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교서(卽位敎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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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새 왕이 즉위할 때 반포하는 교서(敎書).

개설

조선시대에 왕의 즉위 의식은 계승의 형식에 따라 수선(受禪), 사위(嗣位), 반정(反正) 등으로 구분되었다. 즉위 의식을 통칭하여 등극(登極)이라 하였는데,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다는 의미이다. 수선은 선왕으로부터 직접 자리를 맡아 달라는 부탁, 즉 선위교(禪位敎)를 받고 왕위에 오르는 일을 가리킨다. 선위(禪位) 또는 선양(禪讓)이라고도 했다. 사위는 선왕이 세상을 떠난 후 미리 정해졌던 세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것이다. 반정은 부덕한 왕을 물러나게 한 후 추대에 의해 새 왕이 등극하는 것이다. 모든 즉위식에서는 새 왕의 즉위를 축하하는 하례를 거행한 다음에 즉위 후 새 왕의 이름으로 선포되는 최초의 교서를 내리는 의식을 행하였다. 이때 내려진 교서를 즉위교서라고 한다.

내용 및 특징

어떤 형식의 즉위식이든 즉위식의 절차는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첫 번째 단계는 선왕이나 선후(先后)로부터의 왕위를 전한다는 전교와 함께 대보(大寶)를 받는 책명(冊命) 의식이다. 사위의 계승일 때에도 왕세자가 최복(衰服)을 벗고 면복(冕服)을 갖추어 입은 후 빈전 문 밖에서 책명 의식을 거행했다. 두 번째 단계는 새 왕의 즉위를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조회 의식이다. 조정 백관들이 모인 조정에서 새 왕이 즉위하고 이들의 하례를 받았다. 사위 의식의 조회 의식은 축하 전문을 올리는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문무백관이 4번 절하고, 3번 고두례를 행한 후 천세(千歲)를 외치는 산호(山呼) 의식으로 간단하게 마무리된다. 세 번째 단계가 새 왕의 즉위를 방방곡곡에 알리는 교서를 내리는 의식이다. 수선에 의한 즉위일 때에는 왕이 있는 자리에서 교서를 선포하고 이를 교서안(敎書案)에 둔 후 사배(四拜), 삼고두례(三叩頭禮), 산호를 행한 후 물러나는 교서 반강(頒降) 의식을 거행했다. 사위에 의한 즉위일 경우에는 교서를 반강할 때 어좌를 흰 것으로 고쳐서 설치하고, 사왕은 참석하지 않은 채 권정례(權停禮)로 의식을 거행했다. 즉위교서에는 선왕을 이어 새로 즉위하게 된 사실을 알리고, 왕대비와 왕비를 높여서 대왕대비, 왕대비로 삼는 등 왕실 어른들에 대한 달라진 예우를 설명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또한 새롭게 시작하는 처음에 크게 화해한다는 의미에서 사면령을 포함하였다. 태종이 즉위한 후 내린 즉위교서에는 즉위일 이전에 행해진 범죄를 대상으로 하되 모반, 대역, 조부모나 부모를 죽인 것, 처첩이 남편을 죽인 것, 노비가 상전을 죽인 것, 고의로 사람을 죽이기를 꾀한 것, 독으로 사람을 죽인 것, 환각이나 주술로 사람을 죽인 것,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 자는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사면 조치는 이미 형이 결정되었거나 되지 않은 경우를 모두 포함하였다(『정종실록』 2년 11월 13일).

참고문헌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춘관통고(春官通考)』
  • 김지영 외, 『즉위식, 국왕의 탄생』, 돌베개, 2013.
  • 김지영, 「조선시대 사위의례에 대한 연구」, 『조선시대사학보』61, 2012.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