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신(北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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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신(北辰)은 동양천문학에서 천구상에 있는 모든 별의 일주 운동의 중심점.

개설

『논어』 「위정편(爲政篇)」 1장에 나오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덕으로 정치를 하는 것은 마치 북신이 그 자리에 있고 뭇별이 그것을 끼고 도는 것과 같다’라고 하셨다”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현대 천문학 용어로는 천구의 북극을 말하며, 지구의 자전축이 향하는 방향에 있는 가상의 점이다.

내용 및 특징

북신은 임금의 자리를 뜻하며, 조선시대에는 조선 국왕에 대해 제출하는 글이나, 조선 국왕이 명 황제에게 제출하는 표문(表文)에 자주 등장하는 미사여구로 쓰였다. 예를 들면, 이언적은 국왕 명종에 대한 마음을 “항상 북신을 바라보면 한없는 애통을 품어 왔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였고(『명종실록』 21년 9월 4일), 명나라 황제에게 보내는 글에서 문종은 “발자국은 동토(東土)에 매였으니 백벽(百辟)의 반열(班列)에는 참석을 못하고, 심정(心情)은 북신을 향해 달리니 만년의 축수(祝壽)에 배나 간절하다”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문종실록』 1년 9월 21일).

조선시대 천문 해석의 기준이 되었던 이순지(李純之)의 『천문류초』에서는, “북신은 대신(大辰)이라고도 하며 하늘의 지도리로서 항상 그 자리에 있고 모든 별들과 이십팔수(二十八宿)는 모두 하나같이 운행한다. 대개 하늘의 운행은 밤낮으로 쉬지 않으므로 이것을 지도리라 하였으니, 마치 수레바퀴의 축이나 맷돌의 지도리에 비유한 것이다. 비록 움직이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북신 곁에 있는 작은 별을 추성(樞星)이라 하는데, 추성의 옆에 이러한 움직이지 않는 곳이 약간 빗겨 있어 그것을 북신이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즉, 현대 천문학에서는 작은곰자리 알파별(α UMi)을 북극성이라고 하고, 이것을 동양 천문학에서는 추성이라 하는데, 북극성은 천구의 북극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으므로 북극성 자체도 약 0.5∘의 반경을 갖고 일주운동을 한다. 거꾸로 말하면, 북극성이 일주하면서 그리는 원의 중심이 천구의 북극인 북신임을 알 수 있다.

세종대에 제작된 간의(簡儀)나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의 정극환(定極環)은 이 사실을 활용하여 북신의 정확한 위치를 결정한 다음, 이 사실을 활용하여 시각을 측정하였다. 즉 구진대성(句陳大星)의 일주운동을 관찰하여 북신을 결정한 다음, 제성(帝星)이 정극환의 바깥 둘레를 따라 일주운동하는 것을 활용하여 시각을 측정하였다(『세종실록』 19년 4월 15일). 여기서 구진대성은 현재의 북극성(Polaris)인 작은곰자리 알파별(α UMi)를 뜻하고, 제성이라는 별은 중국 별자리의 하나인 북극오성(北極五星)의 끝에서 둘째별인 작은곰자리의 베타별(β UMi)을 뜻한다.

참고문헌

  • 『천문류초(天文類抄)』
  • 안상현,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 별자리』, 현암사,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