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평보(廣平堡)

조선시대 평안도 벽동군에 설치하여 권관이 관할하던 보.

개설

광평보는 평안도 강변 7읍 중 하나인 벽동군(碧潼郡)에 설치하였던 군사시설이다. 강변 7읍은 압록강 이북으로부터 이민족의 침입을 일차적으로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그중에서도 벽동군은 압록강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여 적의 동태를 파악하고 불시 침입에 대비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여지도서』에 따르면 이미 18세기 초반 벽동군에는 7곳의 진보가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광평보는 벽동군 최북단에 위치하여 초산군(楚山郡)의 아이진(阿耳鎭)과 강변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위치 및 용도

광평보는 평안도 벽동군 북쪽의 압록강 변에 위치하였다. 벽동군은 창성군과 초산군 사이에 있던 고을로서 압록강 건너 청나라의 대청교하(大淸交河)와 마주 보고 있었다. 광평보를 기준으로 압록강 하류로는 벽동군의 소파아보(小坡兒堡)·대파아보(大坡兒堡)·추구비보(楸仇非堡)·벽단진(碧團鎭)·소길호리보(小吉號里堡) 등이 배치되었고, 상류로는 초산군(楚山郡)의 아이진(阿耳鎭)·산양회진(山羊會鎭), 위원군(渭原郡)의 갈헌동보(乫軒洞堡)·직동진(直洞鎭)·오로량진(吾老梁鎭) 등이 차례대로 위치하였다.

광평보의 역할은 외적의 방어와 감시였다. 평안도의 방어체제는 기본적으로 순(巡)·병영(兵營)―주진관(主鎭管)·독진(獨鎭)―진보(鎭堡)―파수(把守)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여기에 지휘체계가 미치기 어렵거나 주요한 군사적 요충지에는 추가적으로 방어영(防禦營)을 설치하였다. 또한 평안도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독진(獨鎭)이 많이 편성되어 있었는데, 이는 적의 침입 경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압록강 변을 모두 독립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조치였다. 광평보와 같은 진보는 평안도 최전방과 내지의 요충지에서 실질적인 방어를 담당하는 군사시설이었다. 진보는 적 침입 시 일차적인 방어처로서 각지에 있는 봉수(烽燧)와 파수(把守)를 관리하였다.

변천 및 현황

『세종실록』 「지리지」의 삭주도호부(朔州都護府) 소속 벽동군 편에 처음 등장한다[『세종실록』 지리지 평안도 삭주도호부 벽동군]. 조선 초기 광평보는 광평구자(廣坪口子)로 불리었다. 구자(口子)란 변방 지역 요충지에 설치되었던 작은 규모의 군사시설을 말한다. 세조 연간을 거치면서 압록강 상류지역의 여연(閭延)·우예(虞芮)·무창(茂昌)·자성(慈城) 등 4군(郡)이 혁파되면서 방어의 중심이 강변 7읍으로 집중되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광평에 봉수가 운영된 것으로 나타난다. 조선전기에 정비되었던 평안도 진보는 임진왜란 등 전란을 겪으면서 크게 약화되었다. 광평보도 17세기 초반 최현(崔晛)이 작성한 『인재집』에 따르면 실제 군액이 토병과 출신(出身)을 합쳐 20여 명에 불과했다. 사실상 방어적 기능보다는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부분적인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병자호란 패배로 인한 청(淸)의 감시와 군사 재정상의 문제로 인해 17세기 후반까지도 정상적으로 복구되지 못하였다.

광평보는 현종대부터 시작하여 숙종 즉위 후 본격화된 평안도 지역 군제 복구 사업과 함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 시기 복구된 평안도의 진보는 『속대전』을 기준으로 총 62곳이었다. 18세기 광평보는 군병 약 260명이 소속된 권관(權管)이 지휘하는 보(堡)로 운영되었다. 일반적으로 권관에는 종9품 무관이 임명되었다.

형태

석축(石築) 형태의 시설로 둘레 길이는 55척(약 17m)이었다. 18세기 중반 기준으로 군병은 총 260명이 소속되어 있었다.

참고문헌

• 『속대전(續大典)』
• 『여지도서(輿地圖書)』
• 『만기요람(萬機要覽)』
• 『인재집(訒齋集)』
• 강석화, 「조선후기 평안도지역 압록강변의 방어체제」, 『한국문화』34, 규장각한국학연구소, 2004.
• 고승희, 「조선후기 평안도지역 도로 방어체제의 정비」, 『한국문화』34, 규장각한국학연구소, 2004.
• 이철성, 「17세기 평안도 ‘강변 7읍’의 방어체제」, 『한국사학보』13, 고려사학회, 2002.
• 임성수, 「18세기 평안도 진보재정의 운영과 변화」, 『한국사학보』46, 고려사학회,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