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도절제사(兵馬都節制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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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초기에 각 도(道)에 설치되었던 무반의 종2품 외관직.

개설

고려 최말기에 도를 단위로 하여 군사를 지휘하는 전임관을 두고 이를 병마도절제사(兵馬都節制使)라 불렀다. 병마도절제사는 조선으로 이어졌는데 관내 군사의 훈련을 감독하고 유사시 군사를 징발하여 대처하였으며, 군정에 소홀한 수령을 처벌하였다. 왜구가 극심했던 태조 때에는 전국의 각 도에 파견되었으나 왜구가 약간 잠잠해지고 지방 군제가 개편되면서 일부 도는 관찰사가 그 임무를 대신하였다. 진관체제(鎭管體制)로 편성된 뒤에 거진(巨鎭)과 제읍의 수령이 직위에 상응하는 병마직을 겸임하였는데, 이를 통해 직접 지휘할 수 있는 군령 체계가 성립했다. 권한이 강대해지면서 병마절도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담당 직무

병마도절제사는 1389년(고려 공양왕 1)부터 각 도에 파견되어 전임관으로 군사를 지휘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이어져 1397년(태조 6)에 그 직무가 명확하게 규정되었다. 먼저 농한기에 각 읍의 군적(軍籍)에 오른 군사를 그 읍에서 훈련토록 하고, 유사시에는 군사를 징발하여 대처하였다. 또한 군관 및 군인의 징발에 불충실한 수령, 군호(軍戶) 100호의 우두머리인 총패(摠牌), 두목(頭目)을 조율논죄(照律論罪)한 뒤 관찰사에게 알리는 등의 일을 수행했다. 다만 외적의 침입을 충실하게 방어하지 못한 자와 공연히 민폐를 끼치는 자는 관찰사로 하여금 규찰(糾察)해서 중앙에 보고하여 처벌하도록 했다(『태조실록』 6년 2월 11일). 이처럼 병마도절제사는 도의 군대를 직접 통솔하여 적을 방어할 뿐만 아니라 군정(軍政)에 관해서는 수령의 업무까지 감독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397년 5월에 양계(兩界)를 제외한 여러 도에서는 혁파되었다가 정종이 즉위한 직후인 1398년 9월에 다시 파견되었다. 아울러 병마도절제사가 주재하는 도절제사영(都節制使營)의 체제가 처음으로 규정되었다.

병마도절제사는 휘하에 군관·반당(伴黨)이 15명과 그의 종인(從人) 15명, 크고 작은 말 각각 15필, 유영군관(留營軍官) 50명과 그의 종인이 50명, 크고 작은 말 각각 50필, 군기(軍器)를 만드는 장인 37명을 거느렸다(『태조실록』 7년 9월 26일). 이로써 직무 수행에 필요했던 수행 인원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왜구가 사방으로 침탈을 일삼았던 태조 때에는 전국의 모든 도에 파견되었다. 그러나 왜구가 약간 잠잠해지고 지방 군제가 개편되면서 전략적으로 덜 중요했던 황해도와 강원도, 그리고 사회경제적 구조가 특수했던 경기도에는 원칙적으로 파견되지 않고 관찰사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했다.

변천

1408년(태종 8)에 병마도절제사가 전국 각 도에 일제히 임명되면서 그 지역의 지방관을 겸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예를 들면 이간(李衎)에게 강원도병마도절제사와 판강릉대도호부사를 겸임하게 하는 식이었다(『태종실록』 8년 7월 8일). 그런데 1412년(태종 12)에 양계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방관을 겸임하지 못하게 폐지하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도절제사, 또는 겸도절제사(兼都節制使)를 두는 도가 정착되었다.

1457년(세조 3)에 전국의 모든 군현을 대상으로 진관체제가 편성된 뒤 지방 군제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즉 여러 도의 중·좌·우익(右翼)을 없애고 그 대신 중간 규모의 거진을 설치하여 주변의 읍을 거진에 적당히 분속시켰다(『세조실록』 3년 10월 20일). 이어서 거진과 여러 읍의 수령이 각각 그 직위에 상응하는 병마 직함(職銜)을 겸하게 했다(『세조실록』 4년 1월 3일). 이로써 도절제사가 수령을 직접 지휘할 수 있는 군령(軍令) 체계가 성립되었다. 자연히 그 권한이 전에 비해 강대해졌다.

1466년(세조 12) 마침내 그런 조치들이 기반이 되어 병마절도사로 개칭되었다.

참고문헌

  • 민현구, 『조선초기의 군사제도와 정치』, 한국연구원, 1983.
  • 육군사관학교 한국군사연구실, 『한국군제사 : 근세조선전기편』, 육군본부, 1968.
  • 오종록, 「조선초기 병마절도사제의 성립과 운용」, 『 진단학보』 59·60, 1985.
  • 오종록, 「조선초기 양계의 군사제도와 국방체제」,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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