 때 『대경』의 원형이 성립된 후 거의 1세기 정도 지나서 편찬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3가지 한역본 가운데 455년경에 구나발타라가 번역한 『소무량수경(小無量壽經)』 1권은 일찍이 산실(散失)되어, 주문과 이익문만이 현존하고 있으며, 구마라집이 번역한 『아미타경』은 문장이 간결하고 유려하여, 중국ㆍ한국ㆍ일본 등지에서 널리 독송되었다.

『불설아미타경언해』은 아미타불과 극락정토의 장엄함을 설명하고, 아미타불을 한마음으로 부르면 극락에서 왕생한다는 것을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염불법문(念佛法門)이라고 하는데, 정토법문(淨土法門)이라고도 하며, 또 다른 말로는 연종(蓮宗)이나 정종(淨宗)이라고 하기도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지극한 자비심으로 중생의 근기를 관찰하여 가르침을 베푸신 것으로, 오직 염불수행법만이 중생을 가장 쉽게 제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런 맥락에서 무문자설(無問自說) 즉 어느 누구도 질문하지 않았지만 부처님께서 스스로 설법하신 것이 바로 이 『불설아미타경』이다.

1970년에 을해자(乙亥字)로 인쇄된 활자본이 발견되었는데, 한문이 을해자인 한자의 대ㆍ중ㆍ소자와 한글 소자는 활자본 『능엄경언해(楞嚴經諺解)』와 같으나, 한글 중자가 사용된 것이 특이하여 활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목판에 보이는 간기(刊記)가 없어서 간년은 알 수 없는 책이다. 언해 방식은 목판본과 대체로 같지만, 본문의 토(吐) 표기의 한글에도 방점(傍點)이 찍혔고, 불교 용어 ‘해탈(解脫)’ 등의 한자 독음(讀音)이 ‘’이 아닌 ‘갱’로 되어 있는데, 다른 책에서는 후자와 같다. 언해본의 ‘들어 범그러 이실’가 목판본의 ‘들어 어실’와 다를 뿐이다.

참고문헌

  • 『세종실록(世宗實錄)』
  • 강동균, 「基城 快善의 정토사상」, 『한국불교인물사상사』, 민족사, 1990.
  • 김진세, 『한국고전소설작품론』, 집문당, 1990.
  • 동국대학교불교교재편찬위원회, 『불교사상의 이해』, 불교시대사, 1999.
  • 석지현, 『불교를 찾아서』, 일지사, 1968.
  • 소운스님, 『하룻밤에 읽는 불교』, 랜덤하우스중앙,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