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물입문(格物入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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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청나라에서 미국인 선교사 윌리엄 마틴이 한문으로 번역한 서구 근대의 자연과학 입문서.

개설

청나라 말기에 청나라에 체류 중이던 선교사들은 선교와 서구 과학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여러 잡지를 창간하였는데 미국인 선교사 윌리엄 마틴(William Alexande Pasons Matin)과 다른 선교사들이 1872년(청 동치 11)에 북경에서 『중서문견록(中西聞見錄)』을 창간했다. 마틴의 한자 이름은 정위량(丁韙良)이다. 그는 다양한 서구 유럽의 학문을 청나라에 도입하였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격물입문(格物入門)』이다. 19세기 말 서양의 자연과학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격치(格致)와 격물로 인식하고 번역하였다. 반면 일본에서는 궁리(窮理)라고 인식하였다. 『격물입문』의 간행 이후인 1875년 청나라에서는 최초의 이과(理科) 전문학교인 격치서원(格致書院)이 창설되었다.

『격물입문』은 마틴이 1866년에 동문관(同文館)에서 간행한 서양의 자연과학 입문서이다. 이 책은 청나라의 고위 관료부터 지식인에게까지 큰 인기를 얻어 수차례에 걸쳐 증보개정판을 간행했으며, 청나라는 물론 일본에서도 표점을 새로 찍고 간행하였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책들은 간행 시기에 따라 그 내용과 체제가 약간씩 차이가 있다. 조선에서는 유학을 다녀온 국가나 개인적 친분 관계에 따라 두 판본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받아들였다. 개화파의 경우에는 대부분 일본에서 간행된 『격물입문』을 수용하였다. 일본판은 1870년에 간행되었다.

내용 및 특징

『격물입문』은 서문과 함께 7권 7책인데, 중국판과 일본판 사이에 차이가 있다. 중국판의 경우 권1 역학(力學), 권2 수학(水學), 권3 기학(氣學), 권4 화학(火學), 권5 전학(電學), 권6 화학, 권7 산학(算擧)으로 구성되었다. 반면 일본판은 권1 수학, 권2 기학, 권3 화학, 권4 전학, 권5 역학, 권6 화학, 권7 산학으로 편찬되었다. 따라서 권6과 권7을 제외하고는 순서가 서로 다르다. 청나라와 일본의 지식인들이 서양 과학 기술을 인식하고 수용하는 것에 대한 순서가 가미된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에는 비교적 일찍 이 책이 소개되었다. 1876년(고종 13) 강화도조약을 체결할 때 이사관(理事官)외무대승(外務大丞)인 미야모토 고이치[宮本小一]가 일본의 비준책(比準冊)을 고종에게 올리면서 진헌한 물종에 『격물입문』 7책이 포함되어 있었다(『고종실록』 13년 6월 12일). 고종에게 진헌된 책이 조정과 민간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개화파 지식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고 서양의 과학 문물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에 활용되었다. 특히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묘사된 삽도는 설계도와 같이 세밀하여 자연과학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1882년(고종 19)에 지석영은 견문을 넓히고 외국과의 교류를 증진시키는 방안으로 『박물신편』 등 청나라에서 번역된 서구 유럽의 서적들을 수입하여 연구하자고 주장하였다(『고종실록』 19년 8월 23일).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동문휘고(同文彙考)』
  • 국사편찬위원회, 『고종시대사』, 1967.
  • 이광린, 『韓國開化史硏究』, 일조각, 1984.
  • 이태진, 『고종시대의 재조명』, 태학사, 2000.
  • 이광린, 「韓國에 있어서의 萬國公法의 受容과 그 影響」, 『東亞硏究』1, 1982.
  • 임경석·김영수·이항준, 『한국근대외교사전』, 성균관대학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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