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행도(中心行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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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를 평균 속도로 움직이는 천체의 황경.

개설

태양이 움직이는 궤도를 황도라고 하며, 태양은 1년에 한 번 이 궤도를 돌고 있다. 지구는 23.5도 기울어져 있으면서 공전운동을 하고 있다. 이 지구의 적도를 확장시키면 하늘의 적도가 된다. 이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점이 1년에 두 번 있게 되는데, 이것이 춘분점과 추분점이다. 적도를 기준으로 황도가 밑에서 위로 올라갈 때 만나는 교점이 춘분점이고, 그 반대가 추분점이다. 황경은 이 춘분점으로부터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재는 각도로, 0도에서 360도까지 잴 수 있다. 즉 춘분점과 태양이 이루는 각도이다.

『회회력』은 고대 그리스에서 저술되어 아랍에서 개정된 『알마게스트』의 기본 개념들과 표를 이용해 중국에서 다시 편찬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조선으로 들어와 일부 수정을 거쳐 『칠정산외편』으로 편찬되었다. 따라서 『칠정산외편』의 여러 표들은 『알마게스트』의 표들과 종종 비교된다. 『알마게스트』에 나타난 중심행도(中心行度)와 관련된 표는 ‘태양의 평균운동 표’, ‘달의 평균운동 표’ 등이 있다.

<시간 간격의 구분>

『칠정산외편』의 여러 표에는 각각 다른 시간 간격으로 천체들의 위치를 계산하기 위한 다양한 값들이 수록되어 있다. 각 시간 간격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총년 : 큰 단위의 시간 간격을 말할 때 사용하는 단위로, 1총년은 30태음년이다. 1태음년의 길이가 354.36667일이므로, 30년간의 총 일수는 10631일이다. 이 표에서는 1년 다음에 600년이 나오고, 이후 1440년까지 30년 단위로 나타내져 있다.

영년 : 1태음년 단위로 되어 있는 시간 간격으로 30년 이하의 연수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1태음년은 354.3667일이다. 1년부터 30년까지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월분 : 월 단위로 되어 있는 시간 간격으로, 태음력이므로 큰달은 30일, 작은 달은 29일이다. 윤일이 있는 해를 위해 윤일의 값도 기록되어 있다.

일분 : 일 단위로 되어 있는 시간 간격으로 태음월이므로 30일까지만 되어 있다.

궁분 : 태양이 1궁을 지나는 데 걸리는 시간 간격을 일수로 표현하고, 각 궁의 첫날의 값이 수록되어 있다. 12궁이 수록되어 있다.

내용 및 특징

중심행도는 태양, 달 등의 천체가 정오에 있을 때의 황경값이다. 천체가 태양인 경우는 일중행도가 되고, 달인 경우는 달의 중심행도가 있고, 행성은 행성의 중심행도가 있다. 각 천체별로 설명해보자.

1) 태양의 중심행도

태양의 중심행도는 황도를 균일한 평균 속도로 운행하는 태양이 정오에 있을 때의 황경이다. 이것은 일중행도라고 하기도 한다. 태양의 중심행도의 값은 『칠정산외편』에 ‘태양의 최고행도와 일중행도의 표’에 각 시간 간격별로 나와 있다. 표에 제시된 일중행도의 시간 간격은 총년, 영년, 월분, 일분, 궁분의 5종류이다.

총년에 나타난 태양의 중심행도는 30년 주기로 회회력 첫날인 연시일(年始日)의 태양 황경이고, 영년의 중심행도는 1년 동안 태양 황경의 위치 변화량이다. 평균적으로 영년의 일중행도는 평년, 윤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매년 약 10°42′만큼씩 줄어든다. 일분은 매일의 태양 황경의 변화값으로 1일 평균 59′08″씩 움직인다.

태양의 중심행도의 값은 표로부터 해당되는 연, 월, 일의 변화량을 구한 후 보정값인 8△26°09′39″를 더해주어야 한다.

구하려는 날의 중심행도 = 표의 Σ 총년, 영년, 월일 아래의 일중행도 + 266°09′39″

이 보정값은 표에 나타난 태양의 중심행도값이 『회회력』의 기원 즉, 헤지라 기원인 622년 7월 16일을 기준으로 했으므로, 이것과 『칠정산외편』의 계산 기준 시기인 598년 4월 11일 값과의 황경 차이를 보정해주는 값이다.

태양의 중심행도값을 이용해 같은 날의 자행도를 구할 수 있다. 자행도는 임의의 날의 원지점으로부터 태양까지의 각거리로 평균태양의 원지점이각(遠地點離角)이다.

A일의 자행도 = A일의 중심행도 - A일의 최고 행도

또한 표에서 읽어 합산한 중심행도는 가감정차값으로 보정해 태양의 진경도를 구하는 데 사용된다. 가감정차는 태양의 궤도를 원궤도로 보고 지구를 중심에 두었을 때 구한 평균 중심행도와 지구를 중심에서 e만큼 아래로 떨어진 곳인 이심(離心)으로 옮겼을 때의 중심행도의 차이값이다.

태양의 진경도 = 태양의 황경 = 중심행도 + 가감정차

2) 달의 중심행도

달의 중심행도는 현대적인 천문 용어로는 달의 황경이다. 황도 상에서 춘분점으로부터 달의 위치까지의 각도이다. 그러나 『칠정산외편』에서의 중심행도는 춘분점에서 본륜 중심까지의 각도로서 달의 평균 위치를 의미한다. 달의 1일 운동량인 평균 일행도는 표 1의 달의 중심행도를 분석해보면 13°10′35″이 되는데, 이것은 360도를 항성월 27.321661일로 나눈 값이다.

『칠정산외편』에서 사용하는 여러 표의 계산 기점은 아라비아력의 자료를 그대로 따온 것으로 헤지라 원년인 A.D. 622년 7월 16일이고, 『칠정산외편』의 계산 기점은 598년 4월 11일이다. 따라서 표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 두 계산 기점간의 차이를 보정해주어야 한다. 달의 중심행도에 대한 보정값은 243°44′이다. 표 1의 대부분의 값들은 황경의 변화량을 나타낸 것이고, 단지 총년 1년의 값은 1년의 황도 증가량이 아니라, 헤지라 기원인 회회력 1월 1일의 값으로 추산된다. 총년 1년에서의 값은 다음과 같다.

달의 중심행도 : 4△28°49′ = 148°49′

달의 황경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항목 중 하나인 중심행도는 표 1의 ‘달의 중심행도 표’에서 총년과 영년, 월분, 일분표를 이용해 구하려는 날의 달의 중심행도를 구한 후, 계산 기점의 차이에 의한 값을 보정해주어야 한다.

달의 중심행도 = Σ 총년, 영년, 월일의 중심행도 + 243°44′

달의 경도는 춘분점으로부터 달의 본륜의 중심까지의 각인 중심행도가 아니라 실제 달이 위치한 본륜 상 위치까지의 각거리이다. 따라서 본륜 중심과 본륜 상 달의 위치가 다르므로 그에 따라 가감을 해주어야 한다. 이 가감값을 가감정차라고 하는데, 값을 구하는 자세한 방법은 복잡하므로 생략하였다.

달의 경도 = 달의 중심행도 ± 가감정차

3) 계도중심행도

『칠정산내편』에는 사여성(四餘星)이 나오는데, 그중 나후(羅睺)와 계도(計都)는 18.6년의 주기로 황도를 역행하는 가상 천체이다. 그런데 18.6년은 황도와 백도의 교점이 역행하는 주기와 같기 때문에, 이 두 가상 천체를 황도와 백도의 승교점과 강교점으로 보고 있다. 『칠정산외편』에서는 나후를 강교점, 계도를 승교점으로 보고 있다.

『칠정산외편』에서 계도중심행도는 임의의 날의 정오에 계도의 황경으로 ‘나계중심행도의 표’를 이용해 구한다. 값을 구하는 방법은 달의 중심행도를 구하는 것과 같다. 표를 이용하기 위해 『칠정산외편』의 계산 기점과 헤지라 기원을 사용한 아라비아력과의 계산 기점의 차이에 따른 보정값을 사용하는데, 그 값은 250°45′이다.

계도중심행도 = ∑ 총년, 영년, 월분, 일분의 값 + 250°45′

계도중심행도는 후에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달의 위도를 구하는 기본 인수로 변환되어 사용된다.

4) 행성의 중심행도

행성의 중심행도는 내행성과 외행성인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 내행성인 수성과 금성

『알마게스트』에서는 수성과 금성의 소륜의 중심은 태양과 같은 속도로 운행하고 있다고 가정하였다. 따라서 태양의 평균 황경인 태양의 중심행도를 그 행성의 중심행도로 본다.

- 외행성인 경우

외행성의 중심행도는 태양의 중심행도에서 각 행성의 자행도를 빼준 값이다. 이때 자행도는 이심원의 주위를 도는 작은 원인 소륜 위에서 행성의 위치에 대한 각도량이다.

행성의 중심행도 = 태양의 중심행도 - 행성의 자행도

참고문헌

  • 안영숙, 『칠정산외편의 일식과 월식 계산방법 고찰』, 한국학술정보, 2007.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칠정산외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90.
  • Toomer, G. J., Ptolemy's Almagest, Princeton Univ. press( New jersey). 1998.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