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관(書寫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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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실에서 각종 서사(書寫)의 업무를 맡은 관원.

개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각종 글씨의 서사를 위해 관원이 차출되었다. 이들은 승문원이나 교서관, 규장각에 소속되어 상시적 서사 업무를 담당한 사자관(寫字官)과, 여러 행사 때에 주로 도감(都監)에 소속되어 서사의 업무를 맡은 서사관(書寫官)이다. 『경국대전』에 의하면 승문원의 사자관은 40명으로, 국초에는 문신(文臣) 가운데 글씨를 잘 쓰는 사람으로 구성하였으나 후기로 넘어올수록 선서자(善書者)가 드물어 선조 때부터 사서(士庶)를 막론하고 군직(軍職)을 부여하여 사자관의 관직을 주어 상임(常任)케 하였다. 이와 달리 서사관은 왕실의 책례(冊禮), 존숭(尊崇), 추숭(追崇), 국장(國葬) 등 각종 행사 때에 도감에 소속되어 글씨 쓰는 업무를 맡은 관원이었다.

담당 직무

서사관은 크게 전서를 쓰는 전문서사관(篆文書寫官)과, 해서를 쓰는 해자서사관(楷字書寫官)으로 구분된다. 이를 구체적 역할에 따라 좀 더 상세히 나누면 전문서사관에는 어보의 보문을 담당한 보전문서사관(寶篆文書寫官), 금보전문서사관(金寶篆文書寫官), 옥보전문서사관(玉寶篆文書寫官), 옥인전문서사관(玉印篆文書寫官) 등이 있었고, 교명문의 전서를 쓰는 교명전문서사관(敎命篆文書寫官), 표석의 전서를 쓰는 표석전문서사관(表石篆文書寫官), 영정 등의 표제를 쓰는 표제서사관(標題書寫官) 등이 있었다. 해자서사관에는 재궁에 ‘상(上)’ 자를 쓰는 재궁상자서사관(榟宮上字書寫官), 명정을 쓰는 명정서사관(銘旌書寫官), 각종 책문의 내용을 쓰는 죽책서사관(竹冊書寫官), 옥책서사관(玉冊書寫官), 금책서사관(金冊書寫官), 시책서사관(諡冊書寫官), 애책서사관(哀冊書寫官)이 있었고, 교명문의 내용을 쓰는 교명문서사관(敎命文書寫官), 각종 신주를 쓰는 신주서사관(神主書寫官) 등이 있었다.

각종 행사 때에 차출된 서사관의 품계를 여러 의궤를 통해 살펴보면 종1품에서 정6품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서사관의 차정 범위가 제술관(製述官)에 비해 넓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업무의 성격상 전서나 해서의 서사에 능한 자의 차출이 주요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변천

서사관은 왕실에서 전서와 해서의 서사를 위해 둔 관직이었다. 전서는 해서나 행서처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자체는 아니었고 어보나 어진, 금석문의 두전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한 특수한 서체였다. 그중에서도 왕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곳이 어보이다. 어보의 보문은 반드시 임금의 재가를 받아 시행하였는데, 이러한 사례는 “선조(宣祖)의 옥보에는 글자 수가 매우 많은데 어떤 전자(篆字)로 써서 새길 것인가? 자체를 상세히 써서 들이라.”고 한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광해군일기』 8년 8월 19일).

어보의 보문은 승문원이나 교서관의 전자관(篆字官)이 쓰기도 하였으나 도감의 전문서사관이 쓴 사례가 많다. 전문서사관은 당대에 전서에 능숙한 고위직을 채용하였으며 이들은 당시 전서의 대표적 명필이기도 하였다. 각종 의궤에는 전서의 서사에는 탄력이 좋은 황모필(黃毛筆)과 기름을 태워 만든 유묵(油墨)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의궤를 일괄해보면 전문서사관의 대표적 인물로 광해군대의 허함(許涵), 효종대의 이익엽(李益燁)·여이징(呂爾徵), 현종대의 김수항(金壽恒), 영조대의 조현명(趙顯命)·유척기(兪拓基), 철종대의 김도희(金道喜)·박회수(朴晦壽)·홍재룡(洪在龍), 고종대의 김문근(金汶根) 등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어보의 보문은 승문원이나 교서관의 사자관, 혹은 도감의 서사관이 담당하였으나 숙종대 이후 이를 화원(畵員)이 대신한 경우도 있었다(『숙종실록』 39년 9월 13일).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대전회통(大典會通)』
  • 손환일, 「조선 왕조 어보 보문의 서체」, 『왕의 상징 어보』, 국립고궁박물관, 2012.
  • 張乙演, 「朝鮮時代 王世子 冊封文書 硏究 : 竹冊의 作成節次를 中心으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