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을(馬太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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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어학교(法語學校) 교사로 벨기에 명예영사와 조선총독부체신국 촉탁을 역임한 프랑스인.

개설

마태을은 마르텔[Emil Martel]의 한자식 표기이다. 마르텔은 부친의 뜻으로 청국 천진(天津)에서 중등교육을 마친 후, 프랑스로 건너가서 쌩 에띠엔느 광산학교(École des Mines de Saint-Étienne: Accueil)를 졸업하였다. 졸업 이후 마르텔은 청국 상해 해관에서 근무하였으며, 1894년 7월에 조선 제물포로 이주해서 무역업에 종사하기도 하였다.

1895년에 조선 정부는 법어학교를 설립하면서, 조선 주재 프랑스 공사 르페브르(G. Lefevre)에게 프랑스어 교사 추천을 의뢰하였다. 르페브르는 조선에 머물고 있던 마르텔을 추천하였으며, 1895년 10월에 마르텔은 조선 정부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법어학교의 교사로 임용되었다. 이후 마르텔은 법어학교 교사 및 1908년에 외국어 학교의 합병으로 탄생한 관립한성외국어학교 법어부 교사로 재직하였다. 그러다가 1911년 11월에 일본 칙령에 의해서 관립한성외국어학교가 폐교됨에 따라 프랑스어 교사 생활을 마감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마르텔은 동원령에 의해서 프랑스로 귀국해서 참전하였으며, 전쟁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경성제국대학 예과와 동성상업학교의 프랑스어 강사와 벨기에 명예영사, 조선총독부체신국 촉탁을 역임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마르텔은 1943년에 천진으로 추방되기도 하였으며, 1947년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살다가 1949년에 서울에서 사망하였다.

가계

마르텔의 부친은 요코하마에서 프랑스 세관원을 역임한 알퐁소 마르텔(Alphonse Martel)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모친은 일본인 루이스 곤도(Louise [近藤])였다. 마르텔의 장인인 프란츠 에케르트는 독일인 해군 군악대에서 근무한 군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서 독일 군가 및 서양 음악을 일본에 보급하였으며, 1880년에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작곡하기도 하였다. 1901년에 한국에 도착한 프란츠 에케르트는 서양 음악을 보급하고, 1902년에는 대한제국 국가를 작곡하였다.

활동 사항

법어학교는 조선 정부가 설립한 관립학교였지만, 마르텔은 학교 설립 초기부터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하였다. 조선 정부의 재정 부족으로 법어학교의 운영이 어려움을 겪게 되자, 마르텔은 주한 프랑스 공사관과 알리앙스 프랑세즈(Alliance Francaise)를 통해서 경제적 지원을 받았으며, 본인의 개인 재산을 학교 운영에 보태기도 하였다. 법어학교 교과목에 프랑스어, 한국어-프랑스어 번역교육 및 일반 교과과정 이외에 우편 사무 등의 취업 과정을 편성하였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한국 내 프랑스의 영향력이 증대하자, 1900년을 전후로 법어학교의 입학생이 증가하기도 하였다.

마르텔은 법어학교 교사 이외에 고종의 비공식적인 밀사로 활약하였다. 1900년 마르텔은 궁내부의 위탁을 받아서 특파원 자경으로 천진으로 건너가서 의화단 사건 관련 정보를 고종에게 전보로 보고하였다. 1903년에는 고종은 마르텔을 박문원(博文院) 찬의(贊議)로 임명함으로써(『고종실록』 40년 2월 3일), 마르텔을 한국의 중립화를 위한 외교교섭에 밀사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실제 마르텔은 이용익의 지휘 아래 고종의 전시국외중립을 선포하는 업무에 참여하였으며, 1904년 10월에 상해로 건너가서 고종의 측근으로 망명해 있던 현상건을 만났다. 1905년에 마르텔은 고종이 러시아·프랑스 정부에 보내는 밀서를 휴대하고 중국으로 가기도 하였다. 마르텔은 주한 러시아 공사 파블로프가 조직한 것으로 알려진 상해 러시아 정보국과 고종의 연락 내지는 비밀첩보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을사늑약 체결 무렵에는 천진 주재 한국 영사관 부지가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기도 하였다.

묘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묘지.

상훈 및 추모

1906년 대한제국 훈5등 태극장(太極章)

참고문헌

  • 『법어학당교사합동(法語學堂敎師合同)』
  • 小坂貞雄, 『外人の觀たる朝鮮外交秘話』, 朝鮮外交秘話出版會, 1934.
  • 백옥경, 「대한제국기 법어학교 교사 에밀 마르텔(Emile Martel)의 활동」, 『역사와 담론』 76, 2015.
  • 이광숙, 「대한제국 법어학교에 관한 연구」, 『어학연구』 48, 2012.
  • 홍순호, 「에밀마르텔의 생애와 활동」, 『교회와 역사』 93, 1983.
  • 김현숙, 「한국 근대 서양인 고문관 연구(1882~1904)」,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