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현(康津縣)

전라남도 강진군에 설치한 조선시대 지방 관청이자 행정구역 명칭.

개설

강진현은 1417년(태종 17)에 전라 병영이 광주(光州)에서 강진으로 옮겨 설치되면서 고려 때부터 있었던 도강현(道康縣)과 탐진현(耽津縣)을 합쳐 강진현으로 고쳤다. 임진왜란 때 그것이 장흥부(長興府)로 옮겨 갔다가 1602년(선조 35)에 다시 강진으로 되돌아왔다. 그에 앞서 1455년(세조 1)에 강진현이 전라도 흥양진(興陽鎭)의 우익을 맡았다. 1457년(세조 3)에는 강진현이 전라도 7진 가운데 하나인 장흥진에 속했다. 1895년(고종 32)에 8도제가 폐지되고 23부제가 시행되면서 강진현이 폐지되었다.

도강현(道康縣)은 본래 백제의 도무군(道武郡)이었는데, 신라 때에 양무(陽武)로 고쳤고, 고려 때에 도강현으로 고쳐 영암군에 예속시켰으며, 1172년(고려 명종 2)에 감무(監務)를 두었다. 탐진현은 본래 백제의 동음현(冬音縣)이었는데, 신라 때에 탐진으로 고쳐 양무군(陽武郡)에 예속시켰으며, 고려 때에는 영암군에 예속하였다가 뒤에 장흥부에 예속시켰다. 1417년(태종 17)에 병마도절제사의 영(營)을 도강(道康)의 옛 치소(治所)에 옮겨 두 현을 합쳐 지금의 이름으로 고치고, 탐진을 치소로 하였다. 1429년(세종 11)에 도강의 송계(松溪)로 옮겼다가 1475년(성종 6)에 탐진의 옛 치소로 돌아왔다.

설립 경위 및 목적

도강현은 본래 백제의 도무군이었는데, 신라 때에 양무로 고쳤고 940년(고려 태조 23)에 도강현(道康縣)으로 강등시켰다. 탐진현은 본래 백제의 동음현(冬音縣)이었는데, 신라 때에 탐진으로 고쳐 양무군에 예속시켰으며 고려 때에 영암군에 속했는데 고려 인종 때 정안현이 장흥부로 승격되면서 장흥부의 속현으로 바뀌었다. 도강현은 1172년(고려 명종 2)에 감무가 파견된 뒤 영암군의 속현에서 벗어나 주현(主縣)이 되었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따르면 1409년에 도관찰사(都觀察使)윤향(尹向)이 건의하여, 수령이 파견되지 않은 전라도의 현과 향·소·부곡은 모두 본 고을에 합쳐졌다. 이때 강진현이 관할해 오던 1향 8소 2부곡이 강진현의 직촌(直村)이 되었다. 1향은 평덕(平德)이고, 8소는 산계(山計)·산심(山深)·대곡(大谷)·대구(大口)·칠량(七良)·종옥(種玉)·구계(舊溪)·부원(富元)이며, 2부곡은 수운(水雲)과 영가(永可)이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1417년(태종 17)에 전라도 병마절제사영(兵馬節制使營)을 도강의 옛 읍으로 옮기고, 도강현과 탐진현을 합하여 강진현으로 하였다고 되어 있다. 그해 1월에 전라도도절제사의 군영(軍營)을 광주(光州) 내상(內廂)에서 도강현으로 정했으며, 4월에는 도강의 성을 쌓게 하였다(『태종실록』 17년 1월 2일) (『태종실록』 17년 4월 28일).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강진현의 읍치(邑治)가 1417년(태종 17)에는 탐진에, 1429년(세종 11)에는 도강의 송계에 있었다. 1475년(성종 6)에는 다시 탐진의 옛 치소로 되돌아갔다.

조직 및 역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강진현에 종6품 현감(縣監) 1인과 종9품 훈도(訓導) 1인을 둔다고 되어 있다. 현감은 종6품 병마절제도위(兵馬節制都尉)를 겸하였다. 훈도는 5백 호 이상인 고을에는 모두 두기로 한 것에 따른 것이다(『세종실록』 12년 1월 21일). 강진현감 밑에 중앙 관제와 마찬가지로 이·호·예·병·형·공 6방을 두었다. 현감 아래 향청(鄕廳)의 향임(鄕任)으로 좌수(座首)와 별감(別監) 등을 두었다. 이들은 6방을 나누어 장악하여 현감의 지방 행정을 보좌하였다. 향임은 대부분 부세의 분배와 징수, 향풍의 교정, 향리의 감찰 등을 맡았다.

『증보문헌비고』에는 전라도의 수군첨절제사가 4원으로 되어 있다. 그 가운데 종3품인 가리포첨사(加里浦僉使)는 강진현에 두었다. 그리고 수군동첨절제사(水軍同僉節制使)가 6원 중 종4품인 고금도첨사(古今島僉使) 1원을 강진현에 설치하였다.

1447년(세종 29)에 연변(沿邊)의 수령을 무재(武才)가 있는 자로 임명하고, 긴요(緊要)한 정도에 따라 무관 임명 때도 차등을 두게 하였다. 중긴(中緊)으로 분류된 강진에는 비록 무과(武科)나 무재록(武才錄)에 오르지 못하였을지라도 이재(吏才)와 지략을 겸비한 자를 가려서 임명하기로 하였다(『세종실록』 29년 9월 4일).

1500년(연산군 6)에는 문신이 아닌 무과 출신자를 임명하여 방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강진은 바다와 가까워 적에게 노출되기 쉬운 지역인데도 그곳 수령이 대부분 무신이 아니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하였다(『연산군일기』 6년 3월 8일). 1583년(선조 16)에 순천을 비롯하여 장흥·순천·영광·강진·해남의 문관 수령을 무신으로 바꾸어 임용하기로 한 적이 있었다(『선조실록』 16년 2월 20일).

변천

『증보문헌비고』에는 전라도의 병마절도사가 2원으로 되어 있다. 1원은 관찰사가 겸임하였고, 1원은 태종대에 군영을 광주목(光州牧)에 열면서 그곳에 둔 것으로 되어 있다. 1417년에 남쪽의 왜구를 방어하기 위하여 병영을 강진현으로 옮겨서 설치하였다.

1455년에는 각 도의 내지(內地)에도 거진(巨鎭)을 설치하고 주변의 여러 고을을 중·좌·우익으로 나누어서 소속을 정하였다. 이때 강진현을 전라도 흥양진(興陽鎭)의 우익으로 삼았다(『세조실록』 1년 9월 11일).

1457년에 각 도의 중·좌·우익을 폐지하고 거진을 설치하였다. 이른바 진관(鎭管) 체제로 바뀌면서 전라도에는 7곳에 거진이 설치되었는데 강진현은 장흥진에 속했다(『세조실록』 3년 10월 20일).

1487년(성종 18)에 강진을 대도호부로 승격시켜 현감을 판관으로 삼자는 건의가 있었으나, 성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혁에 관한 것은 중요한 일이어서 경솔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성종실록』 18년 8월 26일).

1599년(선조 32)에 병마도절제사영을 강진현에서 장흥부로 옮겼다. 1600년(선조 33) 1월에 전라도병마절도사겸장흥도호부사이광악(李光岳)이 전라 병영 운영상의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병영의 군졸이 평시에는 기병과 보병을 합쳐 350명이었는데, 전란 이후 그 숫자가 3분의 1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전라도 지역의 흉년으로 혼란이 거듭된다는 것이었다(『선조실록』 33년 1월 12일). 같은 해 12월에 전라감사이홍로(李弘老)가 병영을 강진으로 옮길 것을 건의하였고 비변사도 동의하였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선조실록』 33년 12월 1일). 2년 뒤인 1602년(선조 35)에 가서야 전라 병영을 강진으로 옮기기로 결정하였다(『선조실록』 35년 3월 3일). 장흥에서 병영과 관련된 비용을 부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조선후기에는 순천거진이 전라전영(全羅前營)으로 바뀌면서 강진이 전영에 소속되었다.

1871년(고종 8)에 삼군부(三軍府)가 전라도의 각 군에 포군(砲軍)을 설치하였는데, 이 가운데 가리포진(加里浦鎭)에 포군 74명을 두었다(『고종실록』 8년 4월 29일). 1873년(고종 10)에는 강진현에 별포사(別砲士)를 추가하여 총 100명을 설치하였다(『고종실록』 10년 8월 5일).

1895년에 8도제가 폐지되고 23부제가 시행되면서 강진현이 폐지되었다. 1896년(고종 33)에 전국 23부를 다시 13도로 개정할 때 전라남도와 전라북도가 분리되었다. 전라남도는 수부(水府)를 광주에 두었으며, 강진군을 비롯한 32개 군과 제주목의 1목으로 편성되었다. 그리고 강진군이 관할해 오던 섬이 같은 해에 신설된 완도군으로 편입되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경국대전(經國大典)』
• 『대전통편(大典通編)』
• 『대전회통(大典會通)』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대동지지(大東地志)』
• 『여지도서(輿地圖書)』
• 『의안·칙령(議案·勅令)』
• 김정호, 『지방 연혁 연구-전남을 중심으로』, 광주일보출판국, 1988.
• 박종기, 『지배와 자율의 공간, 고려의 지방사회』, 푸른역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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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군지』, 강진군지편찬위원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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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지』, 전라북도,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