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재도(事發在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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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가 죄가 발각되어 도망친 경우의 재판 처리 규정.

내용

『대명률』 명례편(名例編)에는 범죄사발재도조(犯罪事發在逃條)가 있는데 두 개의 조문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조문은 공범(共犯) 중 한 명이 도망친 경우에 수범(首犯)과 종범(從犯)을 결정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즉 잡힌 사람이 도망한 사람을 수범(首犯)이라고 한 경우 달리 증거가 없으면 그를 종범(從犯)으로 처벌하되, 나중에 도망친 자가 잡혀서 먼저 잡힌 자가 수범(首犯)이라고 말하면 국문(鞠問)하여 수범(首犯)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두 번째 조문에서는 범죄가 발각(發覺)되어 도망한 경우는 증거(證據)가 명백한 것으로 보아 신문(訊問) 없이도 재판이 성립된 것으로 한다고 정해 두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범죄사발재도조가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다. 1452년(단종 즉위)에는 약재(藥材)를 훔친 것이 발각되어 도망간 자에게 속전(贖錢)을 거두고 자자(刺字)한 사례가 보인다. 그리고 1539년(중종 34)에는 신료들이 "여러 증거가 명백하면 재판이 성립된 것과 같다."는『대명률』의 규정을 범죄자가 도망했을 경우에만 한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하자 중종이 이를 받아들였다. 1898년(고종 35년)에는 살인죄의 공범자(共犯者)에 대해 두 번째 조문이 적용되기도 하였다.

용례

政府啓曰李守孫公事 義禁府以爲事發在逃 衆證明白 卽同獄成 乃以詳覆施行事 啓下本府 大凡詳覆 必於結案取招後爲之 在逃者詳覆 古無其例 禁府此公事 於事體似異 不可爲詳覆也 若其錄案施行事 乃禁府之所爲 非本府之所當爲也 守孫爲龍媒萬戶 犯賤逃亡 傳曰 此公事 予意亦以爲未便 然律文曰 事發在逃 衆證明白 卽同獄成云 禁府如此爲公事入啓 而予意亦謂其有前例 而依允也 然則當更相考而發落也(『중종실록』 23년 11월 9일)

참고문헌

  •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
  • 『대명률강해(大明律講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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