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례(權停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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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국가 의례에서 왕이나 왕비, 세자나 세자빈 등 의례의 주인공이 참석하지 않은 채 거행하는 예식.

개설

국가 의례에 참석해야 할 왕이나 왕비·세자 등이 몸이 불편하거나, 날씨가 안 좋거나 다른 상황 때문에 의례에 참여하기 어려울 때 직접 의례 장소에 나아가지 않고 자리만 설치한 채 거행하는 예식을 권정례라고 한다. 종묘대제(宗廟大祭)처럼 왕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 대신 등에게 대행하게 하는 경우에는 섭행례(攝行禮)라고 하여 구분한다. 권정례는 왕은 그 자리에 없지만 있는 것으로 가정하며, 다른 모든 절차를 왕이 있다는 가정 하에 진행한다.

내용 및 특징

왕의 탄일 때 백관이 권정례로써 축하 전문을 올렸다거나(『성종실록』 2년 7월 29일), 과거 시험의 합격자를 발표하는 방방(放榜) 의식을 거행할 때 왕이 참여하지 않은 채 권정례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성종실록』 3년 2월 13일). 이렇게 왕이 참여해야 할 행사에 왕이 없는 채로 거행하는 의식을 권정례라고 한다. 왕뿐만 아니라 대비에게 존호를 올리는 의식을 거행할 때 대왕대비가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사양하는 의미로 권정례를 사용하기도 하였다(『성종실록』 6년 2월 26일). 이 밖에 날씨가 궂을 때에도 권정례로 거행하였고(『성종실록』 7년 1월 8일), 즉위 의식에서 교서를 반포하는 의식이나 가례, 책봉 의식이나 존호 의식 이후의 축하 의례 등에는 주인공이 직접 참여하지 않은 채 권정례로 거행하는 일이 잦았다(『숙종실록』 7년 3월 25일). 권정례로 의식을 거행하면 왕이나 왕비 등은 그 자리에 나오지 않지만 어좌(御座)를 설치하였으며, 왕이나 왕비·세자 등이 그 자리에 있다고 가정하고 의식을 거행하였다.

참고문헌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춘관통고(春官通考)』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