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성불(見性成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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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본성을 깨달아 부처가 됨.

개설

선종(禪宗)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여 본성을 봄으로써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견성성불(見性成佛)을 종지(宗旨)로 여긴다. 이러한 사상은 인도의 초기 불교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발전한 선종의 독특한 사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이후에 선종이 불교를 대표하는 종파가 되었으므로, 왕과 유학자들에게 견성성불은 불교의 가장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사상으로 인식되었다.

내용 및 특징

(1) 불교 교리사적 배경

선종에서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을 최고의 가르침으로 여긴다. 직지인심이란 마음을 곧바로 직시한다는 뜻이고, 견성성불은 본성을 봄으로써 부처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여 본성을 봄으로써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라는 가르침이 선종의 종지(宗旨)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가르침은 중국 불교만의 특징적인 교리이다.

인도 초기 불교의 경전과 논서에서는 여러 겁 동안 수행을 해야만 부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으므로, 현생에서 부처가 된다는 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4세기 이후 인도 대승불교에서 모든 중생은 부처의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여래장(如來藏) 사상이 대두하면서 새로운 사조가 발전하였다. 그리고 5세기경에 여래장 사상 계통의 경전인 『여래장경(如來藏經)』·『승만경(勝鬘經)』·『부증불감경(不增不減經)』 등이 중국에 전래되어 번역되기 시작하였다. 한편 6세기에는 달마(達磨)에 의해 선이 전래되어 혜가(慧可)·승찬(僧璨)·도신(道信)·홍인(弘忍) 등을 거쳐 신수(神秀)와 혜능(慧能)에 이르러 크게 발전하였는데, 이들이 견성성불을 주장하였다. 즉 중국 선종은 여래장 사상을 일부 수용하여, 중생이 스스로 지니고 있는 부처의 본성을 봄으로써 성불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2) 한국 선종의 불교사적 위치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서 선종이 번성하던 9세기경에 남종선이 전래되었다. 821년 중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도의(道義)가 처음으로 남종선을 신라에 소개하였고, 그 뒤 홍척(洪陟)·혜철(惠哲)·무염(無染)·체징(體澄)·현욱(玄昱)·범일(梵日)·도윤(道允)·긍양(兢讓)·이엄(利嚴) 등이 중국에 유학하여 남종선의 선맥을 계승하였다. 이들에 의해 개창된 산문들을 아울러 구산선문(九山禪門)이라 부른다. 그 밖에도 혜소(慧昭)가 경상남도 하동의 쌍계사에서 개창한 쌍계산문, 순지(順之)가 개성의 서운사에서 개창한 오관산문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고려시대 초기에 그 명맥을 상실하였다. 그에 비해 구산선문은 조계종으로 통합되는 조선초기까지 그 명맥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신라말기 이래 구산선문은 조계종(曹溪宗)이라는 독자적인 종파로 성장하여, 이미 성립되어 있던 화엄종·법상종 및 고려시대에 창립된 천태종과 교세를 겨루었다. 조계종은 고려시대 중기에 지눌(知訥)의 수선결사(修禪結社)를 거치며 더욱 교세를 확장하였고, 고려시대 말기에는 보우(普愚)와 혜근(慧勤) 등에 의해 중국 임제종(臨濟宗)의 법맥이 전래되면서 불교를 대표하는 종파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해 태종과 세종대에 불교 종파가 통폐합되었고, 그에 따라 다른 종파들은 명맥이 거의 끊어졌으나 선종은 임제종 계통의 법맥을 중심으로 교세를 이어 갔다. 그런 이유로 조선시대의 왕이나 유생들의 불교에 대한 이해는 선종의 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조선후기에도 임제 법맥의 선종이 불교를 대표하였다.

한편 견성성불은 선종의 가르침을 대표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는데, 『선조실록』에는 홍문관 수찬(修撰)이경명이 경연에서 불교의 변천에 대해 설명하며 "양(梁)나라 무제(武帝) 때 달마가 서역으로부터 와서 직지인심·견성성불의 설을 창시하여, 인심은 지극히 착하므로 신고(辛苦)하며 수행(修行)할 것 없다 하고, 사람들에게 안에 공부를 쌓는 것을 가르쳤다."고 언급한 내용이 등장한다(『선조실록』 6년 1월 12일).

참고문헌

  • 국사편찬위원회 편, 『신앙과 사상으로 본 불교 전통의 흐름』, 두산동아, 2007.
  • 동국대학교 불교사회문화연구원 편, 『불교교리발달사』, 뇌허불교학술원, 2001.
  • 정성본, 『선의 역사와 사상』, 불교시대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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