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고등학교(漢城高等學校)

보통학교를 졸업한 남자들에게 고등보통교육을 시키기 위해 1906년에 설립한 중등교육기관.

개설

한성고등학교는 1899년(광무 3)에 설립된 관립 중학교를 이어받아 1906년(광무 10)에 개교하였다. 일반 고등보통교육을 실시하였으나 상급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실업과 외국어 교과목을 신설하여 졸업 후 취업을 염두에 둔 학교로 운영하였다.

설립 경위 및 목적

대한제국학부에서는 1899년 4월에 관립 중학교를 설립하기로 하고 1900년 10월에 개교하였다. 중학교는 실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국민들에게 정덕(正德), 이용(利用), 후생(厚生)을 위해 중등교육을 가르치는 기관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실무에 취업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러나 중학교는 외국어학교에 비해 실용 가치가 크지 않아 지원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따라서 학부에서는 1906년 8월 학부직할학교 및 공립소학교 관제를 공포하고 관립중학교를 관립 한성고등학교로 명칭을 변경함과 동시에 고등학교령을 공포하고 9월 1일부터 시행하였다. 고등학교는 남자를 위한 고등보통교육을 목표로 하였고, 관, 공, 사립의 3종 고등학교를 두고 본과 4년의 수업연한 외에 1년 이내의 예과와 보습과를 둘 수 있게 하였다.

조직 및 역할

한성고등학교의 발족은 구 관립고등소학교 3학년생과 일반 응모자를 합하여 28명을 본과 제1학년으로 편입시키고, 구 관립고등소학교 1, 2학년생과 일반 응모자 54명을 예과에 입학시켜 이루어졌다.

한성고등학교는 1906년(광무 10) 9월 교장 1인과 교관 7인의 직원이 취임하였다. 1908년 이후 교관의 명칭을 교수와 부교수로 바꾸었는데 한일협약 제5조에 따라 일본인을 대한제국 정부의 관료로 임명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자 1908년(융희 2) 1월에 학감, 교수, 부교수로 각각 1인을 일본인으로 발령하였고, 1909년과 1910년(융희 4)에는 점차 일본인 교관의 비중이 늘어났다.

중학교를 개편한 고등학교의 교과목은 수신, 국어, 한문, 일어, 역사, 지리, 수학, 박물, 물리, 화학, 법제경제, 도화, 음악, 체조로 구성되어, 중학교였을 때에 견주어 일어 과목이 추가된 것은 통감부 시기의 변화로 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졸업생은 대다수가 내부, 탁지부, 재무서, 학부나 군의 주사 등 관계 진출자가 많았다.

변천

한성고등학교는 화개동김옥균 자택의 터(현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 위치)에 벽돌교사를 신축하여 설립되었던 중학교 교사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었는데, 1906년 학제개혁에서 보통교실 1개, 특별교실 및 준비실 각 1개를 증축하였다. 1907년도에도 교실과 부속건물을 신축하였고 1909년에도 증축을 위해 화개동 민가 12호를 매입하는 등 부지를 확장하였다.

1909년 4월 학부에서는 고등학교령을 일부 개정하여, 보통학교 졸업자의 증가에 따라 고등학교의 예과를 폐지하였다. 고등학교의 수업연한은 4년이었으나, 토지의 정황에 따라 1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1년 이내의 보습과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때 교과목이 일부 개정되었는데, 선택과목으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와 한어 등 외국어를 추가하여 1개 언어를 선택하게 하였으며, 농업, 상업, 공업의 실업과목을 신설하여 학습하도록 하였다. 실업과목의 신설은 고등학교를 대학의 예비단계가 아니라 최종학교로 하도록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고등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실시하여 사회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 것이었다. 한성고등학교에서는 영어와 상업을 선택하여 교수하였다.

1910년 10월 4일 궁내부에서는 수학원을 해체하고 학생들을 한성고등학교에 편입시켰다. 따라서 이 시기까지 한성고등학교는 존속했던 것으로 보이나 조선총독부의 학제 개혁에 따라 1911년에 폐교된 것으로 여겨진다.

참고문헌

• 『대한제국관보(大韓帝國官報)』
• 『조선총독부관보(朝鮮總督府官報)』
• 『황성신문(皇城新聞)』
• 후루카와 아키라, 『구한말 근대학교의 형성』, 경인문화사, 2006.
• 조문제, 「개화기의 교육과 국어과 교육의 연구 : 관립중학교 및 한성고등학교의 교육과 국어과 교육」, 『서울교육대학 논문집』7,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