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주(肥前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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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좌하현(佐賀縣)과 일기(壹岐)·대마(對馬)를 제외한 장기현(長崎縣) 지역을 일컫던 옛 지명.

명칭 유래

원래는 비전국(肥前國)과 함께 화국(火國)·비국(肥國)으로 일컬어졌다. 화(火)와 비(肥)는 일본어 발음이 같아 혼용된 듯하다. 화국은 고대 시기 구주(九州)의 4개국 가운데 하나로 활발한 분화활동을 하고 있는 아소산(阿蘇山)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96년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처음으로 비후국(肥後國)이 등장하는데, 이는 비국이 646년 조정 안의 혁신파가 벌인 대규모 정치 개혁인 대화개신(大化改新)을 계기로 비전국(肥前國)과 비후국으로 분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자연 환경

구주의 북서부에 위치하며 긴 해안선과 많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형성 및 변천

내랑(奈郞)시대부터 명치(明治)시대 초기까지 일본의 지리 구분의 기본단위였던 국(國)의 하나로 서해도 11개국 중 하나였다. 겸창(鎌倉)시대는 소이씨(少貳氏)와 북조씨(北條氏)가 군사와 민정을 감독하는 직책인 수호(守護)가 되었다. 남북조(南北朝)·실정(室町)시대에는 유마(有馬)씨·대촌씨(大村氏)·천엽(千葉)씨·송포(松浦)씨·용조사(龍造寺)씨 등이 난립(亂立)하였다.

한편 조선초 조선 정부는 왜구에 대한 문제를 교린(交隣)의 차원에서 처리하였다. 특히 일본과의 교린 관계는 당시 일본의 실세였던 실정막부 정권에 한정된 것이 아닌 구주의 대내씨, 소이전(小貳殿), 대마도주(對馬島主) 등과 다원적으로 이루어졌다. 조선 정부는 그들에게 조공을 허락하여 경제적 대가를 주는 한편 왜구의 단절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비전국에서도 1403년(태종 3)에 준주 태수(駿州太守) 원원규(源圓珪)가 사람을 시켜 조선에 예물을 바치고, 잡아갔던 조선 사람을 돌려보내고 도적을 금할 뜻을 전하였다(『태종실록』 3년 10월 30일). 이후 1504년(연산 10)까지 조선에 사람을 보내 토산물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는데(『연산군일기』 10년 7월 29일) 모두 300회가 넘었다. 한편, 1798년(정조 22) 비전국에 표류하였던 제주 사람 조필혁(趙必爀)·이원갑(李元甲) 등이 조선으로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었다. 임진왜란 이후 1607년(선조 40) 조선과 일본 간의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진 이후 표류민이 발생하였을 때 조선인 표류민은 막부의 지시에 따라 표착지에서 구호조치를 받은 다음 장기(長崎)로 보내지도록 되어 있었다. 그런 다음 대마도(對馬島)에서 조선인을 인수하여 사자를 세워서 조선으로 송환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비전국에서도 조선인이 비전도(肥前島) 안천평산(安川平山)의 북진포(北津浦)에 표류하자 그 섬의 관원이 장기로 이송하였고, 이후 장기에서 대마도로 호송된 후 조선인 표류민은 조선으로 돌아왔다(『정조실록』 22년 8월 1일).

비전국은 강호(江戸)시대에는 당진번(唐津藩)·좌하번(佐賀藩)·대촌번(大村藩)·소성번(小城藩)·도원번(島原藩) 등의 번으로 나뉘었다. 1871년 명치(明治) 신정부에서 번을 폐지하고, 지방통치기관을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부(府)와 현(縣)으로 일원화한 폐번치현(廢藩置縣)을 시행하면서 좌하현과 장기현이 되었다.

위치 비정

동쪽은 축후국(筑後國: 현 복강현(福岡縣))과 유명해(有明海)), 서쪽은 현계탄(玄界灘)과 동지나해, 남쪽은 천초탄(天草灘)을 사이에 두고 비후국(肥後國: 현재 웅본현(熊本縣))의 천초제도(天草諸島), 북쪽은 축전국(筑前國: 현 복강현)에 접해 있다.

참고문헌

  • 이훈, 『조선후기 표류민가 한일관계』, 국학자료원, 2000.
  • 한일관계사학회, 『한국과 일본, 왜곡과 컴플렉스의 역사 2』, 자작나무, 1998.
  • 國史大辭典編集委員會, 『國史大辭典』, 吉川弘文館, 1999.
  • 吉田茂樹, 『日本地名大事典』, 新人物往來社, 2004.
  • 三省堂編修所, 『日本地名事典』, 三省堂, 2007.
  • 『日本大百科全書』, 小學館, 1987.
  • 平凡社地方資料センタ,『日本歷史地名大系』, 平凡社,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