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문정(地理門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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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의 채성우가 저술한 조선초기의 음양과 취재 시험에 쓰인 지리서.

개설

『지리문정(地理門庭)』은 중국 송나라 채성우(蔡成禹)가 저술하였고, 조선초기에 음양과 취재 지리서로 쓰였다. 『지리문정』은 실전(失傳)되었기 때문에 『조선왕조실록』의 관련 기록이 『지리문정』의 2차 문헌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었다. 『지리문정』의 내용에서 산수의 격국과 형상을 의미하는 절목이라는 용어가 많이 인용되었다.

편찬/발간 경위

『지리문정』의 판본은 현재 따로 전하지 않으므로, 편찬과 발간 경위를 알 길이 없다. 그러나 태종대부터 세조대까지 『지리문정』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

『지리문정』은 태종의 능묘(헌릉) 뒤쪽 천천현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의 왕래를 막을 것인지의 여부를 논할 때 중요 근거로 인용되었다. 단맥도 괜찮다는 세종의 의견이나 단맥 지지 의견과 달리 고중안은 『지리문정』의 내용을 근거로 “주산에 길이 생긴 것은 음의 절목이고, 앞에 다리가 있으면 양의 절목이니, 사람들 왕래 흔적의 많고 적음으로 입지의 길흉과 대소를 알 수 있으니, 발자취가 많으면 왕성한 자리이고 적으면 약한 자리”라는 이유를 들어 고갯길 폐쇄를 반대하였다(『세종실록』 12년 7월 7일).

『지리문정』에서 인용된 절목이라는 용어는 채성우의 또 다른 저서인 『명산론』제4편의 절목과 같았다. 『명산론』의 절목편에서는 입지를 구하는 방법은 조종산이나 부모산과 같이 근원인 산을 살펴야 하고, 산의 형세에서 생기가 왕성한 현무 봉우리야말로 가장 귀한 절목이며, 석맥이 번갈아드는 가운데 조종산이 우뚝 선 붕홍맥을 최고의 절목으로 간주하였다. 『인자수지』에서는 절목을 태조산·소조산·부모산·태·식·잉·육·입수 등의 격국이며 산을 보는 핵심 요소라 하였으니, 『지리문정』의 절목은 산수의 격국과 형상을 의미하였다.

세조대에도 헌릉 단맥 논의가 계속되어, 풍수학인들은 세종대 인용된 『지리문정』의 기록과 동일한 내용으로 헌릉 고갯길을 막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세조실록』 10년 4월 22일). 음택 뒤 현무가 훼손되면 자손들에게 좋지 않다는 단맥 논의는 이후에 얇은 돌을 깔아 맥도 보호하고 행인들의 왕래를 좀 자제시키는 절충안으로 일단락되었다.

『지리문정』은 능묘의 입지 판단 근거로도 활용되었다. 세종대 목효지는 빈궁(嬪宮)의 묘가 있는 안산의 입지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면서 『지리문정』을 인용하여 물의 근원인 혈을 범하게 되면 가장과 남자들에게 좋지 않고, 청룡의 맥과 물이 곧은 형국은 장자와 장손의 요절을 초래한다고 상소하였다(『세종실록』 23년 8월 25일). 중종대 희릉을 옮기도록 하였을 때 영의정·좌의정·우의정·육조 판서·판윤이 배석한 자리에서 『지리문정』의 “혈에 검은 돌이 있으면 흉하다.”는 내용이 관상감에 의하여 준거로 인용되었다(『중종실록』 32년 4월 25일).

『지리문정』은 궁궐의 입지 판단 근거로도 제시되었다. 세조대 경복궁 명당 논의에서 『지리문정』은 여타의 풍수서적과 함께 승문원 자리보다 경복궁의 입지가 더욱 좋다는 의견의 근거로 인용되었다(『세조실록』 10년 4월 22일).

서지 사항

『지리문정』의 판본은 현재 따로 전해 오지 않는다.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속대전(續大典)』
  • 『인자수지(人子須知)』
  • 김두규 역해, 『명산론』, 비봉출판사, 2002.
  • 김두규, 『조선 풍수학인의 생애와 논쟁』, 궁리, 2000.
  • 김두규, 『풍수학사전』, 비봉출판사, 2005.
  • 성주덕 편저, 이면우 외 역주,『서운관지』, 소명출판, 2005.
  • 한우근 외, 『역주경국대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5.
  • 이수동, 「조선시대 음양과에 관한 연구」, 원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3.
  • 장성규, 「『조선왕조실록』의 풍수지리문헌 연구-『청오경』·『금낭경』·『호수경』을 중심으로-」, 공주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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