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鹽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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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식 제염 방식으로 설치된 생산 시설의 하나.

개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소금 채취 방식은 바닷물을 끓이거나 증발시키는 방법밖에 없었다. 20세기 이전에는 천일제염 방식이 없었고, 자염(煮鹽)이라는 표현대로 가마에 짠물을 담아 끓이는 방식만 있었다. 이른바 전오제염(煎熬製鹽)이 그것이었다. 전오제염에는 바닷물을 직접 끓이는 방식과 염전을 만들어 염분 농도가 높은 함수를 만들고 이를 끓이는 염전식 제염(鹽田式製鹽) 방식이 있었다. 염정은 염전식 제염 방식을 취할 때 필요한 시설로, 소금기를 많이 품은 함수를 모아 놓는 곳이었다.

내용 및 특징

염전식 제염 방식은 크게 염분 농도가 높은 함수를 만드는 채함작업(採鹹作業)과 함수를 넣어 가열해서 소금을 얻는 전오작업(煎熬作業)으로 나뉘었다. 채함작업은 우선 염전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였다. 염전식 제염 방식에서 염전은 천일제염처럼 다져진 지반 위에 평탄한 표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갯벌을 그 자체로 이용하거나 갯벌에 흙을 깔아서 만들었다. 통상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조금 즈음에 소와 농기구를 이용해 3~4일간 갯벌을 갈면서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갯벌 흙의 염분 함유 농도를 높였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염분 함유 농도가 높은 갯벌 흙을 함토(鹹土)라고 하였다. 이어 구덩이를 파서 나무를 걸치고 다시 그 위에 솔가지를 올려 체의 역할을 하게 한 다음, 그 위에 함토를 쌓아 올렸다. 이렇게 함토를 쌓아 올리고 밑에 구덩이가 있는 곳을 섯등이라고 하였다. 그 섯등에 바닷물을 부으면, 함토에 머금은 소금기와 바닷물이 섞이면서 더욱 염도가 높아진 함수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함수는 밑의 구덩이와 연결된 관을 통하여 한 곳으로 모이게 되었다. 이렇게 함수가 모이도록 만들어 놓은 구덩이가 염정이었다. 바닷물은 소금의 농도가 3% 내외인데 비하여, 이렇게 얻어진 함수의 염분 농도는 20% 내외였다.

함수를 채취한 뒤에는 사리에도 물이 차지 않도록 지반을 돋아 놓은 곳에 설치해 둔 가마로 함수를 가져다 끓여서 소금을 얻었다. 바닷물보다 7배 정도 소금 농도가 높기 때문에 함수를 가열하여 소금을 얻는 데 상대적으로 작은 화력으로도 가능하였다.

참고문헌

  • 신지현, 「염업」, 『한국사』 10, 국사편찬위원회, 1977.
  • 유필조, 「17, 18세기 전반 염업 발전과 염분사점」, 『한국사론』 36, 한국사학회, 1996.
  • 최성기, 「조선시대 염전식 자염 : 동해안(영해)을 중심으로」, 『안동문화』 6, 안동대학교 안동문화연구소, 1985.
  • 홍금수, 「18·19세기 줄포만의 자염-염장의 분포와 자염법」,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3.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