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궁(洗心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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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기에 한성부 북부장의동에 있었던, 궁인들의 질병을 치료하던 곳.

개설

세심궁(洗心宮)은 영조대 이전부터 궁인(宮人)들의 질병을 치료하던 곳이었다. 1764년(영조 40)에 임오화변(壬午禍變)으로 숨을 거둔 사도세자(思悼世子)의 사묘(私廟)를 건립할 때 궁가(宮家)가 훼철되었다. 사도묘 건립 공역이 끝났지만 영조는 사도묘를 창경궁 서쪽 언덕으로 옮겨 짓도록 하고, 묘호(廟號)도 수은묘(垂恩廟)로 고쳤다. 세심궁 터는 이로 인해 빈터가 되었고 그 후 해당 터에 백성들이 들어가 사는 것이 허가되면서 흔적도 남지 않게 되었다.

위치 및 용도

세심궁은 한성부 북부장의동(藏義洞), 현재 서울의 창의문(彰義門) 안쪽 언덕에 있던 궁가로, 영조대 이전에 궁인들의 조리처(調理處)로 이용되었다.

변천 및 현황

『승정원일기』 1762년(영조 38) 5월 13일의 기록에, 세심궁은 언제 건립되었는지 모르지만, 궁인들이 조리하던 곳이라는 내용을 통해 세심궁의 본래 용도를 알 수 있다. 1763년(영조 39)에 영조는 세심궁에 임어(臨御)하여 1762년에 죽은 사도세자를 위한 사묘 건립을 계획하였다.

1764년(영조 40) 1월에 호조(戶曹) 판서(判書)구윤명(具允明)을 당상(堂上)으로 삼아서 사도묘 건립을 시작하였지만, 영조는 사묘가 너무 사치스럽다며 축소하여 다시 짓게 하였다. 또 입묘(入廟)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신주를 묘우(廟宇)에 들일 때 종묘(宗廟) 앞을 꼭 지나야 한다며 다시 사당을 창경궁 건너편 언덕으로 옮겨 짓게 하였다. 이때 묘호도 수은묘(垂恩廟)로 고쳤다(『영조실록』 40년 7월 12일). 수은묘를 옮겨 지은 후 사도묘의 재실을 훼철한 재목은 영빈방(暎嬪房)에 주고 터는 인경궁(仁慶宮)의 예에 따라 백성들이 들어가 사는 것을 허가하였다. 백성들이 세심궁 터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현재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형태

세심궁의 형태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소장된 「세심궁도형(洗心宮圖形)」을 통해 알 수 있다. 해당 도형에 표현된 건물과 공간 구성을 살펴보면, 가운데 주루(廚樓)를 중심으로 동서쪽의 공간이 구획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루 동쪽의 건물은 넓은 대청과 상방(上房)으로 구성되었으며, 마당을 중심으로 맞은편에는 중문간채가 설치되었다. 중문간채 동쪽 끝에는 사랑이 배치되었으며, 사랑 동쪽으로 이어진 담장은 다시 북쪽으로 꺾어 외원(外園)을 형성하였다. 그 안쪽에 전면퇴가 붙어 있는 3칸의 건물이 있지만, 건물의 명칭이나 공간 구성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상방의 서쪽에는 마루와 방을 들였으며 그 맞은편으로는 해당 영역으로 진입하는 중문과 창고를 만들었다. 중문간채 앞쪽으로는 규모가 큰 고사(庫舍)가 있으며 다시 그 앞쪽으로는 중대문간과 동쪽의 산정이 일곽을 이루었다. 중문간을 나서면 행랑과 마구간으로 구성된 외대문간이 나오고 서쪽에는 서행랑이 있다.

관련사건 및 일화

정조는 매년 봄에 신하들과 더불어 세심대(洗心臺)에 올라 꽃을 감상하고 활쏘기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정조는 “해마다 이때 내가 꼭 이 대에 오는 것은 여가를 즐기기 위함이 아니라 경모궁(景慕宮)을 처음 세울 때 정했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옛 을묘년의 나라 경사 때 고 중신 박문수(朴文秀)가 여러 경재(卿宰)들과 필운대(弼雲臺)에 모여 기쁨과 축의를 표했는데, 그때 영성군(靈城君)의 시가 지금까지도 전해 오는 운대가 바로 이곳이다.”라고 하였다. 즉 현재 전하는 필운대가 세심대이며, 세심대 근처가 사도묘가 처음 지어졌던 곳이라는 뜻이다(『정조실록』 19년 3월 7일).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궁궐지(宮闕志)』
  • 『내각일력(內閣日曆)』
  • 『대동지지(大東地志)』
  • 국립문화재연구소 편, 『조선왕실 건축도면』, 국립문화재연구소, 2013.
  • 이찬, 『서울의 옛 地圖』, 서울시립대학교 부설 서울학연구소, 1995.
  • 허영환, 『정도 600년 서울지도』, 범우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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