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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0일 (일) 00:29 기준 최신판



조선의 의장물 중 하나로 기에 ‘영(令)’ 자를 써 넣어 왕의 군령권을 상징한 사각형의 기(旗).

개설

군에 대한 명령권은 군주의 고유한 권한에 속하는데, 영자기는 이러한 군왕의 군령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의장기였다. 영자기는 특별한 장식을 하지 않은 사각기 가운데 명령을 뜻하는 ‘영(令)’ 자를 써 넣은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왕의 의장에서는 그 규모에 상관없이 2기가 사용되었다. 특히 왕 의장으로 사용될 경우, 꼭 고자기(鼓字旗)금자기(金字旗)와 함께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진군 및 퇴군의 신호로 쓰였던 북과 징을 기로 상징화한 것으로 이들은 모두 군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드러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영자기 등의 기들은 군 지휘에 대한 왕권을 상징하는 장치로만 사용되었고, 실제 군 지휘는 다른 장치들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왕세자 의장의 경우에도 영자기가 2기 사용되었는데, 이때에는 고자기와 금자기는 함께 사용되지 않았다.

연원 및 변천

조선의 의장은 고려시대의 의장을 참조하고, 여기에 중국 역대 제도 및 명나라의 의장제를 참고하여 만들어졌다. 그런데 고려 의종대의 의장을 기록한 『고려사(高麗史)』에서는 영자기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원사(元史)』에 기록된 원나라의 의장물에서는 영자기가 보이고 있어, 이것이 고려후기 무렵 고려에 도입되고 이후 조선의 의장물로 남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형태

조선의 의장물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는 『세종실록』「오례」 및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를 참조해 보면, 영자기는 윗변이 좀 더 긴 사각형 모양이며, 바탕은 푸른색이고 그 가운데 영(令) 자를 써 넣은 간결한 모습으로 되어 있다(『세종실록』 오례 가례 서례 노부 노부의 예2). 한편 덕수궁에서 발견된 몇 종의 영자기는 모양이 직사각형인 것도 있으며, 적색 바탕에 글씨가 흑색으로 쓰인 것도 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원사(元史)』
  • 백영자, 『조선시대의 어가행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1994.
  • 강제훈, 「조선전기 국왕 의장제도의 정비와 상징」, 『사총』77, 2012.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