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
주요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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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표제 | 분류두공부시언해 |
한글표제 | 분류두공부시언해 |
한자표제 | 分類杜工部詩諺解 |
분야 | 문학/국어 |
유형 | 문헌 |
지역 | 한국 |
시대 | 조선 |
왕대 | 성종 |
집필자 | 성낙수 |
저편자 | 의침(義砧), 유윤겸(柳允謙), 유휴복(柳休復), 조위(曺偉) |
간행년일 | 1481년(성종 12) |
권책수 | 25권 |
소장처 | 서울대학교 가람문고, 연세대학교 도서관, 동국대학교 도서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 |
조선왕조실록사전 연계 | |
분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 | |
조선왕조실록 기사 연계 | |
『세종실록』 25년 4월 21일 |
당(唐)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시를 언해한 책.
개설
『분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는 세종(世宗)의 명에 따라 1443년(세종 25) 당나라 시인 두보의 한시를 언해하기 시작하여 1481년(성종 12) 번역이 완료된 책이다. 『두시언해(杜詩諺解)』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분류(分類)’는 시를 체계적으로 분류했다는 뜻이며, ‘공부(工部)’는 두보의 벼슬 이름을 딴 것이다. 두보의 시 1647편과 다른 사람의 시 16편을 실고 있으며, 주석이 달려 있다.
이 책은 그 시를 주제에 따라 분류하고, 한글로 옮긴 조선 최초의 시문 언해서(諺解書)이다. 또한 『두시언해』의 초간본이 남아 있는데, 이는 매우 희귀한 판본으로 한글의 변화 양상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국어학과 국문학 및 옛날 인쇄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된다.
편찬/발간 경위
두보는 중국 당나라 시인으로, 자는 자미, 호는 소릉이다. 오늘날 전해지는 두보의 시는 고난으로 가득 찼던 유랑 시기에 따라 시풍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다른 시인에게서는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두보의 시는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우국적 정서를 노래한 것이어서, 조선의 국시와 일치하였다. 그런 점에서 이를 우리나라 백성들에게 쉽게 읽히기 위하여, 번역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 책의 초간본은 1443년(세종 25) 4월 주석에 착수하여 38년 만인 1481년(성종 12)에 비로소 간행되었다.(『세종실록』 25년 4월 21일) 세종ㆍ성종 때에 걸쳐 왕명으로 승려 의침(義砧)을 비롯하여 유윤겸(柳允謙)·유휴복(柳休復)·조위(曺偉) 등이 주해하였는데, 당시 두해의 시에 통달한 사람은 신분과 상관없이 종사하게 한 대대적인 번역 사업이었다. 두보의 시 전편인 1647수와 다른 사람의 시 16수를 기행ㆍ술회ㆍ회고ㆍ우설(雨雪)ㆍ산악ㆍ강하(江河)ㆍ문장ㆍ서화ㆍ음악ㆍ송별ㆍ경하(慶賀) 등 52부로 분류하였다.
서지 사항
전 25권 활자본으로 간행되었으나, 책의 크기는 세로 28.3㎝, 가로 18.3㎝이다. 지질은 한지이다.
현재 원간본은 영본으로 권3, 6, 7, 8, 9, 10, 11,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등 20권이 흩어져 전한다. 그 후 중간본 『분류두공부시언해』는 초간본을 바탕으로 그대로 옮긴 것으로서, 1632년(인조 10) 3월에 경상도관찰사(慶尙道觀察使)오숙(吳䎘)이 대구부사(大邱府使)김상복(金尙宓)에게 시켜 관하 각 읍에서 목판본 전 25권으로 분간하게 한 것으로, 완질이 전하고 있다. 이는 초간본과 150여 년의 연대차가 있어 곳곳에 당대의 어음이 반영된 흔적이 있다. 또한 인조(仁祖) 때의 중간본은 현재도 각지에 산재하며, 풍부한 어휘, 고풍(古風)의 문체, 초·중간본 간의 어학적 차이점 등으로 해서 국어국문학 연구의 중요한 문헌일 뿐만 아니라, 한시 연구의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구성/내용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앞의 8장(張)이 없는 권11에는 ‘사일양편(社日兩篇)’으로부터 ‘주몽(晝夢)’까지 50편의 시가 들어 있고, 끝의 8장이 없어진 권12는 ‘초월(初月)’로부터 ‘청(晴)’까지 47편이 들어 있다. 권12는 현재 유일본이다. 이 책은 다른 언해서들과는 달리 토(吐)가 붙어 있지 않고, 한글과 한문 혼용인 언해본의 한자에도 한글 독음이 달리지 않았다.
이 책 초간본의 국어학적 특징을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표기법의 특징으로는 우선 ‘ㆁ’의 표기 위치를 들 수 있다. ‘굴허’보다 ‘굴에’로 나타나고, 전시기의 문헌에서 ‘다, 버-’과 같이 항상 후행 음절의 초성으로 내려 적던 것을 ‘이, 을’과 같이 표기한 예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긔’와 ‘어긔’도 같이 쓰이고, ‘도라갈 ’, ‘고기자 사’와 같이 관형형 접미사 ‘-ㄹ’ 뒤에서 ‘ㆆ’은 물론 각자병서도 쓰이지 않는다. ‘뵈야로’와 ‘보야로’, ‘제여곰’과 ‘저여곰’에서와 같이 반모음 /j/가 삽입된 용례를 많아 이 시기의 이중모음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믌결’과 ‘믓결’의 공존은 소유격 ‘-ㅅ’ 앞에서의 ‘ㄹ탈락’을, ‘’과 ‘’은 ‘ㅿ, ㅇ(탈락)’의 변화를 보여준다. ‘기마’와 ‘기르마’ 등은 ‘~으’의 교체를, ‘’와 ‘모’ 등은 ‘~오’의 교체를 각각 보여준다. ‘’과 ‘’에서 /j/ 탈락을 보여주는 용례도 있다. ‘니던, 듣노니’에 대한 ‘니, 든노니’ 등의 표기는 자음동화 현상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문법면에서의 특징으로 ‘-아/어 잇-’ 구성과 함께 그 축약형인 ‘-앳/엣-’은 물론, 접미사화한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누르렛도다, 얫더니’의 유형이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블것도다, 퍼러얏도다’의 형태는 수적으로 열세이지만, 완료·지속의 동작상을 나타내던 문법형태가 과거시제 형태로 변화하는 초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문장 구조에 있어서는 ‘내 이제 머리 노니 子ㅣ’(我今遠遊子)와 같은 기형적인 명사문이나, ‘지비 消息 무롤 업도소니’(無家問消息)와 같은 동일지시적 명사구 구성이 특징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사 이 다봇 옮 호 슬노니’(人事傷蓬轉)와 같은 특이한 대격 중출 구문이 빈번히 나타남도 주목할 만하다. 운문인 한시 원문을 축자적으로 간략히 국어문장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표현으로 볼 수 있겠으나, 15세기 국어 구문의 한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분량이 방대한 만큼이나 그에 따른 다양한 어휘를 보여준다. ‘일의놀-, 시, 어리’ 등과 같이 이 시기 다른 문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어휘가 상당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동의어를 보여준다. ‘속/솝, 막대/막다히, 반시/반기’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들은 각기 신ㆍ구형의 관계에 있는 단어들이다. 같은 한자어에 대해 한자표기와 한글표기가 공존하는 경우도 많다. 정음초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나던 ‘爲頭-/위두-, 時節/시졀, 受苦외-/슈고로이, 便安-/편안-, 常例/녜/常녜’와 같은 표기도 보인다.
중간본은 원간본을 교정하여 새로이 판하(版下)를 써서 판각한 것이므로, 복각본(覆刻本)이 아닌 개간본(改刊本)이라 할 수 있다. 행관과 체재는 대체로 원간본에 일치하지만, 달라진 부분도 있다. 어형의 변화는 단순히 오자를 바로잡은 것도 있지만, 17세기 경상도 방언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예들이 있어 국어 음운사 및 방언사의 귀중한 자료가 되어 왔다. 또한 원간본이 현전하지 않는 권1, 2, 4의 내용을 보충해 줄 뿐 아니라, 교정되지 않은 원간본에서 나타나는 오자들이 바로잡혀 있으므로 15세기 자료로서도 이용될 수 있다.
책의 초간본과 중간본의 표기에 차이가 많아, 국어사 연구에 좋은 자료를 제공한다. 예컨대 초간본의 권11의 앞부분부터 20판까지 나타난 주요 낱말을 중간본과 비교해보면 ‘일우니(成) →일오니’, ‘오낤(今日)→오날’, ‘(心)→믈’, ‘빗(湖色)→빗’, ‘믉(水邊)→믈’ 등과 같이 차이가 있다. 즉 ‘ㅿ’이 ‘ㅇ’으로 바뀌었다. 초간본에서는 자음동화 현상이 뚜렷하지 않으며 구개음화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 중간본에서는 받침 ‘ㄷ’이 ‘ㅅ으로 변화되었다. 또한 초간본에서 중간본으로 ‘ㄷ→ㅈ’과 같은 구개음화 현상이 나타난다. 초간본에 표기되어 있는 방점도 중간본에서는 생략되어 있다.
또 중간본의 번역에 있어서도 초간본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상사일 서사록 임원연집(上巳日 徐司錄 林園宴集)’의 마지막 구절인 ‘무로문전봉(無勞問轉蓬)’의 “올마니 다봇 올마니 호 무루믈 잇비 아니 리로다.”를 중간본에서는 “올마니 다봇 호믈 무루믈 잇비 아니 리로다.”라 하였고, ‘곡강대주(曲江對酒)’의 중간 구절인 ‘나조진여세상위(懶朝眞與世相違)’의 “朝會호 게을이호니 眞實로 世로 다야 어그릇도다.”도 중간본에서 “朝會호 게을이호니 眞實로 世와야 서르 어그도다.”로 번역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한글 음운 변천 과정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순수 고유어가 풍부하게 쓰였고 문체에서 운문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최초의 국역(國譯) 한시집이라는 의의가 있으며, 국어국문학연구의 중요한 문헌이다.
참고문헌
- 『세종실록(世宗實錄)』
- 『성종실록(成宗實錄)』
- 김양일, 「초간본 『두시언해』 권12의 어학적 고찰」, 『두시언해 영인본』,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2000.
- 백두현, 「두시언해 초간본과 중간본의 통시음운론적 비교」, 『어문학』 50, 1989.
- 안병희, 「중간 두시언해에 나타난 t 구개음화에 대하여」, 『일석 이희승 선생 송수 기념 논총』, 일조각, 1957.
- 이병주, 『두시언해 비주(보정판)』, 통문관, 1970.
- 이병주 편, 『두시연구논총』, 이우출판사, 1982.
- 이현희·이호권·이종묵·강석중, 『두시와 두시언해』 6·7, 신구문화사, 1997.
- 이호권, 「두시언해 중간본의 판본과 언어에 대한 연구」, 『진단학보』 95, 진단학회, 2003.
- 장인진,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소장 보물 도서 11종의 문헌적 가치」, 『한국학논집』 37, 계명대학교 한국학연구원, 2008.
- 조남호, 『두시언해 한자어 연구』, 태학사, 2001.
-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인문연구실 편, 『두시와 두시언해 연구』, 태학사,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