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성통해(四聲通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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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년(중종 12) 최세진(崔世珍)이 편찬한 중국본토자음용(中國本土字音用) 운서.

개설

『사성통해(四聲通解)』는 1517년(중종 12) 최세진(崔世珍)이 편찬한 중국본토자음용(中國本土字音用) 운서다. 이 책은 『홍무정운역훈(洪武正韻譯訓)』(1455)의 음계를 보충하고, 자해(字解)가 없는 신숙주(申叔舟)의 『사성통고』를 보완하기 위해 편찬되었다.

수록된 한자의 배열은 『홍무정운』보다 4운(韻)이 많은 80운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각 운에 속하는 한자는 『사성통고』와 마찬가지로 먼저 자모(字母)순으로 분류하고, 같은 자모에 속하는 한자는 사성(四聲)순으로 나열하였다. 각 소운(小韻)의 대표자(代表者)는 『홍무정운역훈』의 그것과 거의 같으며, 소운 대표자 앞에 그 자음(字音)을 한글로 표음하고, 때로는 속음을 병기하는 방식도 같았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홍무정운역훈(洪武正韻譯訓)』(1455)의 음계를 보충하고, 자해(字解)가 없는 신숙주(申叔舟)의 『사성통고』를 보완하기 위해 편찬되었다. 최세진의 서문에는, 먼저 『홍무정운역훈』의 수록자를 대폭 보충한 『속첨홍무정운(續添洪武正韻)』을 짓고, 이것을 『사성통고』 형식으로 개편하여, 『사성통해』를 지었는데, 그가 따로 지은 『노박집람(老朴輯覽)』도 참고하면서 4년간에 걸쳐 원고를 일곱 번 고쳤다고 되어 있다.

서지 사항

2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활자본이다. 크기는 세로 34.5㎝, 가로 21.2cm이며,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원간본(原刊本)은 전하지 않는다. 을해자(乙亥字)로 된 복각본(覆刻本)으로서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 것으로 보이는 목판본이 일본의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고, 1614년(광해군 6)의 목활자본과 1654년(효종 7)의 목판본이 규장각도서에 있다. 국내에서는 1614년판을 서울대학교 국문과에서 영인(影印)하였다.

구성/내용

『사성통해(四聲通解)』는 최세진이 『홍무정운(洪武正韻)』을 토대로 하여, 표제자의 뜻풀이가 없는 『사성통고(四聲通考)』의 미비점을 보완하여, 실제로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1517년에 2권 2책으로 편찬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사성통고』의 표제자를 삭제하기도 하고, 또 수록되어 있지 않은 한자들을 2,636자를 첨가하여 모두 13,124자를 수록하였다. 그리고 『사성통고』의 형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속음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평성, 상성, 거성, 입성에 속한 모든 표제자의 발음을 한글로 제시하였다.

『사성통해』에서 뜻풀이는 대부분 한자로 기술하였는데, ‘금속호(今俗呼)’라고 이름을 붙인 당시에 사용했던 우리 말 어휘 470개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어휘는 최세진의 『훈몽자회』(1527)의 자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성통해』는 ‘사성통해 서’, ‘운모정국(韻母定局)’, ‘광운36자모지도(字母之圖)’, ‘운회 35자모지도’, ‘홍무운 31자모지도’, ‘범례 26조’, ‘사성통해 상’, ‘사성통해 하’, ‘사성통고 범례’, ‘번역노걸대 박통사 범례’, ‘동정자음(動靜字音)’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홍무정운』의 반절은 옮겨 적지 않고, 한글로 표음한 『홍무정운역훈』의 음을 그대로 옮겨 적어 정음(正音: 홍무정운음)과 속음(俗音: 15세기 중국북방음)이라 했고, 때로는 최세진이 관찰한 16세기의 북방음을 금속음(今俗音: 중원음운음과 같음)이라고 표기하였다. 따라서 『홍무정운역훈』과 『사성통해』는 정음과 속음의 음계가 같고 전탁음을 유지하고 있는 정음ㆍ속음의 31성모, 76운목(『사성통해』는 80운목), 운모 중성도 같다.

둘째, 이 책에서는 중국의 조기관화(早期官話)에서 이미 소실된 입성운미(入聲韻尾)를 그대로 반영하여, 『홍무정운역훈』의 정음과는 달리, 정음에서도 입성운미를 표시하지 않았다.[약운(藥韻)의 정음만 ‘ㅸ’ 운미 표기]. 또한 『홍무정운역훈』에서는 정음입성운미로 ‘ㄱㆍㄷㆍㅂ’을 표기했고, 속음의 입성운미는 ‘ㆆ’(약운만 ‘ㅸ’)이었는데, 『사성통해』의 속음도 이와 같다.

셋째, 수록자의 자순(字順)은 『홍무정운역훈』ㆍ『사성통고』와 달랐고, 소운 대표자도 다르며, 때로는 『홍무정운역훈』ㆍ『사성통고』의 소운을 통합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최세진이 『몽고운략(蒙古韻略)』ㆍ『고금운회거요(古今韻會擧要)』ㆍ『운학집성(韻學集成)』과 『중원아음(中原雅音)』ㆍ『고운지음(古韻之音)』 등을 참고로 하여, 『사성통해』를 지을 때 『홍무정운』과 『몽고운략』에서 음이 같은 글자부터 수록했기 때문이다.

넷째, 이 책에서는 정음ㆍ속음ㆍ금속음 이외에 ‘몽고운략음’ㆍ‘운회거요음’ㆍ‘중원음운음’ 등을 표기하기도 하였다.

다섯째, 자석은 주로 『고금운회거요』에서 취했는데, 자석 가운데에는 451여 단어에 걸쳐 물명(物名) 등을 국어로 기록하기도 했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홍무정운역훈』 이래로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여, 15ㆍ16세기 북방음을 정리함으로써, 당대에 일어난 여러 중요한 변화들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로 된 자석(字釋)도 있어, 국어사의 연구 자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또한 한어음을 한글로 전사한 것은 성운학(聲韻學)적 지식이 필요하지만, 당대의 한글 자음과 모음의 음가를 추정하는 데 이용될 수 있어, 주로 음운사 연구에 중요한 바탕이 되는 자료이다.

또 이 책은 한글로 표음(表音)된 운서로서 중국어, 특히 근세 북방음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로 된 자석(字釋)도 있어 국어사의 연구 자료로도 이용되고 있다.

참고문헌

  • 강신항, 『사성통해연구』, 신아사, 1973.
  • 안병희, 「중세어의 한글자료에 대한 종합적 고찰」, 『규장각』 3, 서울대학교, 1979.
  • 유창균, 『몽고운략과 사성통고의 연구』, 형설출판사, 1975.
  • 유창균, 「사성통고재구의 실제적 문제」, 『어문학』 28, 한국어문학회, 1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