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급외관수상사선로의(使臣及外官受上賜宣勞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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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나가 있는 사신이나 외관(外官)들이 국왕으로부터 선로(宣勞)를 받는 의식.

개설

선로는 국왕이 지방에 나간 사신이나 수령(守令)·진장(鎭將) 등의 지방관에게 교지(敎旨)와 국왕이 하사하는 술인 선온(宣醞)을 내려주어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위로하는 것을 말한다. 이 의식의 명칭은 『세종실록』 「오례」에서 ‘사신급외관수상사선로의(使臣及外官受上賜宣勞儀)’로 정해졌다가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서 ‘사신급외관수선로의(使臣及外官受宣勞儀)’로 바뀌었다.

연원 및 변천

국왕이 사신을 각 도에 파견하여 선로하는 절차와 의식이 처음 논의된 것은 1429년(세종 11) 9월이다(『세종실록』 11년 9월 29일). 그리고 이 내용을 수정·보완하여 『세종실록』 「오례」에 가례 의식의 하나로 수록하였다(『세종실록』 오례 가례 의식 사신 급 외관 수상사 선로의).

『조선왕조실록』에서 확인되는 선로 사례는 대부분 국경 지역의 군사 분쟁에서 공을 세운 장수들에게 내린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1555년(명종 10) 7월 비변사(備邊司)에서 영암(靈巖)과 녹도(鹿島) 전투에서 왜적을 물리친 장수와 병사들에게 선로할 것을 건의하자 명종이 전례를 참작하여 시행하도록 지시한 일이 있다(『명종실록』 10년 7월 15일). 같은 해 8월에는 윤의중(尹毅中)을 제주선로사(濟州宣勞使)로 파견하여 왜적 방비에 힘쓴 제주목사(濟州牧使)김수문(金秀文)과 휘하 장졸들을 위로하였다(『명종실록』 10년 8월 10일). 1588년(선조 21)에는 선조가 비망기를 내려 그해 1월에 있었던 북병사(北兵使)이일(李鎰)의 시전(時錢) 부락 섬멸의 공을 치하할 방도를 마련하도록 비변사에 지시했다. 이에 비변사에서는 경관(京官)을 보내 선로하도록 건의했고, 이에 따라 형조(刑曹) 정랑(正郎)이대해(李大海)를 선로사(宣勞使)로 파견하였다(『선조실록』 21년 5월 20일). 이 기록에는 전에는 변장(邊將)이 왜선 1~2척만 나포해도 선로의 잔치를 내려 위로했다는 선조의 비망기 내용이 실려 있다. 이를 통해 변장들이 공을 세운 경우 선로를 내려 위로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절차 및 내용

『세종실록』 「오례」에 수록된 사신급외관수상사선로의는 『국조오례의』 단계에서 명칭의 변화와 함께 절차도 일부 수정되었다. 수정된 내용을 보면, 『세종실록』 「오례」에서는 선온 영접을 위해 교외(郊外)로 나가던 것이 『국조오례의』에서는 관문에서 5리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한 정자인 원정(遠亭)으로 나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또 술을 마실 때 『세종실록』 「오례」에서는 선온을 가져온 내사(來使)와 외관이 동시에 마신 것에 비해 『국조오례의』에서는 외관이 먼저 마시고 그다음에 내사가 마시는 것으로 바뀌었다.

사신급외관수상사선로의의 절차는 크게 ‘진설(陳設)→영접(迎接)→사배(四拜)→교지선포(敎旨宣布)→음주(飮酒)→사배’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국조오례의』를 기준으로 각각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의식 당일에 선온안(宣醞案)을 정청(正廳) 북쪽에 남향으로 설치한다. 선로를 받는 관원과 외관들은 상복(常服)과 의장(儀仗)을 갖추고 원정으로 나가 내사와 선온을 영접한다. 선온 행렬이 정청에 도착하면 선로를 받는 관원과 외관들은 정청 안으로 들어가고, 내사는 선온을 받들고 정청으로 올라가 선온안에 올려놓는다. 선로 받는 관원과 외관들이 사배를 한 다음 선로 받는 관원이 선온안 앞에 북향하여 꿇어앉으면 내사가 교지를 전한다. 집사자가 찬탁(饌卓)을 설치하면 내사는 선온을 술잔에 따라 선로받는 관원에게 주어 마시게 한다. 선로 받는 관원은 술을 마신 후 새 술잔을 내사에게 올린다. 내사가 마신 후 내사와 관원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며, 이후 탕(湯)을 올리고 술잔을 7번 돌린 후 찬탁을 거둔다. 선로 받는 관원이 사배하고 나간다.

참고문헌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춘관통고(春官通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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