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사(無量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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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부여군 외사면 만수리만수산에 있는 절.

개설

무량사(無量寺)는 신라말에 통효(通曉) 국사(國師) 범일(梵日)이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고려시대의 기록은 전하지 않으나 절의 석등과 오층석탑, 당간지주 등이 고려전기의 양식을 지니고 있다. 설잠김시습(金時習)이 말년에 이곳에 머물다 생을 마감하였다.

내용 및 변천

(1) 무량사의 창건

절의 창건에 관해서는 뚜렷한 기록이 없다. 사중에서는 신라말 통효 국사 범일이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이후의 역사도 알 수 없으나 절의 석등(보물 제233호)이 신라말 고려초의 양식을 지니고 있고, 오층석탑(보물 제185호)과 당간지주 등이 고려전기의 양식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신라말에서 고려초에 이르는 시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2) 조선시대의 무량사

조선전기 생육신(生六臣) 중의 한 사람이었던 김시습이 절에서 설잠(雪岑)이라는 법명으로 수행하였다.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유명하였고 18세 이후 순천송광사(松廣寺), 삼각산중흥사(重興寺) 등에서 공부하였다. 1455년(세조 1) 수양대군(首陽大君)의 왕위 찬탈을 분개하다가 승려가 되어 전국 각지를 유랑하였다. 1463년(세조 9) 효령대군(孝寧大君)의 권유로 세조의 불경 언해 사업에 참가하였다. 경주금오산에 칩거하면서 매월당(梅月堂)이라는 호를 썼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하였다. 말년에 무량사에 머물다 입적하였고, 후손들이 부도를 봉안하였다. 이 무렵 절에서는 1498년(연산군 4) 『법계성풍수륙승회수재의궤(法界聖風水陸勝會修齋儀軌)』, 1522년(중종 17) 『몽산화상육도보설(蒙山和尙六道普說)』, 성종 연간 『지장보살본원경』 등의 경판을 판각하였다.

1554년(명종 9)에는 절의 지음승(持音僧)이 비인현감(庇仁縣監)에게 죽임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명종실록』 9년 3월 4일). 지음승은 절의 의례를 관장하는 범패승, 혹은 염불승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억불 정책이 고조되어 승려들의 잡역이 가중되었고, 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수령의 사사로운 처벌이 뒤따랐다. 국왕은 이를 부당하다고 판단, 경위를 자세히 조사하도록 명하였다.

1596년(선조 29) 이몽학의 반란이 일어났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고통받는 민심을 이용한 민란이었다. 그는 홍산(鴻山, 현 부여) 출신으로 거사를 도모하기 위해 무량사 굴속에 은신하면서 승려들과 몰래 무기 등을 마련하였다(『선조수정실록』 29년 7월 1일). 절에서 출병(出兵)을 시작하여 홍산, 청양(靑陽), 정산(定山) 등 6개 고을을 함락시켰다. 난은 곧바로 평정되었으나 절이 반란과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큰 고초를 겪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듬해인 1597년(선조 30) 절은 정유재란의 와중에서 왜적들의 침탈을 받았다(『선조실록』 30년 9월 9일).

17세기 초 대대적인 중창이 진행되어 오늘날 가람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이 과정에서 1622년(광해군 14) 진묵일옥(震默一玉)이 불상 봉안의 증명법사로 참여하였다. 진묵은 수많은 기이한 행적과 영험을 남긴 인물로 사람들은 그를 생불(生佛)로 여겼다. 1627년(인조 5)에는 미륵불괘불탱화(보물 제1265호)를 조성하였고, 1633년(인조 11)에는 조각승 현진(玄眞) 등이 극락전(보물 제356호)에 소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565호)을 봉안하였다. 2층의 극락전과 함께 거대한 규모를 지녔는데 전란 이후 자신감을 회복하고자 노력했던 불교계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절에는 8기의 부도가 있는데 취죽당(翠竹堂), 풍계당(楓溪堂), 청허당(淸虛堂), 표월당(標月堂) 등 조선후기 절의 중창을 이끈 주인공들이다. 절은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이다.

참고문헌

  • 백운, 『진묵대사』, 불광출판부, 1992.
  • 사찰문화연구원, 『전통사찰총서 12, 대전·충남의 전통사찰Ⅰ』, 사찰문화연구원, 1999.
  • 심경호, 『김시습 평전』, 돌베개, 2003.
  • 이종호, 『매월당 김시습: 지조와 광기의 천재』, 일지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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