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회옥편(韻會玉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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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 중기의 학자 최세진(崔世珍, 1468~1542)이 편찬하여, 1536년(중종 31)에 인간(印刊)한 옥편이다.

개설

『운회옥편(韻會玉篇)』은 조선 중종 때의 학자 최세진이 편찬하여, 1536년(중종 31) 왕명에 의하여 국비로 인간(印刊)·반포하였다. 『고금운회(古今韻會)』가 그 내용은 자세하나 해석이 너무 번잡하여 읽기 번거로웠기 때문에, 그 글자를 자형별(字形別)로 분류하여, 음과 뜻은 붙이지 않고, 운모(韻母)만을 붙인 체제로 수정·편찬하였다. 『사성통해(四聲通解)』의 보편(補篇)이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원(元)나라의 웅충(熊忠)이 찬수한 『고금운회거요(古今韻會擧要)』에 부수되는 옥편이며, 『사성통해』의 보조편으로 엮어진 것이다. 이 책은 이름이 『운회옥편』이기 때문에 세간에서는 운회를 송(宋)나라의 황공소(黃公紹)가 편찬한 『고금운회』를 가리키는 것이다. 오구라 신뻬이(小倉進平)의 『조선어학사』나 최현배(崔鉉培)의 『한글갈』이 모두 황공소의 『고금운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고금운회』가 황공소에 의해서 편찬된 것은 사실이나, 이 책이 간행되었는지 의문스러우며, 우리나라에서 세종 때부터 이용한 것은 웅충의 『고금운회거요』를 지칭하는 것으로 황공소의 『고금운회』를 참고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고금운회거요』는 세종의 언어정책에서 가장 중요시된 운서의 하나이며, 인조 때 이식(李植)이 복각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운회’ 또는 ‘고금운회’라고 하였는데, 『운회옥편』의 ‘운회’는 바로 이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책의 편찬 동기는 『고금운회』는 운(韻)에 의해서, 필요한 글자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여, 따로 자획에 의해서 찾을 수 있는 옥편식의 자서를 필요로 하였으므로, 『고금운회』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자의 배열을 찾기 쉽도록 자획에 따라 배열해서 이 옥편을 만들었다.

『운회옥편인(韻會玉篇引)』에서는 수록자(收錄字)를 『고금운회』에서 취하였다고 하였고, 『사성통해서(四聲通解序)』에서는 『사성통해』에서 취하였다고 하여,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사성통해』가 『고금운회거요』를 참조하여 가면서, 『사성통고』를 개찬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자류의 취사에 있어서 『고금운회거요』를 기준으로 하나, 『사성통해』를 기준으로 하나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의 체재는 한 면이 9행이며, 1행은 17자로 배열되어 있다. 자류는 부수에 따라 분류하고, 부수별로 다시 사성에 따라 먼저 평성을 배열하고, 차례로 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의 순서로 나눈 것이다. 그리고 자의 아래에는 자음과 자의를 달지 않았으며, 그 대신 각 자마다 아래에 세자(細字)로 소속된 운목(韻目)을 표시하여, 운서의 색인 구실을 하도록 하고 있다. 부수의 종류나 분류법은 중국의 자서(字書)들과는 다른 독특한 면이 있다.

서지 사항

2권 1책(99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사주쌍변이고, 반엽광곽은 23.6×17.2cm이다. 9행 17자의 유계, 대흑구, 상하흑어미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1.4×21.7cm이며,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최세진은 1536년에 이 책의 원고를 완성하였으며, 1537년(중종 32) 12월 이후에 2권 1책으로 이루어진 『운회옥편』 초간본이 간행되고, 1810년(순조 10)에는 중간본이 간행되었다. 그리고 『운회옥편』은 처음에는 독립적인 책으로 간행되었다가, 나중에는 『예부운략』에 ‘신편 직음 예부옥편’을 포함하여, 간행된 것처럼 『운회옥편』을 『고금운회거요』 30권 12책에 포함한 합질본으로도 간행되었다.

이 책은 ‘운회옥편범례(韻會玉篇凡例)’, ‘운회옥편인(韻會玉篇引)’, ‘운회운모목록(韻曾韻母目錄)’, ‘운회옥편부두목록상(韻會玉篇部頭目錄上)’, ‘운회옥편상(韻會玉篇上)’, ‘옥편부두목록하(玉篇部頭目錄下)’, ‘운회옥편하(韻會玉篇下)’로 이루어져 있다. 즉 범례, 인, 목록,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은 상하로 나뉘어져 있고, 목록은 운모 목록과 부두목 목록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부두목 목록은 다시 상하로 나뉘어져 있다. 표제와 내제는 모두 ‘운회옥편(韻會玉篇)’이다.

‘운회옥편인’의 끝부분에는 “가정15년월일절충장군첨지중추부사겸사복장신최세진(嘉靖十五年 月日折衝將軍僉知中樞府事兼司僕將臣崔世珍)”이라 하였으므로, 이 자전의 편찬자는 최세진이고, 1536년에 이 책의 원고를 완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권86 중종 32년(1537년) 12월 15일 경신(庚申)의 기록에서도 최세진이 『운회옥편』과 『소학편몽(小學便蒙)』을 가지고 들어와서, 중종에게 말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두 내용에 따르면, 『운회옥편』의 편찬자는 최세진이고, 『운회옥편』은 당시에는 아직 간행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그 전의 옥편들이 운(韻)에 의해서, 필요한 글자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하여, 따로 자획에 의해서 찾을 수 있는 옥편식의 자서를 필요로 하였으므로, 『고금운회』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자의 배열을 찾기 쉽도록 자획에 따라 배열해서 이 옥편을 만들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 강식진, 「조선의 운서 연구-『고금운회거요』를 중심으로」, 『인문논총』 제59호,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2003.
  • 박태권, 『국어학사논고』, 샘문화사, 1976.
  • 배윤덕, 『우리말 운서의 연구』, 성신여자대학교 출판부, 2005.
  • 안병희, 『최세진 연구』, 태학사, 2007.
  • 유창균, 『신고 국어학사』, 형설출판사, 1985.
  • 윤인현, 「<운회옥편>의 <고금운회거요>에 대한 색인성」, 중앙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86.
  • 이상도, 『최세진의 한어 교학에 대한 연구』, 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1995.
  • 전일주, 『한국 한자 자전 연구』, 중문,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