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원의(宮園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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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776년(정조 즉위)에 경모궁(景慕宮)과 영우원(永祐園)의 제향에 관한 각종 도설과 식례를 제정해 놓은 의례서이다.

개설

정조는 즉위하자, 비명에 죽은 아버지 장헌세자(莊獻世子: 사도세자)의 묘(廟)를 경모궁, 묘(墓)를 영우원이라 하고, 이곳에 대한 여러 가지 의식·절차를 제정, 김화진(金華鎭) 등에게 편수하게 하였다. 책은 모두 2책인데, 1책에는 궁원의도설(宮園儀圖說), 2책에는 전례(典禮)에 관한 절차를, 부록에는 궁(宮)· 원(園)에 관한 전교문자(傳敎文字)를 붙였으며, 책 끝에는 이복원(李福源)의 발문을 실었다. 영우원은 뒤에 현륭원(顯隆園)이라 고쳤으며, 장헌세자를 장조(莊祖)라 추존한 후 융릉(隆陵)이라 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궁원의(宮園儀)』는 조선왕실에서 왕족들을 위한 별도의 묘묘제(廟墓制)인 궁(宮)과 원(園)에 대한 의례인 궁원제(宮園制)를 왕실의례로 제도화하려는 목적으로 간인된 책 중의 하나이다. 장서각 등에 현전하는 『궁원의인(宮園儀引)』에는 1785년(정조 9) 교서관(校書館)에서 중간한 이 책의 간인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장황(粧䌙)을 마치고, 진상(進上)과 봉안(奉安)하기까지의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6년에 편성하여 1780년(정조 4)에 신간하였으며, 1785년에 중간하였다. 이 책은 편제(編題)·어제(御製)·도설(圖說)·좌목(座目)에 해당하는 63장을 목판으로 인출하였으며, 목록(目錄)·의주(儀註)·부록(附錄)·발(跋)에 해당하는 91장을 활자로 인출하였다. 또한 이 책은 경모궁 봉안건(奉安件)·봉모당(奉謨堂)·봉안건(奉安件)·진상건(進上件)·반사선(頒賜件)에 따라 장황 재료가 차별되었다. 경모궁의 책인장(冊印欌)에 봉안한 『궁원의』는 첩책지(貼冊紙)로 인출한 후 남대단(藍大緞)으로 장황하여, 왕실서책의 위격을 갖추었다.

『궁원의』는 정조가 사도세자에게 ‘장헌(莊獻)’이라는 존호를 추상한 후 궁원제를 적용하여, 경모궁(景慕宮)과 영우원(永祐園)으로 승격시킨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

서지 사항

2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임진자(壬辰字)이다. 광곽(匡郭),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반엽광곽(半葉匡郭)은 24.7×17.2cm이다. 10행 18자의 주쌍행(注雙行), 상이엽화문어미(上二葉花紋魚尾)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6.1×23.2cm이며, 장서각,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은 상·하 2책으로 각 책마다 ‘경모궁의’와 ‘영우원의’로 나누어져 있다. 상책은 어제 서문이 제일 앞에 놓이고, 다음의 ‘경모궁의’에는 궁우(宮宇)·향사반차(享祀班次)·설찬(設饌)·속절삭망설찬·작헌례설찬·봉안의물·제기·악기·무기·악·무·제복·척도, 『영우원의』에는 정자각·향사반차·설찬 항목을 수록하였다. 하책은 ‘경모궁의’가 총서·봉안규제·제향식례·궁사솔속·변사·시일·축식·악장·의주, ‘영우원의’가 총서·상설 규제·제향 식례·원사솔속·시일·축식·의주·부록 등으로 구성되었다.

서문은 1776년(정조 즉위)에 지은 어제이며, 규장각 직제학홍국영(洪國榮)이 썼다. 다음의 ‘경모궁’에서 궁우(宮宇)는 경모궁 전도(全圖)이다. 향사반차는 정당 앞에서의 참가 인원과 악무 및 기물 등의 배치도이다. 설찬은 제물을 차리는 그림과 설명이며, 속절삭망과 작헌례의 설찬이 별도의 항목으로 수록되었다. 봉안의물은 신의(神椅)와 신탑(神榻)의 그림과 설명이고, 제기는 제사에 사용되는 각종 기물들의 그림과 설명이다.

악기는 길례 때의 음악 연주에 사용하는 기물들로서, 3종으로 나누어 그림을 그리고, 그 설명을 덧붙였다. 무기(舞器)는 길례 때의 일무(佾舞)에 사용하는 무구(舞具)에 대한 그림과 설명으로서, 둑·약·적·검·창·궁·시 등이다. 악(樂)은 음악의 형태인 헌가(軒架)와 등가(登歌)의 구성 및 배치에 관한 그림과 설명이며, 무(舞)는 문무(文舞)와 무무(武舞)의 구성 및 배치에 관한 그림과 설명이다.

제복(祭服)은 전하 면복·세자 면복·문무관 관복으로 나누어, 국왕과 세자 및 문무관이 제사 때 입는 복식을 그림과 글로 설명한 것이다. 척도는 길이를 재는 자의 종류를 그림과 설명으로 나타낸 것으로서, 포백척반·주척전·영조척반·조례기척반 등이다.

‘영우원의’는 항목이 매우 적은 편이다. 정자각은 정자각 전도인데, 부속 건물로는 신주(神廚)만이 그려져 있다. 향사반차는 정자각 앞에서의 참가 인원의 위치를 나타낸 그림이다. 설찬은 제물을 차리는 그림과 설명이다.

하책의 ‘경모궁의’에서 총서는 경모궁의 약사이며, 봉안규제는 사당 내부에 봉안한 신장(神欌) 등 각종 기물의 배치 규칙이다. 제향식례는 복식과 헌관 등의 차출, 재계, 제기, 전향, 봉심 등에 관한 규식이다. 궁사솔속은 도제조 이하 소속 인원 구성이다. 변사는 제사의 위격을 말하며, 시일은 제사 날짜의 규정이다. 축식은 오향제와 작헌례의 축문이며, 악장은 제사 순서마다의 노래 가사이다. 의주는 제사 절차에 관한 세부 규정으로서, 오향친제의·작헌례의·전배의·오향섭사의·천신의 등을 수록하고 있다. ‘영우원의’는 각 항목의 성격이 ‘경모궁의’와 같으며, 그 외에 상설 규제는 원 주변의 상설 배치에 관한 규칙이며, 축식은 기신제와 절사의 축문이다. 의주는 전배의와 기신제의 등이다. 부록은 사도세자의 향사에 관한 각 기사들을 모아 놓았다. 끝에는 발(跋)이 있는데, 예조판서 이복원이 썼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정조는 준뢰(樽罍)와 일무(佾舞) 등을 종묘보다 한 등급을 낮추고, 다른 궁보다 높이도록 한 것이 자신의 부모에 대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 하였지만, 이는 왕권과 왕실의 지위를 유지하는 문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 고연희, 「황향선침-사소한 효행, 불후의 감동」, 동아일보사, 2015.
  • 정송이, 「경모궁 입지와 공간구성 변화에 관한 연구」, 한양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4.
  • 정해득, 「정조의 영우원·현륭원 원행에 대한 고찰」, 『조선시대사학보』 제75집, 조선대학교, 2015.
  • 황성연, 「『일득록』을 통해 본 정조의 선비 인식 고찰」, 경희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