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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2일 (금) 01:20 기준 최신판



불교 경전으로 본래 명칭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개설

『화엄경(華嚴經)』은 『대방광불화엄경』을 줄여서 부르는 불경으로써,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기본사상을 가지고 있다. 화엄종(華嚴宗)의 근본 경전인 『법화경(法華經)』과 함께 한국 불교 사상의 확립에 큰 영향을 끼쳤다. 대승불교 초기의 중요 경전이었던 『화엄경』은 불타발타라가 한역한 60권본 외에도 실차난타(實叉難陀)의 80권본과 반야(般若)의 40권본이 있다.

편찬/발간 경위

『화엄경』은 우리 역사에서 상당히 여러 번 간행되어, 삼국시대에 이미 유통되었으며, 통일신라시대로 넘어오면서 신라 ‘화엄학’이 정립되었다. 아울러 화엄종이 성립되어 화엄사찰이 건립되기에 이르렀고, ‘화엄사상’도 정립되었다. 현재 전해 내려오는 가장 오래된 『화엄경』은 구례 화엄사에 있는 『화엄석경(華嚴石經)』이다. 통일신라시대 후기에는 이미 세 종류의 『화엄경』이 모두 전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석경은 세 종류의 『화엄경』 번역본 중 어느 것을 새긴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리고 새긴 연대도 677년(문무왕 17)과 886년(정강왕 1)의 두 가지 설이 있다.

고려 시대에 접어들면서 균여(均如)·의천(義天) 등의 고승에 의해 『화엄경』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많은 연구 주석서가 전해 오고 있다. 이 당시에 간행된 것으로는 1020년(현종 11)에 현화사(玄化寺)에서 『삼본화엄경(三本華嚴經)』을 판각한 기록이 있으며, 해인사에는 1098년에 판각된 삼본화엄경판과 1200년대에 판각된 것이 섞여 보존되어 있다. 1098년(고려 숙종 3)에 간행한 것은 이필선(李必先)이 시주하여 위로는 부모·국왕·중생·삼보의 은혜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삼유(三有 : 욕계, 색계, 무색계에 생존하는 것)에도 혜택이 베풀어지기를 발원하기 위해 판각했다. 또한 이와 같은 시대의 간본으로 추정되는 증륜사(拯倫寺) 판본도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당(唐)나라 징관(澄觀)의 소초(疏鈔)에 정원(淨源)이 다시 주석(注釋)을 붙인 120권짜리 『화엄경』이 유행하다가, 징관의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가 채택되어 오늘날까지 『화엄경』이라면 징관의 소초 80권으로 통용되기에 이르렀다.

구성/내용

『화엄경』은 60화엄의 경우 7처(處:경을 설한 장소) 8회(會:경을 설하는 모임) 34품, 80화엄의 경우는 7처 9회 39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을 설한 장소를 60화엄에 의해서 살펴보면, 제1 적멸도량회(寂滅道場會)와 제2 보광법당회(普光法堂會)는 지상(地上)이고, 제3 도리천회(忉利天會)와 제4 야마천궁회(夜摩天宮會), 제5 도솔천궁회(兜率天宮會), 제6 타화자재천궁회(他化自在天宮會)는 천상(天上)이며, 제7은 다시 지상의 보광법당회와 제8 중각강당회(重閣講堂會)에서 설한다. 이 여덟 회좌(會座) 중 보광법당회가 두 번 있으므로 7처가 되고, 80화엄의 경우는 보광법당회가 세 번 있기 때문에 9회가 된다.

그 내용을 보면, 제1회는 석가모니불이 마가다국의 보리수나무 밑에서 이제 막 대각(大覺)을 이루고 묵묵히 앉아 광채를 발하고 있다. 그 둘레에는 많은 보살들이 있어 한 사람씩 일어나 부처님의 덕을 찬양한다. 이 때 석가모니는 이 경의 교주(敎主)인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과 일체가 되어 있다.

제2회에서는 석가모니가 자리를 옮겨, 보광법당의 사자좌(獅子座)에 앉아 있다.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먼저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제(四諦)의 법을 설한 뒤 10명의 보살들이 각각 열 가지의 심오한 진리를 설한다.

제3회부터는 설법 장소가 천상으로 옮겨진다. 제3회에서는 십주(十住)의 법을 설하고, 제4회에서는 십행(十行), 제5회에서는 십회향(十廻向), 제6회에서는 십지(十地)를 설한다. 이 제6회는 현재 범어의 원전이 남아 있는 십지품(十地品)이며, 『화엄경』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이 품은 『십지경(十地經)』으로 따로 편찬되었다.

십지의 제1은 환희지(歡喜地)로, 깨달음이 열려 기쁨이 넘쳐 있는 경지이다. 제2 이구지(離垢地)는 기본적인 도덕의 훈련 과정이며, 제3 명지(明地)는 무상(無常)의 성찰을 통하여 점차 지혜의 빛을 나타내며, 제4 염지(焰地)는 진리를 향한 열의로 그 지혜가 더욱 증대하며, 제5 난승지(難勝地)는 평등한 마음을 갖추어 어떠한 것에 의해서도 지배를 받는 일이 없는 경지이다.

제6 현전지(現前地)는 십평등지(十平等地)를 갖추어 일체가 마음의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 허망한 것임을 깨달아 아는 경지이다.

제7 원행지(遠行地)는 일체불법(一切佛法)을 일으키는 경지로서 열반(涅槃)에도 생사(生死)에도 자유로이 출입하며, 제8 부동지(不動地)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는 경지로서 목적에 얽매이지 않는 마음의 움직임이 자연히 솟아나오며, 제9 선혜지(善慧地)는 훌륭한 지혜를 성취하고 무애행(無碍行)이 이룩되는 경지로서 부처님의 법장(法藏:진리의 창고)에 들어가 불가사의한 큰 힘인 해탈의 지혜를 얻으며, 제10 법운지(法雲地)는 무명(無明)으로 말미암은 번뇌의 불길을 모조리 꺼 버린 해탈의 경지이다.

또한 이 십지품은 그 전체를 통하여, 자기자신의 깨달음을 위해서 노력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깨달음으로 향하게 한다는 이타행(利他行)의 수행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십지는 지혜와 자비가 완성됨에 따라 나타나는 여래성(如來性)의 흥기(興起)와 성기(性起)의 외적인 표현이며, 그에 관한 이론적 체계화로 평가되고 있다.

제7회는 다시 지상의 보광법당에서 지금까지의 설법을 요약해서 설한다. 제8회는 입법계품으로 이 또한 범어 원전이 남아 있다. 여기에서는 선재(善財)라는 동자가 53인의 선지식을 찾아 도(道)를 구하는 과정을 적어 정진이 곧 불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만나는 선지식 중에는 뛰어난 보살만이 아니라, 비구·비구니·소년·소녀·의사·장자(長者)·창부(娼婦)·외도(外道) 등 갖가지 직업과 신분을 가진 사람들이 섞여 있다. 이는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보리심의 유무가 문제라는 대승불교의 수행 이상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 경에는 십현연기무애법문(十玄緣起無碍法門)·사법계설(四法界說)·육상원융론(六相圓融論) 등 불교의 세계관 및 인생관 등의 주요 사상들이 함축성 있게 수록되어 있다.

참고문헌

  • 김흥호, 『화엄경강해』, 사색, 2006.
  • 유부현, 「‘壽昌版 계열 三本 화엄경’의 판본 연구」,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44-1, 한국도서관ㆍ정보학회, 2013.
  • 정운, 「『화엄경』의 禪觀 小考」, 『석림』45, 학술교육원,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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