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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월) 15:49 기준 최신판



이 책은 1799년(정조 23) 왕명에 의하여 내의원(內醫院) 수의(首醫)였던 강명길(康命吉)이 편술한 의서(醫書)다.

개설

이 책은 1799년에 정조의 명령을 받고, 내의원의 수의인 강명길이 펴낸 의학서적이다. 모두 8권 5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목판본이다. 이 책의 머리말은 내의원 도제조(都提調)이자, 좌의정인 이병모(李秉模)가 썼다. 이 책은 『단계심법(丹溪心法)』, 『경악전서(景岳全書)』, 『의림촬요(醫林撮要)』, 『동의보감(東醫寶鑑)』 등 모두 21개의 서적을 인용하고 있지만, 각 항목의 분류 방법은 주로 『동의보감』의 ‘내경편(內景篇)’·‘외형편(外形篇)’ 및 ‘잡병편(雜病篇)’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약방문들의 출전도 『동의보감』에서 많이 인용하였다. 그러나 이 책에 새로 증보된 ‘양로(養老)’·‘약성가(藥性歌)’ 등은 『동의보감』에는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간행 후 널리 보급되었으며, 청(淸)나라에까지 건너가, 8권 7책으로 발간되기도 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정조가 춘저(春邸: 세자 시절 살던 저택)에 있을 때 10년 동안 시탕(侍湯: 부모의 약시중을 들음)하면서, 조석으로 맥결(脈訣: 진맥의 비결)과 약론(藥論)·의리(醫理)를 연구하며, 고전의방서 및 역대 한방서들을 열람하던 중 대표적 의서인 허준(許浚)의 『동의보감』에도 빠진 것이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내의원에 명하여 모든 의방들을 채집하게 하여, 『제중신편(濟衆新編)』 8권, 목록 1권을 편성시킨 뒤에 주자소(鑄字所)에 보내어, 각판인반(刻板印頒: 판각하고, 인쇄하여 널리 배포함)하게 하고, 내의원 도제조이며 좌의정인 이병모에게 서문을 쓰게 하였다고 한다.

각 항목의 분류방법은 주로 『동의보감』의 ‘내경편’·‘외형편’ 및 ‘잡병편’에 의거하였으며, 약방문들의 출전도 『동의보감』에서 많이 인용하였다. 그러나 이 책에 새로 증보된 ‘양로’·‘약성가’ 등은 『동의보감』에는 없는 것이며, 특히 내의원의 상비약방들은 내국방(內國方)으로서, 자세히 첨부시켜 왕실 내의원 전용 약방들을 민간에까지 보급시켰고, 더러는 자가경험의 치방(治方)들을 부기하였다.

내용에는 『동의보감』 가운데서 상용(常用)의 의방(醫方)들을 발췌하여, 풍한(風寒)·서습(暑濕)·조화(燥火)·내상(內傷)·허로(虛勞)·신형(身形)·정(精)·기(氣)·신(神)·혈(血)·몽(夢) 등 70여 목(目)에 걸쳐 그 맥법(脈法)을 든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병증(病症)을 분류하여, 주로 『동의보감』의 방문(方文)을 채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양로(養老)의 편(編)과 약성가(藥性歌) 1편을 새로이 추가하였는데, 약성가는 주요 약물의 효용을 4언 4구로 엮어, 기억하기에 편하게 한 것으로 ‘원삼백삼수(元三百三首)’와 ‘증팔십삼수(增八十三首)’로 되어 있다. 또한 약물의 이름을 한글로 풀이해 놓았다.

서지 사항

8권 5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판본이다. 사주쌍변이고, 반엽광곽은 34.8×22.4cm이다. 10행 21자의 유계, 상2엽화문어미를 갖추고 있고, 크기는 34.8×22.4cm이며, 한독의약박물관,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고, 박종국이 개인소장하고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의 간행과 반사(頒賜)에 대해서는 서(序)·발문(跋文), 『홍재전서(弘齋全書)』, 『일성록(日省錄)』,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주자소응행절목(鑄字所應行節目)』, 『내각일력(內閣日曆)』 등의 관련 기록을 수집하여 분석하고, 사실을 밝혔다. 이 책은 1799년(정조 23) 완성되어, 주자소에서 간행하여, 전의감(典醫監)에 내려졌으며, 이 책의 판목 조성에 동원된 각수(刻手)는 서울, 평양, 전주 세 지역에서 46명이 참여하였다. 조성된 판목은 주자소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이 책의 편차는 『동의보감』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데, 『동의보감』은 양생(養生)·생리(生理)·병리(病理)·약물(藥物)·치료학적인 종합서인 반면에 이 책은 풍한서습조화(風寒署濕燥火)에서 소아(小兒)·두진(痘疹)·마진(痲疹)·양로(養老)·약성가(藥性歌)로 이루어져 실지 임상적인 측면을 더 강조하였고, 이러한 편차는 이후 『방약합편(方藥合編)』의 편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 책은 『동의보감』을 주본으로 하여 편차를 따르고 있으나, 내용은 의학입문의 내용을 위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동의보감』·『의학입문』·『만병회춘』 등을 비롯한 국내외 의서 21종을 참고하여 요점만을 취하고, 경험담을 덧붙여 임상에 편리하도록 서술한 것이다.

이 책에는 강명길 자신의 견해와 치료방법들을 <신증(新增)>이라고 표시하여, 다수가 기록되어 있다. 특히 신중관견에서 임상을 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밝혀 둔 것 등이 허준의 『동의보감』과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내국처방(內局處方)이 모두 36개가 나오는데, 그 중에는 『동의보감』의 처방명은 같으나, 처방내용이 다른 것도 있고, 처방은 같으나, 한· 두 가지 약재만을 가미만 한 것도 있으며, 내국에서 『동의보감』에 없는 처방내용을 별도로 만든 것도 있고, 『동의보감』의 제법내용과 다른 것도 있는데, 회귀하고 중제(重劑)가 많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왕의 병을 치료한 경험담이 기록되어 있는 것과 또한 궁궐에서 약재를 만들어, 군병에 내려 보낸 의학사적인 기록도 있다. 또한 약성편(藥性篇)은 『만병회춘』의 240수와 『수세보원(壽世保元)』의 400수에서 임상에 많이 활용되는 303수만을 선택하고, 별도로 83수를 더하였다. 새로 더한 83수는 우리나라 주변에서 많이 쓰이는 식물 위주로 더한 것이다. 이 약재의 성미(性味)와 적응증을 집약하여 놓고, 또만 향약명(鄕藥名)을 기록하였다.

이 책의 약성가(藥性歌)는 훗날 『방약합편(514수)』 약성가의 근간이 되었다. 그리고 양노문(養老門)에서는 노인들에게 쓸 수 있는 처방들, 특히 보양하는 처방만을 기록하여 놓았는데, 이것은 식이료법을 위주로 한 내용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제8권에는 중요한 약물(藥物)의 효용을 사언사구로 엮은 약성가(藥性歌) 386수가 있는데, 약성가 한 수마다 그 아래에 소자(小字)의 한글로 약물명(藥物名)을 쓴 것이 276개 보인다. 이 한글 표기의 약물명에 보이는 국어학적 특징을 들면 다음과 같다.

된소리의 표기는 ‘뎔가릿불휘, 참외지, 둘훕, 쥐, 산양의 , 오증어, 율, 나모기, 발’ 등처럼 ‘ㅅ계’ 및 ‘ㅂ계’ 합용병서로 하고 있으며, 순자음(脣子音) 아래에서의 원순모음화현상이 ‘불근’에서 보이며, 어말자음 ‘ㅅ’과 ‘ㄷ’은 ‘파흰밋, 불근’처럼 ‘ㅅ’으로 통일하여 표기하고, 중철(重綴) 표기현상은 ‘사슴의  , 두텁비’에서처럼 쓰이고, 어두된소리화된 표기와 그렇지 않은 표기는 ‘사리, 모란, 함박곳’에서 나타나며, 제2음절 아래에서 '·'와 'ㅡ'가 ‘겨사리~나모우겨으사리~겨으리불휘~겨리너출’에서처럼 혼기되고 있다.

이 향약명은 『동의보감』을 비롯한 의서에 출현하는 향약명과 비교하여,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특히 『의종손익(醫宗損益)』에는 이 『제중신편』의 약성가를 수정한 약성가가 있어서, 비교가 된다. 몇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앞이 『제중신편』, 뒤가 『의종손익』이다). ‘삽듓불휘~삽듀불휘, 차조기~죠기씨, 온죠롱~온조롱, 새박불휘~박불휘.

의의와 평가

이 책은 『방약합편』의 편차에 영향을 주었는데, 이것은 『동의보감』 ‘방약합편’으로 이어지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한국의학사의 중요한 특징을 대변하고 있다.

참고문헌

  • 김두종, 『한국의학사』, 탐구당, 1979.
  • 김종열·박찬국, 「濟衆新編의 硏究」,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제6집, 대한한의학원전학회, 1993.
  • 이정화, 「『濟衆新編』 현존본의 서지적 연구」, 『서지학연구』 제47권, 한국서지학회, 1993.
  • 이정화·안상우, 「≪濟衆新編≫ 藥性歌의 書誌的 고찰」, 『대한본초학회지』 제24권 제3호, 대한본초학회, 2009.
  • 지창영, 『『濟衆新編』의 의사학적 고찰』, 경희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