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록(明義錄)

sillokwiki
Silman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18년 1월 8일 (월) 15:51 판 (XML 가져오기)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이동: 둘러보기, 검색



이 책은 1776년(정조 즉위년) 찬집청(纂輯廳)에서 김치인(金致仁) 등이 세손(世孫: 정조)의 대리청정(代理聽政)을 반대하던 홍인한(洪麟漢)·정후겸(鄭厚謙) 등을 사사(賜死)한 일을 기록한 역사서다.

개설

이 책은 정조가 1776년 왕위에 즉위하자, 그 입지에 장애가 되었던 홍인한과 정후겸 등을 곧 제거하고, 영조 대 『천의소감(闡義昭鑑)』의 예를 따라, 찬집청을 설치하는 한편 김치인 등으로 하여금 그간의 경위와 처분에 대한 기록들을 모아 편찬하게 한 것이다.

개별적인 정치적 사건에 대해 정부에서 공식 문헌을 간행하여, 처리를 마무리한 것은 영· 정조대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었는데, 영조대의 예로 노론· 소론의 분란에 대한 『천의소감』과 이인좌의 난 진압에 대한 『감란록(勘亂錄)』은 파격적이다. 또한 그 선포 대상이 한글을 이용하는 계층에까지 미친 것도 매우 특징적이다. 앞머리의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는 영조 말기의 대리청정을 둘러싼 정국을 담은 정조의 왕세손 때 일기인데, 홍인한 일파가 세손의 신상까지 위협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어 홍인한 등에 대한 정조의 명령인 ’어제윤음(御製綸音)‘이 실려 있다.

본문은 1775년(영조 51) 11월~1777년(정조 1) 4월의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의금부 기록, 신하들의 보고문이나 상소들 중에서 사건과 관계된 것들을 모으고, 조목별로 평을 달았다. 『속명의록』은 홍상범(洪相範) 등의 역모사건을 기록하고, 그에 대한 처벌사항과 평을 기록한 것이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정조의 명에 의해 간행되었다. 1777년(정조 1)에 정조 자신이 찬집청을 설치하고 김치인(金致仁) 등에게 편집하게 하였다. 이 때 정조도 적극 참여해, 수록 순위와 체제 등을 제시해 정유자(丁酉字)로 간행하였다.

서지 사항

2권, 권수(卷首), 합 3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활자본이다.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반엽광곽(半葉匡郭)은 24.8×17cm이다. 10행 18자의 주쌍행(注雙行), 상화문어마(上花紋魚尾)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5.5×22.8cm이며, 규장각, 장서각,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은 정조의 대리청정을 반대한 홍인한·정후겸 등을 역적으로 사사하고, 정조를 옹위한 홍국영(洪國榮)·정민시(鄭民始)·서명선(徐命善)의 충절을 선양한 뒤 이 사건의 전말을 공표하기 위해서 간행한 것이다.

내용은, 권1에 진명의록차(進明義錄箚)·진명의록전(進明義錄箋)·하찬집제신전교(下纂輯諸臣傳敎)·도승지홍국영소(都承旨洪國榮疏)·명의록범례(明義錄凡例) 등을 수록하였다. 이어서 1775년 11월 계사일부터 1776년 6월 갑자일까지의 기록이 실려 있다.

권2에는 1776년 6월 병인일부터 1777년 4월 갑진일까지의 기록을 실었다. 권1·2는 대리청정을 중심으로 사건의 전말을 『승정원일기』와 삼사(三司)의 기록 중에서 뽑아 편년체로 수록하였다.

권수(券首)에는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와 ‘어제윤음(御製綸音)’이 수록되어 있다. ‘존현각일기’는 1775년 2월 5일부터 다음해 2월 28일까지의 생활 기록으로 정조 자신의 일기 중에서 뽑은 것이다. 여기에는 대리청정 당시의 압박감과 불안감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어제윤음’에는 정조 즉위 직후인 1776년 8월 24일 홍인한·정후겸을 사사하기에 앞서 그들의 죄상이 실려 있으며, 이 책은 바로 이 윤음의 반포 직후에 편찬되었다. 책 끝에는 김종수(金鍾秀)의 봉교발(奉敎跋)과 편집에 참여한 신료들의 직함과 이름이 있다.

의의와 평가

정조의 즉위 당시를 전후한 정치 상황을 잘 나타내주는 책이다.

참고문헌

  • 김백철, 「정조 초반 『명의록(明義錄)』과 왕권(王權)의 위상-만들어진 이미지와 실상의 경계」, 『대동문화연구』 95권,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2016.
  • 김정자, 「英祖末~正祖 初의 政局과 政治勢力의 動向」, 『조선시대사학보』 제44집, 조선시대사학회, 2008.
  • 김준태, 「영조 vs. 사도세자, 살벌한 갈등의 시기 지혜로 뜻 이룬 위대한 재상도 있다」, 동아일보사, 2015.
  • 이근영, 「『명의록 언해(明義錄 諺解)』에 나타난 변통규칙 연구」, 『한말연구』 2권, 한말연구학회, 1996.
  • 최성환, 「정조대의 정국 동향과 僻派」, 『조선시대사학보』 제51집, 조선시대사학회,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