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빈흥록(關東賓興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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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793년(정조 17) 강원도 유생에게 실시한 과거의 전말과 급제한 과문을 적은 과문집이다.

개설

정조는 1793년 강원도 관찰사심진현(沈晋賢)에게 명하여, 강원도 내 유생 중에서 공령생(功令生: 과시(科試)를 준비하는 유생)과 경공생(經工生: 경서(經書)를 공부하는 유생)을 초선(抄選)하고, 전정(殿庭)에서 시험을 치르게 하여, 공령생 신재화(申在和) 등 4명을 문과(文科)에, 경공생으로 우등한 박사철(朴師徹) 등 3명을 분교관(分敎官)으로 임명하는 한편 규장각에 명하여, 입격(入格)한 부(賦)·책(策)·강의(講義) 및 전후전교(前後傳敎)·도계(道啓)·방목(榜目) 등을 편집하게 하여, 다음해에 강원 감영에서 간행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정조는 1792년(정조 16) 6월 24일 “관동 지방 문신으로 아직 통청(通淸)되지 아니한 자가 두 사람 뿐이라 하니, 문풍(文風)이 어찌 이리 서북 지방에 비해 뒤처지는가?”라고 하며, 강원도 관찰사에게 전교를 내려, 도내에서 경학에 밝은 사람은 몇이고, 공령(功令)에 능한 자는 몇이며, 오죽주인(烏竹主人: 율곡 이이)의 후손은 몇이나 되는가를 조사하여, 보고하라고 명한다. 이어서 1793년(정조 17) 2월 16일에 다시 전교를 내려 약 한 달 뒤에 공령생을 나누어 도영(道營)에서 시취(試取)하여 성적이 우수한 자는 전정(殿庭)으로 불러들여, 경시(更試)를 보게 하라고 하는 한편 경공생은 각지 지방관에게 명하여 경의조문(經義條問)으로 시취하여 올리라고 하였다. 또 공령생 가운데 율곡의 후손은 모두 시취하되, 이들은 여러 날 시험을 치를 것도 없이 첫날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시취해 시권을 받들어 올리라고 명하였다.

1794년(정조 18) 6월 20일에는 『관동빈흥록』 인관과 하사에 관련된 전교를 내린다. 『관동빈흥록』 교정본을 강원도에 내려 보내 인출하고, 판본은 강원도의 수읍(首邑) 향교에 보관하며, 설백지(雪白紙)로 20건, 백지(白紙)로 30건을 인출하여, 도내 각 읍 및 향교에 1건씩 보내고, 나머지는 규장각으로 보내어, 각각 다음과 같이 하사하여 소장하도록 하였다.

먼저 응제(應製)한 경공생 및 처음 입격(入格)했던 유생들에게 각각 한 건씩, 도신(道臣) 윤사국(尹師國)·신기(申耆)·심진현·박기정(朴基正)·유사모(柳師模) 등에게 각 한 건씩, 전정(殿庭) 친시(親試) 때의 시관(試官) 박종악(朴宗岳)·정창순(鄭昌順)·민종현(閔鍾顯)·심환지(沈煥之)·남공철(南公轍)·이면응(李冕膺)·이명연(李明淵)·고택겸(高宅謙), 시장(試場)에 참석했던 승지(承旨)이서구(李書九)·이익운(李益運), 성균관 당상(堂上) 서유방(徐有防)·이병정(李秉鼎), 성균관 대사성(大司成)서영보(徐榮輔)에게 각 한 건씩, 내외각(內外閣)·옥당(玉堂)·춘추관(春秋館) 및 네 곳의 사고(史庫)와 성균관(成均館), 사학(四學)에 각 한 건씩을 내리도록 하였다. 이러한 전교가 있고 나서, 같은 해 10월에 『관동빈흥록』이 인간되고, 규장각에서 이를 하교에 따라 반사(頒賜)하였다.

서지 사항

5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활자본이다.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박곽(半郭)은 20.4×13.8cm이다. 10행 20자의 유계(有界), 주쌍행(註雙行), 상하향엽화어미(上下向2葉花魚尾)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28.8×18.6cm이며, 규장각, 언더우드기념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정조는 강원도 관찰사심진현에게 명령을 내려, 도내 유생 중에서 경학과 시문에 능한 사람을 조사해서, 경공생과 공령생으로 나누어, 전자는 경전(經典)을, 후자는 문예(文藝)를 시취했는데, 이를 초선하고 전정(殿庭)에서 시험을 치러 공령생 신재화 등 4명이 문과에 급제했으며, 경공생 박사철 등 3명이 문교관(文敎官)에 임명되었다.

이 책에는 입격한 방목(榜目)과 전교(傳敎)·부·책·강의와 응제시권(應製試券)·어춘당대친시권(御春塘臺親試券)·십삼경강의 등 시험문제와 답안이 실려 있다.

조문과 조대는 유교경전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각 경전의 전반적인 질문과 구체적인 질문까지 겸해 경전의 학력평가에 중요한 자료이다. 조목별로 나누어, 조대한 것과 세 사람(박사철·안석임(安錫任)·최창적(崔昌迪))이 동시에 쓴 것도 있는데, 모두 경전의 조문에 대해 해답한 내용이다. 당시의 과거제도와 경학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된다.

권1은, 전교 1편, 어고관동공령생시취방(御考關東功令生試取榜)의 방목으로 시(詩)·시의(詩義)·부·전(箋)·책, 어고오죽헌후승시취방(御考烏竹軒後承試取榜)의 시·시의, 친림춘당대관동공령생면시방(親臨春塘臺關東功令生面試榜)으로 부·책 등의 방목이 있다.

권2는, 응제시권으로 시·부·시의·책문(策問) 각 4편이 있다.

권3은, 어춘당대친시권으로 부·책문 각 3편이 있다.

권4는, 십삼경강의에 춘천유생 박사철 등이 조대(條對)한 것으로 『주역(周易)』 10조, 『서경(書經)』 10조, 『시경(詩經)』 10조, 『춘추(春秋)』 10조, 『예기(禮記)』 10조가 실려 있다.

권5는, 십삼경강의 하편으로 『대학(大學)』 10조, 『중용(中庸)』 10조, 『논어(論語)』 10조, 『맹자(孟子)』 10조, 『효경(孝經)』 5조, 『이아(爾雅)』 5조의 조대가 실려 있다.

의의와 평가

문과 조대는 유교경전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고, 각 경전의 전반적인 질문과 구체적인 질문까지 겸해, 경전의 학력평가에 중요한 자료이다. 조목별로 나누어 조대한 것과 세 사람(박사철·안석임·최창적)이 동시에 쓴 것도 있는데, 모두 경전의 조문에 대해 해답한 내용이다. 당시의 과거제도와 경학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자료가 된다.

참고문헌

  • 김경용, 『조선시대 과거제도의 교육적 성격 연구』, 연세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8.
  • 김경용, 「조선시대 과거제도 시행의 법규와 실제」, 『교육법학연구』 제16권 2호, 대한교육법학회, 2004.
  • 손태도, 「과거 제도를 통한 광대의 가창 문화 연구」, 『판소리학회지』 제7집, 판소리학회, 1996.
  • 장재천, 「한국사상사학(韓國思想史學)-조선시대 과거제도와 시험문화의 고찰-」, 『한국사상과 문화』 39권, 한국사상문화학회,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