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부(江華府)

고려와 조선시대에 경기도의 강화부를 관할하던 관청이자 행정구역.

개설

강화부(江華府)는 1018년(고려 현종 9)에 현(縣)이 설치된 이래, 1232년(고려 고종 19)에 군(郡)으로, 1377년(고려 우왕 3)에 부(府)로 승격되었다. 조선이 건국된 후에는 1413년(태종 13)에 지방행정구역의 명칭을 개정할 때 도호부로 바뀌었고, 1627년(인조 5)에 유수부(留守府)로 승격되었다. 한양을 방어해야 하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강화 지방에 유수부를 두어 기존의 개성을 비롯한 광주(廣州), 화성 등과 함께 4유수부 체제가 되었다. 1895년(고종 32)에 지방제도의 개편으로 강화유수부는 인천부강화군이 되었고, 1896년(고종 33)에 13도제가 시행될 때 잠시 강화부로 복구되었으나, 1906년(고종 43)에 다시 강화군이 되었다.

설립 경위 및 목적

강화부는 고구려 이래 혈구군(穴口郡)·해구(海口)·혈구진(穴口鎭) 등으로 불리다가 고려 초에 강화로 명칭을 개칭하였다. 고려시대 중앙에서 강화에도 지방관을 파견하여 본격적인 통치를 시작한 것은 1018년(고려 현종 9) 현령(縣令)을 설치하면서부터이다. 고려시대의 강화는 현령 소재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진강현, 하음현, 교동현 등 3개의 속현을 다스리는 지방행정기구 단위였다. 1232년(고려 고종 19)에 군으로 승격되었으며, 1377년(고려 우왕 3)에 비로소 부로 승격되었다.

조선이 건국한 후 한양 천도와 함께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1394년(태조 3)에 경기우도에 속하게 되었다. 1413년(태종 13)에는 지방행정구역의 명칭을 개정하면서 도호부로 고쳤다. 1627년(인조 5)에 유수부로 승격되었다가 1637년(인조 15)에 다시 부로 강등되었으나 조선시대 전 시기에 걸쳐 강화부를 관할하였다.

조직 및 역할

고려시대에는 문종 때 관제를 정하여 부에는 3품 이상의 사(使) 1명, 4품 이상의 부사 1명, 6품 이상의 판관 1명, 7품 이상의 사록겸장서기(司錄兼掌書記) 1명, 8품 이상의 법조(法曹) 1명, 9품의 의사(醫師) 1명과 문사(文師) 1명이 있었다. 이들 관원의 구성은 시대에 따라 약간씩 변하였는데, 1116년(고려 예종 11)에는 대도호부·목의 판관을 고쳐 통판(通判)이라 하였고, 뒤에는 사·판관·사록만을 두었다. 1356년(고려 공민왕 5)에 목과 도호부의 지관(知官)인 사·부사는 모두 경관(京官)을 겸직하지 않게 하였다. 1375년(고려 우왕 1) 목과 도호부의 지관은 모두 병마사를 겸임시켰다.

부사는 도호부사를 보좌하고 도호부사 부재 시 그 임무를 대신하였다. 판관은 군현의 행정 업무를 총괄하고 부서 간 업무를 원활하게 조절, 통제하면서 수령에게 보고하는 실질적인 2인자였다. 사록의 업무는 군사는 물론 조세, 사역, 향리 통제, 속읍 순찰 등이었다. 장서기는 표문·하표(賀表) 등을 작성하고, 아울러 군현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업무를 기록했는데, 목과 도호부에서는 사록겸참군사가 겸직하였다. 법조는 재판과 관련된 실무와 법률자문을 하는 조선시대의 검률(檢律)에 해당하는 직책이었다. 의사와 문사는 질병 구제와 교육을 전담하는 속관이었다.

조선이 건국한 후 강화부는 『경국대전』에 따르면 종3품의 부사와 종6품의 교수 각 1명이 있었다. 교수는 지방 향교 교생을 지도하기 위해 부와 목(牧)에 두었으나 무록관(無祿官)이기 때문에 가지 않으려고 피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방에서 자치규약인 향약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어 후기에는 모두 폐지하였다. 『대동지지』에 따르면 유수 아래에 경력, 분교관(分敎官)·검률·의학(意學) 각 1명을 두었다. 유수는 진무사(鎭撫使)를 겸하고, 종4품의 경력은 유수를 보좌하면서 장녕전(長寧殿) 영(令)과 진무영 종사관을 겸하였다. 분교관은 개성부와 강화부에 두었던 종9품의 벼슬로 교육을 담당하였으며, 생원·진사 중에서 유수가 추천하여 임명하였다. 『여지도서』에는 2품의 유수 아래에 경력, 도사, 향소 2명, 종사군관 120명, 서리 65명을 두었다. 도사는 유수가 유고일 때에는 유수직을 대행하였으며, 유수가 각 지역을 순회할 때에는 유수와 소관 지역을 나누어 순찰하기도 하였다. 특히 도사는 도내의 감찰·사법·향시·감시·교생 고강 및 전정·군정 등의 사찰과 감독 업무를 띠어 감찰 직임과 비슷하였다. 향소 즉 좌수와 별감의 경우에 유수부에는 대개 4~5명을 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강화부에는 2명이 있었다. 그 운영의 실제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그 임무는 6방을 분장해서 좌수가 이·병방을, 좌별감이 호·예방을, 우별감이 형·공방을 맡아 유수의 자문에 응하고 풍기를 단속하며 향리를 규찰하는 등 수령을 보좌하는 것이었다. 지방 양반 중에서 나이가 많고 덕망이 있는 자를 추대하여 우두머리를 좌수, 차석을 별감이라 하여 수령이 임명하였다. 임기는 대개 2년이었다. 군관은 군사적인 실무를 담당하였고, 서리는 지방 관청의 하급 행정실무자로 이·호·예·병·형·공의 6방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변천

강화부는 고려 초에 강화로 명칭을 고쳐서 현으로 바뀌었고, 1018년(고려 현종 9)에 현령을 두었다. 1232년(고려 고종 19)에 몽골의 침입으로 강화를 도읍으로 삼으면서 군으로 승격시키고 이름을 강도(江都)라 하였다. 충렬왕 때에 인주(仁州)에 합병하였다가 곧 복구시켰으며, 1377년(고려 우왕 3)에 부로 승격시켰다. 조선이 건국한 후 1394년(태조 3)에 경기도를 좌·우도로 나눌 때 강화부를 우도에 소속시켰으며, 1409년(태종 9)에 경기좌·우도수군절제사가 강화부사를 겸임하게 하였다. 1413년(태종 13)에 지방제도를 개편하면서 도호부로 고쳤다. 『세종실록』「지리지」 강화도호부에 진강현과 하음현 2개의 속현을 관할한 내용이 있다. 1627년(인조 5)에 정묘호란이 일어나자 인조가 강화로 피난하였다가 환도하면서 유수부로 승격시켰다(『인조실록』 5년 4월 2일). 1637년(인조 15)에 강화가 피폐해졌다는 이유로 경력(經歷)을 줄이고 강화유수를 부사로 강등시켰다. 1895년(고종 32)에 지방제도가 개편되어 전국이 23개 부 337개 군으로 바뀔 때 인천부강화군이 되었다(『고종실록』 32년 5월 26일). 1896년(고종 33)에 23부제가 폐지되고 13도제가 시행될 때 잠시 부로 복구되었으나, 1906년(고종 43) 다시 군으로 바뀌어 강화군이 되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경국대전(經國大典)』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여지도서(輿地圖書)』강도부지강화(江都府誌江華)
• 차문섭, 「중앙집권적 정치구조」, 『한국사』10, 국사편찬위원회,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