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구성(天狗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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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전통 별자리인 28수(宿) 가운데 귀수(鬼宿)에 속한 별자리, 혹은 유성(流星)의 별칭.

개설

천구성(天狗星)은 개 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별자리 이름이다. 28수에서 남방 7수 가운데 둘째인 귀수에 속하며, 황도(黃道) 남쪽으로 적도 이남 30°가량에 위치한 외관(外官) 별자리이다. 현대 별자리로는 남반구의 나침반자리와 돛자리에 나누어 위치한다. 천구성의 제1성은 돛자리 e별이고, 제2성은 돛자리 d별이다. 제4성은 나침반자리 베타별, 제5성은 알파별, 제6성은 감마별, 제7성은 델타별에 해당한다.

내용 및 특징

『천문류초(天文類抄)』에서 천구성은 도적을 지키는 일을 맡는다고 하였는데, 개가 지닌 속성을 그대로 투영한 인식이다. 이 별이 움직여 이동하면 병란이 일어나고 기근이 들며 도적 떼가 많아지고 병영이 어지러워진다고 보았다. 그런데 『진서(晉書)』「천문지(天文志)」와 『송사(宋史)』「천문지(天文志)」에서는 ‘천구성의 주요 임무는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 하여 천구성의 제7성이 재산을 지키는 별자리라고 하였다. 『천문유초』의 해당 구절은 몇 글자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송사』「천문지」의 구절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이므로 아마 재(財)를 적(賊)으로 오기(誤記)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한편 『송사』「천문지」와 『천문류초』에는 유성의 한 종류로 천구성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유성은 하늘의 사신[天使]인데, 그중 천구라 불리는 것은 형상이 개와 같고 빨리 달리는 별[狀如犬奔星]이라 하였다. 그 색은 황색이고 소리가 있으며, 그 놓인 모습이 개와 비슷하고, 떨어질 때 보면 불빛이 하늘을 찌를 듯 타오르며,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둥글어 그 크기가 몇 경(頃)이나 되는 밭과 같다고 묘사하고 있다. 또 다른 설로는 유성은 빛이 매우 밝아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이고 떨어질 때 소리가 없는데, 이때 유성에 발이 있는 것을 천구(天狗)라 한다고도 하였다. 이런 천구가 이르는 지역에는 피가 물 흐르듯 하고 해당 군주는 영토를 잃으며 병란이 크게 일어나고 나라에 정권이 바뀌니 경계하고 막아 방어해야 한다고 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천구성이 7건 기록되어 있는데, 유성이 삼성(參星)에서 나와 천구성으로 들어갔다는 관측 기록 외에는 모두 땅으로 떨어지는 것으로서의 천구성을 기록하고 있다(『명종실록』 14년 9월 7일).

정종 때에는 경상도 고성현(固城縣)에 천구성이 떨어져서 바닷물이 솟아올랐는데 붉기가 피와 같았다고 하였다(『정종실록』 1년 5월 20일). 같은 해 8월 6일에는 경상도 바닷물이 울주(蔚州)에서 동래(東萊)까지 길이 30리(里)에 너비 20리로 피같이 붉었는데 나흘 동안이나 지속되었고, 물속 생물이 모두 죽었다고 하였다. 이때 사람들이 ‘천구성이 바다 가운데에 떨어진 까닭’이라 말하였으며, 이에 명하여 통도사(通度寺)에 기양(祈禳) 도량(道場)을 베풀었다고 하였다(『정종실록』 1년 8월 6일). 아마 이것은 해수 플랑크톤이 급격히 번식하여 바닷물이 적색을 띠는 적조(赤潮) 현상을 일컫는 듯한데, 이를 당시에는 천구성이 떨어진 때문으로 인식하였다.

연산군 때에는 대사헌성현(成俔)이 상소하여 지난 정월 18일에 생긴 천변(天變)에 대해 설명하였다. 『문헌통고(文獻通考)』를 상고하니 “천구성이 땅에 떨어지면, 그 소리가 천둥과 같고 꿩들이 다 울게 되는데, 이는 천도(天道)가 편안하지 못한 까닭이다.” 하였다면서 하늘을 받드는 왕이 조정의 실정을 바로잡고 사치하는 풍속의 폐단을 없애기를 간언하였다(『연산군일기』 7년 1월 30일).

명종 때에는 사헌부가 상소하는 내용 중에, 지난해에는 곡식이 비처럼 내리고[雨種] 대궐이 불타는 재변[闕火]이 있었고 천구성이 땅에 떨어지기까지 하더니, 올해에는 곡식 종자뿐 아니라 오곡(五穀)의 볏짚이 비처럼 내렸다고 하였다. 게다가 6월에는 복숭아꽃이 만발했고 이달에는 능금나무에도 꽃이 피는 이상 재변이 발생하였으므로 민정(民政)을 잘 살필 것을 간언하였다(『명종실록』 9년 7월 25일).

참고문헌

  • 『사기(史記)』 「천관서(天官書)」
  • 『한서(漢書)』 「예문지(藝文志)」
  • 『한서(漢書)』 「천문지(天文志)」
  • 『여씨춘추(呂氏春秋)』
  • 『회남자(淮南子)』
  • 『천문류초(天文類抄)』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김일권, 『(동양 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김일권, 『고구려 별자리와 신화: 고구려 하늘에 새긴 천공의 유토피아』, 사계절, 2008.
  •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고대부터 조선까지 한국 별자리와 천문 문화사』, 고즈윈,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