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모범(學校模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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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582년(선조 15) 이이(李珥, 1536~1584)가 왕명에 의하여 지은 교육 훈규서다.

[개설]ㄴ

이 책은 1582년 율곡 이이가 왕명을 받들어 『학교사목(學校事目)』과 함께 지어 바친 학교의 규범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학령(學令)의 미비한 점을 보충케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학(儒學)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밀도 높은 사상이 깃들어 있어, 여기에 간직된 사상이나 교육과정 정신은 이이에 그치지 않고, 조선시대 교육의 이상적(理想的)인 목표와 일반적인 준행의 지표가 되었다.

이 책은 내용은 모두 16조로 되어 있으며, 유학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하여 가장 포괄적인 사상이 담겨져 있다. 16조의 내용은 입지(立志), 검신(檢身), 독서(讀書), 신언(愼言), 존심(存心), 사친(事親), 사사(師事), 택우(擇友), 거가(居家), 접인(接人), 응과(應科), 수의(守義), 상충(尙忠), 독경(篤敬), 거학(居學), 독법(讀法) 등이다.

편찬/발간 경위

1582년에 대제학율곡 이이가 선조의 명을 받아, 다른 관료들과 논의하여, 16개 항으로 구성된 『학교모범(學校模範)』을 지어 올려 학령의 미비점을 보완한 것이다. 학문이란 일상에 행하는 일이 이치에 맞아야 하는 것으로 교육 목적 또한 참된 성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학문의 요점을 궁리, 거경, 역행이라 규정하고, 이는 곧 지(知), 정(情), 의(意)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참된 학문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참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문헌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지은 이이는 본관은 덕수(德水)이고, 자는 숙헌(叔獻)이며, 호는 율곡(栗谷)·석담(石潭)·우재(愚齋)이다. 1536년(중종 31) 12월 26일에 사헌부 감찰을 지낸 이원수(李元秀)와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의 셋째 아들로 외가가 있던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1548년(명종 3) 진사시에 13세의 나이로 합격했으며, 조광조의 문인인 휴암(休菴) 백인걸(白仁傑)에게 학문을 배웠다. 1554년(명종 9) 금강산 마가연(摩訶衍)으로 들어가 불교를 공부했으나, 이듬해 하산하여, 외가인 강릉으로 돌아와 자경문(自警文)을 짓고, 다시 성리학에 전념하였다. 자경문은 입지(立志)·과언(寡言) 등 11개의 조항으로 되어 있는데,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세운 것이다. 이후 많은 벼슬을 역임하였다.

그의 저술로는 『성학집요(聖學輯要)』, 『동호문답(東湖問答)』, 『경연일기(經筵日記)』, 『천도책(天道策)』, 『역수책(易數策)』, 『문식책(文式策)』, 『격몽요결(擊蒙要訣)』, 『만언봉사(萬言封事)』, 『학교모범』, 『육조계(六條啓)』, 『시폐칠조책(時弊七條策)』, 『답성호원서(答成浩原書)』 등이 있으며,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등의 문학 작품도 전해진다. 그의 저술들은 1611년(광해군 3) 박여룡(朴汝龍)과 성혼(成渾) 등이 간행한 『율곡문집(栗谷文集)』과 1742년(영조 18)에 이재(李縡)와 이진오(李鎭五) 등이 편찬한 『율곡전서(栗谷全書)』에 실려 전해진다.

서지 사항

1책(3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크기는 24.3×21.7cm이며,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은 16조로 되어 있는데, 당시 청소년의 교육을 쇄신하기 위한 것으로서, 학령의 미비한 점을 보충하였다.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가정 및 사회생활의 준칙까지 제시되어 있다.

내용 중 ‘입지’에서는 학문을 배우려는 자는 먼저 뜻을 세워 도(道)로써 자임(自任)할 것을 강조하였다. ‘독서’에서는 글을 읽을 때는 반드시 얼굴을 정숙하게 하고 단정히 앉아서 뜻을 한결같이 가져야 한다고 쓰고 있다. 한 가지 글이 익숙해진 다음에 비로소 다른 글을 읽을 것이며, 많이 보기만 힘쓰지 말고, 글의 깊은 뜻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글 읽는 순서는 『소학(小學)』을 먼저 배워 근본을 배양하고, 다음에는 『대학(大學)』과 『근사록(近思錄)』으로써 , 그 규모를 정하고, 그 다음에는 『논어(論語)』·『맹자(孟子)』·『중용(中庸)』 등 오경(五經)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사기(史記)』와 선현의 성리서(性理書)를 간간이 읽어 뜻을 넓히고, 식견을 정밀히 해야 함을 밝혔다. 글 읽는 중 여가에는 거문고·활쏘기·투호 등의 놀이는 좋으나, 장기·바둑 등 잡희는 공부에 방해가 되니, 가까이 하지 말 것을 경계하고 있다.

‘존심’에서는 배우는 자가 몸을 닦으려면, 안으로 마음을 바로잡아서, 외물(外物)의 유혹을 받지 않아야만 마음이 태연하여 여러 가지 잡념이 물러나고, 진실한 덕(德)에 나아갈 수 있음을 말하였다.

‘사사’에서는 스승의 말과 행하는 일에 의심나는 점이 있을 때는 모름지기 조용히 질문하여, 그 득실(得失)을 분별할 것이요, 곧 자기의 사견(私見)으로 스승을 비난해서는 안 되며, 옳은 도리를 생각하지 않고, 스승의 말만을 맹목적으로 믿어서도 옳지 못하다고 밝히고 있다.

‘택우’에서는 벗을 택할 때 모름지기 충성과 신의, 효도와 우애, 강직하고 방정한 선비를 선택하여 교우(交友)하되, 허물이 있으면 서로 경계하고 선행으로써 서로 권하고 충고하여 덕행을 닦아 벗의 인륜(人倫)을 다할 것이라고 하였다.

‘거학’에서는 학교에서의 모든 행동거지는 영(令)에 따라야 하고, 여럿이 함께 거처할 때에는 반드시 토론으로 견문을 넓히며, 예법에 맞는 몸가짐으로 가지런히 정돈하고 엄숙하여야 함을 밝혀 놓았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유교 정신에 뿌리를 둔 당시의 교육목표이자 학교교육의 준칙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전통사회의 교육관에 대하여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참고문헌

  • 정호훈, 「16세기 말 栗谷 李珥의 敎育論-『擊蒙要訣』『學校模範』을 중심으로」, 『한국사상사학』 제25집, 한국사상사학회, 2005.
  • 진윤수, 「栗谷의 『擊蒙要訣』과 『學校模範』에 나타난 體育思想」, 『한국체육사학회지』 제15권 제2호, 한국체육사학회, 2010.
  • 한영희, 「栗谷의 예절교육론 연구-『擊蒙要訣』과 『學校模範』을 중심으로」, 성균관대학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