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복맹인(賣卜盲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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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돈을 받고 점[卜]을 쳐 주거나 경(經)을 읽어 주며 생계를 이어가던 맹인.

개설

맹인(盲人)은 전통적으로 눈이 멀어 앞을 못 보는 대신 신에게 빌어서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양재기복(禳災祈福)의 능력을 지닌 것으로 인식되었다. 맹인 또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점복(占卜)·주축(呪祝)·독경(讀經) 등의 기술을 습득하였다. 조선시대의 맹인은 천인 신분이었으나 경우에 따라 관직에 나아갈 수 있었다.

담당 직무

조선 왕조는 사람의 운명을 점치는 명과학(命課學)을 전업으로 삼는 맹인을 뽑아 관상감(觀象監)의 관직을 수여하였다(『성종실록』 5년 11월 27일). 또한 조선초기부터 맹인의 독경·주축을 관할하는 국가 관서인 명통시(明通寺)를 설치하기도 하였다(『태종실록』 17년 6월 16일). 그렇지만 유교 성리학적 소양을 지닌 양반 중심의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시대에 명과학은 잡학(雜學)으로 천시되었으며 맹인 점복자도 천시되었다. 한편, 맹인을 일반적으로 ‘참봉(參奉)’ 또는 ‘봉사(奉事)’로 부르게 된 연유는 이들이 말직인 참봉(종9품), 봉사(종8품) 직을 수여받은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명통시에 소속된 맹인의 직무는 나라에 가뭄이 닥쳤을 때 명산대천(名山大川)을 찾아가 비가 오기를 축원하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명통시에 속하지 않은 대다수 맹인들은 민간에서 점복과 독경, 주문 등으로 길흉화복을 점쳐 주고 복채를 받는 일이 주된 업무였다.

참고문헌

  •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김태곤 외, 『(한국 민속 문화 총서 4) 한국의 점복(占卜)』, 민속원, 1995.
  • 이능화, 『조선 도교사』, 동국대학교, 1959.
  • 차주환, 『한국의 도교 사상』, 동화출판공사, 1984.
  • 김만태, 「한국 맹인 점복자의 전개 양상」, 『역사민속학』28, 2008.
  • 윤석우, 「조선시대 맹인의 활동 연구: 사회활동과 관직 진출을 중심으로」, 청주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