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현(興德縣)

전라북도 고창군 흥덕면 일대에 설치된 조선시대 지방 관청이자 행정구역.

개설

흥덕현은 본래 장덕(章德) 또는 창덕(昌德)으로 불렸는데 고려충선왕이 즉위한 후 왕의 이름을 피하기 위해 새롭게 정해진 이름이다. 조선 1397년(태조 6)에 흥덕에 진(鎭)을 설치하고 첨절제사를 두었다. 1401년(태조 1)에 흥덕현과 고창현에 각각 감무를 두었다. 그 전까지는 흥덕감무가 고창감무를 겸임하였다. 1409년(태종 9)에 흥덕현이 관할해 오던 4향을 폐지하여 흥덕현에 편입하였다. 1455년(세조 1)에는 흥덕현이 전라도 부안진(扶安鎭)의 우익을 맡았다. 1457년(세조 3)에는 흥덕현이 전라도 7진 가운데 하나인 부안진에 속했다. 1895년(고종 32)에 8도제가 폐지되고 23부제가 시행되면서 무장현이 폐지되었다.

설립 경위 및 목적

『고려사』에는 흥덕현이 고려 때 고부군에 소속되었으며, 나중에 이름을 상질에서 장덕(章德) 또는 창덕(昌德)으로 고치고 감무를 두어 고창을 겸임하였다. 충선왕이 왕에 오르자 왕의 이름을 피하기 위하여 흥덕으로 고쳤다. 『세종실록』「지리지」에서는 그 시기를 1298년(고려 충렬왕 24)이라고 했다. 그런데 충선왕 때는 장덕을 창덕으로 고쳤고, 창덕을 흥덕으로 개명한 것은 1389년(고려 창왕 1)으로 보인다. 조선이 건국한 후 1397년에 흥덕에 진을 설치하고 그곳에 첨절제사를 두었다. 1401년에 흥덕현과 고창현에 각각 감무를 두었다. 그 전까지는 흥덕감무가 고창감무를 겸임하였다. 1409년에 도관찰사(都觀察使)윤향(尹向)이 건의하여, 수령이 파견되지 않은 현과 향·소·부곡은 거의 모두 본 고을에 합쳐졌다. 이때 흥덕현이 관할해 오던 4향이 폐지되어 흥덕현의 직촌(直村)이 되었다. 4향은 좌향(左鄕)·갑향(甲鄕)·남조향(南調鄕)·북조향(北調鄕)이다.

조직 및 역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흥덕현에 종6품 현감(縣監) 1인과 종9품 훈도(訓導) 1인을 둔다고 되어 있다. 흥덕현감은 종6품 병마절제도위(兵馬節制都尉)를 겸하고 그 밑에 이·호·예·병·형·공 6방을 두었다. 흥덕현은 현감 아래 향청(鄕廳)의 향임(鄕任)으로 좌수(座首)와 별감(別監) 등을 두었다. 이들은 6방을 나누어 장악하여 현감의 지방 행정을 보좌하였다. 향임은 대부분 부세의 분배와 징수, 향풍의 교정, 향리의 감찰 등을 맡았다.

『여지도서』 등에는 흥덕현의 관원이 나와 있는데, 현감 외에 좌수 1인, 별감 1인, 군관 30인, 아전 20인, 지인(知印) 16인, 사령(使令) 23인, 관노 17인, 관비 16인, 총 126인이었다.

변천

1397년에 흥덕을 비롯하여 옥구·목포·조양에 4개 진을 설치하고 각 진에 첨절제사를 두었다(『태조실록』 6년 5월 21일).

1455년에는 각 도의 내지(內地)에도 거진(巨鎭)을 설치하고 주변의 여러 고을을 중·좌·우익으로 나누어서 소속을 정하였다. 이때 흥덕현을 전라도 부안진의 우익으로 삼았다(『세조실록』 1년 9월 11일).

1457년에 각 도의 중·좌·우익을 폐지하고 거진을 설치하였다. 이른바 진관(鎭管) 체제로 바뀌면서 전라도에는 7곳에 거진이 설치되었는데 흥덕현은 부안진에 속했다(『세조실록』 3년 10월 20일).

진관 체제는 그 뒤로도 조금씩 변화를 거치면서 『경국대전』에 수록되었다. 흥덕이 속한 부안진은 충좌위의 중부(中部)인 전주진관으로 편입되었다. 이로써 5개 거진을 중심으로 그 아래 여러 진에 편제된 내륙과 연해 지역의 육군과 수군이 전라도의 방위를 맡았다.

1895년에 8도제가 폐지되고 23부제가 시행되면서 무장현이 폐지되었다. 1896년(고종 33)에 전국 23부를 다시 13도로 개정할 때 전라남도와 전라북도가 분리되었는데, 흥덕군은 전라남도에 편입되었다. 전라남도는 수부(首府)를 광주에 두었으며, 흥덕군을 비롯한 32개 군과 제주목의 1목으로 편성되었다. 1904년(고종 41)에 흥덕군은 전라북도에 편입되었으며, 1914년에는 고창군으로 통합되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경국대전(經國大典)』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칙령(勅令)』
• 『관보(官報)』
• 『대동지지(大東地志)』
• 『여지도서(輿地圖書)』
• 『의안·칙령(議案·勅令)』
• 박종기, 『지배와 자율의 공간, 고려의 지방사회』, 푸른역사, 2002.
• 손정묵, 『한국지방제도·정치사연구(상)-갑오경장~일제강점기-』, 일지사, 2001.
• 이수건, 『조선시대 지방행정사』, 민음사, 1989.
• 이존희, 『조선시대 지방행정제도 연구』, 일지사, 1990.
• 『고창군지』, 고창군지편찬위원회, 2009.
• 『전라남도지』, 전라남도지편찬위원회, 1993.
• 『전라북도지』, 전라북도,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