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전강(日次殿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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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정기적으로 성균관과 사학의 유생들을 궁 안으로 불러서 시행한 강경시험.

개설

경학(經學)을 장려하기 위하여 성균관과 사학의 거재유생(居齋儒生)을 궁으로 불러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강하게 하였다. 왕의 낙점(落點)을 받은 유생들이 응강(應講)하며, 우수자는 문과초시의 급분(給分), 직부회시(直赴會試)와 직부전시(直赴殿試)의 자격 하사 등으로 시상하였다. 일차유생전강(日次儒生殿講)이라고도 하였다.

제정 경위 및 목적

조선초기부터 왕은 경학 공부를 장려하려는 뜻에서 유생들을 궁으로 불러 전강(殿講)을 시행하였다. 언제부터 정례화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1462년(세조 8) 세조는 매월(다달이) 대조회(大朝會)가 있는 날 성균관 유생 중 3~4명을 뽑아 친강(親講)을 하겠다고 하교한 바 있는데, 이로부터 초하루와 보름의 전강이 정식이 된 듯하였다(『세조실록』 8년 5월 9일). 전강의 시기는 변동이 있는데, 『승정원일기』의 기록을 보면 인조대에는 짝수 달 15일에 정기적으로 일차전강을 행한 것으로 확인되며, 숙종대 편찬된 『태학성전(太學成典)』에는 매년 4맹삭, 즉 1·4·7·10월의 15일, 영조대 『속대전』에는 짝수 달 16일에 일차전강을 시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내용

일차유생전강은 왕이 낙점한 유생들만 응시하는 낙점전강이었다(『중종실록』 19년 4월 1일). 전강의 시행이 결정되면 성균관에서는 저녁 식당의 출석을 확인하는 도기(到記)를 받고 사학에서도 각각 5명씩 추천을 받은 후 유생 명단인 거안(擧案)을 작성하였다. 왕은 이 중 일부를 낙점하였는데, 『태학성전』에는 생원·진사 각 4~5명, 동재·서재의 하재생(下齋生) 각 1~2명, 사학 각 1명씩, 총 16명을 낙점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일차전강은 당초에는 왕이 직접 시행하였으나 뒤에는 왕명을 받은 명관(命官)이 시취하는 명관전강과 왕이 친림하여 시행하는 친림전강으로 이원화되었다. 그리고 친림전강 때는 낙점 인원을 22명으로 늘렸다.

유생들이 강경하는 강책(講冊)은 조선전기부터 사서삼경 중 한 책을 뽑아 강하는 경우와 유생들이 전에 읽은 책[曾讀]과 당시에 읽고 있던 책[時讀]으로 강하는 경우가 있었다. 『태학성전』에는 거안을 작성할 때 각자 증독과 시독의 책명을 기록하고, 그중에서 낙점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유생들이 점수를 두 배로 계산하는 『주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자 7서를 두루 익히게 한다는 의도로 1712년(숙종 38)부터는 응시자마다 7서 중 1책을 낙점하여 응강하게 하였다. 그 후 1725년(영조 1)에 응강책을 통일하여 삼경 중 1경을 낙점하여 모든 유생이 같은 책을 응강하도록 하였다.

시험 당일에는 왕이나 명관이 책명을 낙점하고 주서(注書)가 강경할 장(章)을 뽑은 후 유생을 불러들여 시험을 시작하였다. 강경은 현토(懸吐)를 겸한 암송(暗誦)과 훈고(訓詁), 문의(文義)를 묻는 구두시험으로 진행되었다. 왕 외에 명관 1명과 독권관(讀券官) 2명, 참고관(參考官) 4명이 시관으로 참석하여 각각 우수하면 통(通), 보통이면 약(略), 미흡하면 조(粗)로 성적을 매겼다. 그중 가장 많은 성적이 최종 성적이 되었다. 7명으로부터 모두 통을 받은 경우는 순통(純通)이라고 하였다.

시상은 조(粗) 이상의 성적을 대상으로 하는데, 명관전강과 친림전강의 시상 내역이 달랐다. 『속대전』에 따르면 명관전강은 순통 직부회시, 통·약·조는 급분(給分)으로 시상하고, 친림전강은 순통에게는 직부전시를 하사하되 순통이 많으면 다시 제술시험을 시행하여 3명 이하에게만 직부전시 자격을 하사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실제의 시상 내역은 왕의 특지(特旨)에 따라 융통성 있게 조정하였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태학성전(太學成典)』
  • 『태학지(太學志)』
  • 박현순, 「영조대 도기유생전강(到記儒生殿講)에 대한 고찰」, 『한국문화』 64, 서울대학교 규장각, 2013.
  • 원창애, 「조선시대 문과 직부제 운영 실태와 그 의미」, 『조선시대사학보』 63, 조선시대사학회, 2012.
  • 최광만, 「17세기 과시제도의 형성과정」, 『교육사학연구』 22권 2호, 한국교육사학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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