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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월) 15:49 기준 최신판



이 책은 고려 충숙왕 2년(1315)에 제관(諦觀) 법사가 천태종(天台宗) 사상을 요약한 고려의 문헌이다.

개설

이 책은 1315년(충숙왕 2) 5월에 기복도감(祈福都監)에서 이전의 판본을 고쳐, 인출한 것이다. 『불조통기(佛祖統記)』에는 이 책에 대하여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그에 의하면, 제관은 960년(광종 11)에 천태종 계통의 서적을 전하기 위하여 오월(吳越)에 갔다가, 중국 천태종 제15조인 의적(義寂, 919∼987)의 강의에 감명을 받고서 그의 문인이 되었다. 그 뒤 천태학을 익히고 널리 알린 지 10년 만에 입적(入寂)하였는데, 입적한 뒤에 주변 사람들이 그의 집에 있던 낡은 상자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뚜껑을 열었더니, 이 책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의천(義天, 1055∼1101)의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 『사교의(四敎儀)』 1권이 수록되었다. 이 목록에는 정각(淨覺)이 지은 『사교의과(四敎儀科)』 1권, 종의(從義, 1042∼1091)의 『사교의과』 1권과 『사교의집해(四敎義集解)』 3권, 종진(從陳)의 『강의(講義)』 3권, 작가를 알 수 없는 『문답(問答)』 1권과 『지위집해(地位集解)』 1권이 수록되었다. 또한 조선시대에 승려 언기(彦機, 1581∼1644)의 저술인 『편양집(鞭羊集)』의 ‘선교원류(禪敎源流)‘에서 이 책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 조선 중기에도 이 책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편찬/발간 경위

제관 법사의 명저라고 할 수 있는 『천태사교의』가 무엇에 기초해 찬술되었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예로부터 그가 스스로 이 책의 마지막에서 언급하고 있는 데서, 『법화삼대부』와 『유마경소』 등을 참조한 것으로 보이고, 『법화삼대부』 가운데에서도 『법화현의』를 가장 많이 참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하여 『천태사교의』와 『법화현의』와의 관계는, 『천태사교의』에서는 ‘오시(五時)’와 ‘화의사교(化儀四敎)’를 함께 설명하는데, 이것은 『법화현의』의 교상장(敎相章)과 관계하고, 또한 화법사교(化法四敎)는 그 행위설(行位說)을 『법화현의』의 위묘(位妙)단과 관련을 맺고 있다.

장교는 『법화현의』 위묘 가운데 삼초(三草)를, 통교는 소목(小木)을, 별교는 대목(大木)을, 원교는 최실위(最實位)를 따르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방편과 정수는 『법화현의』보다는 『마하지관(摩訶止觀)』을 따른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관심(觀心)을 중시하는 데 반해, 『천태사교의』에서는 ‘이십오방편(二十五方便)’에서 관심을 제외한 것은 매우 특이하다.

이처럼 『천태사교의』는 원융관심을 배제하고 있으며, 격력(隔歷)적으로만 설명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큰 특색이다. 그것은 아무래도 『팔교대의(八敎大意)』의 ‘차제성(次第性)’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천태사교의』와 『법화현의』의 관계성이 두드러지는 부분은 바로 오시와 화의사교로 조직되어 있는 ‘교상론’이다. 비록 설명에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그 ‘교상론’이 ‘개현론(開顯論)’이라는 점에서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화법사교도 『천태사교의』는 『법화현의』 위묘(位妙)와 관련을 보이는데, 비록 설명상의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고 해도, 계위를 통해 강조한 원돈(圓頓)의 점차설(漸次說)점은 일치한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천태사교의』와 『법화현의』의 관계는 직접적인 광략의 관계는 아닐지언정, 『천태사교의』 마지막에서 언급하는 바와 같이 『법화현의』를 원안으로 하여 참조하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서지 사항

1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크기는 24.5×16.5㎝이며, 광곽(匡郭)은 18.1×13.2㎝이다. 사주단변(四周單邊)이고, 9행 17자의 무계,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를 갖추고 있고, 경기도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은 ‘제법실상일념삼천’의 요지를 표현하려고, 천태종 창시자인 천태(天台) 지의(智顗, 538∼597)가 제시한 교판론(敎判論)과 수행론(修行論)을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다. 곧 ‘천태학’의 요지를 ‘교(敎)’와 ‘관(觀)’의 2문(門)으로 보고, ‘오시팔교(五時八敎)’의 개요를 간추려 해설하면서, 관심(觀心)의 25방편(方便)과 10승관법(乘觀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시팔교’는 지의가 부처의 ‘일대시교(一代示敎)’를 분석하고, 교학을 총정리하여, 새로운 체계를 세운 것으로 『법화경(法華經)』의 신해품(信解品)과 『열반경(涅槃經)』의 오미(五味), 『화엄경(華嚴經)』의 삼조(三照)의 비유에 근거를 두어, 오시와 팔교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오시’는 석가여래의 49년 간 설법을 화엄(華嚴)·녹원(鹿苑)·방등(方等)·반야(般若)·법화열반(法華涅槃)의 순서로 정리한 것이고, ‘팔교’는 석존의 교리와 가르침인 화법사교와 화의사교를 합한 것이다. 또한 교법(敎法)을 화법사교에 따라 각각 장(藏), 통(通), 별(別), 원(圓)으로 분류하였다. 관심법(觀心法)에 대해서는 『마하지관(摩訶止觀)』의 25방편과 10승관법에 근거하여, 간략히 서술하고 있다. 하권은 현재 전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여러 고승의 교상판석(敎相判釋)과 종지가 수록되었다고 전한다.

의의와 평가

이 책은 복잡하게 조직된 천태 지의의 교판설에 비해 알기 쉬우면서도 간결하고, 이 책을 익힌 뒤에 경전을 읽으면, 여러 가지 번뇌설(煩惱說)과 수행계위설(修行階位說) 등을 체계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천태학의 입문서이자, 불가(佛家)의 기초 교재로 오늘날까지 활용되고 있다. 기복도감에서 다소 뒤에 찍어 낸 판본이지만, 본문을 완전하게 판독될 수 있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서지학, 사학, 천태종 및 불교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참고문헌

  • 關口眞大, 『天台敎學の硏究』, 대동출판사, 1978.
  • 문화재관리국, 『동산문화재지정보고서: 1990지정편』, 문화재관리국, 1991.
  • 원각불교사상연구원, 『한국 천태종사』, 원각불교사상연구원, 2010.
  • 이영자, 『천태불교학』, 불지사, 2001.
  • 지창규, 「天台四敎儀(천태사교의)와 法華玄義(법화현의)」, 『불교학보』 제63집,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