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羅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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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풍수론에서 성 안의 물이 천천히 성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물길에 설치한 바위, 모래 언덕 등의 장치.

개설

나성(羅星)은 성 안의 물이 천천히 나가도록 물길을 가로막아 서는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성 안의 물이 밖으로 나가는 물길인 수구(水口) 쪽에 설치하였으며, 인공림이나 기암괴석, 둥근 둔덕, 모래사장, 모래섬[砂洲] 등을 지칭한다.

내용 및 특징

나성은 ‘수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풍수 용어이다. 과거에는 물을 곧게 흐르지 않고 돌아서 흐르도록 물길에 바위나 흙무더기 등으로 작은 언덕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수구사(水口砂)라고 하였다. 나성은 수구사의 일종이며, 성의 외곽 혹은 외성(外城)을 뜻하는 나성(羅城)과 글자를 혼용하여 쓴다. 땅의 지리가 하늘의 기운을 받은 것으로 보아 각종 풍수 용어를 화성·금성 등 별 이름을 붙여 점성적 의미를 더하였는데, 나성이라는 이름도 그러한 이유로 만들어진 듯하다.

나성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서 세종과 연산군 때에 하나씩 기록되어 있다. 먼저, 『세종실록』에서는 음양학훈도(陰陽學訓導)전수온(全守溫)이 여러 종류의 풍수지리서를 인용하여 상서를 올렸는데, 여기에 나성이 등장한다. 전수온은 우리나라의 국도(國都)는 풍수상 나성(羅星)이 공결(空缺)되고 수구(水口)가 관활(寬闊)하여 누기(漏氣)가 되니 이 나성과 수구를 보충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흙을 쌓아 산으로 보결함은 힘이 너무 들고 나무를 심어 숲을 이루어 가로막게 하면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상주하였다(『세종실록』 30년 3월 8일). 『연산군일기』에서는 산릉 자리를 논하면서 나성을 언급한다. 윤필상, 노사신 등이 고양군(高陽郡) 관사 자리가 길하다면서 이곳에 산릉을 마련하자고 하였다. 풍수지리상 고양군 관사 자리는 외청룡 뒤에 따로 한 산을 이루고 그 앞에 나성이 되어 지나가니 가까운 곳에서 이만한 혈(穴) 자리는 없다고 하였다(『연산군일기』 1년 1월 10일).

혈을 중심으로 사방의 물을 한 곳으로 집수하여 빠져나가는 고장지(庫藏地)이자 명당수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수구는 주밀함을 숭상하여 물이 고이어 얼른 흘러내리지 않도록 함이 좋은데, 이 물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 나성이며 수구에 놓인 둥근 둔덕들을 지칭한다. 흙은 돌과 달라 물길이 닿으면 나성들이 씻기고 깎여나가 여러 가지 모양을 이루는데, 그중 기사(奇砂) 괴석(怪石)이 새나 짐승같이 생겨 그 머리가 물을 거슬러 오를 듯 역향(逆向)하고 꼬리는 흐르는 물에 잠긴 듯 형태를 이루면 대길하며, 또 나성들이 수구를 바라다보면 좋고, 반대로 집이 있는 쪽을 바라보면 불길하다고 본다.

참고문헌

  • 『천문류초(天文類抄)』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
  • 『한서(漢書)』「천문지(天文志)」
  • 『한서(漢書)』「예문지(藝文志)」
  • 『여씨춘추(呂氏春秋)』
  • 『회남자(淮南子)』
  • 김일권, 『(동양 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김일권, 『고구려 별자리와 신화: 고구려 하늘에 새긴 천공의 유토피아』, 사계절, 2008.
  •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고대부터 조선까지 한국 별자리와 천문 문화사』, 고즈윈,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