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회력(回回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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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라, 명나라 시대에 중국에 전래한 이슬람 역법.

개설

회회력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정확했던 이슬람 역법으로, 세종 때 편찬한 『칠정산외편(七政算外篇)』은 회회력을 연구 해설한 것이다.

내용 및 특징

중국 명나라는 대통력(大統曆)이라는 역법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 원리는 원나라 때 수시력(授時曆)이 근본이었다. 중국은 아라비아를 비롯한 서역 등 다른 세계의 천문학을 접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참조해야 했는데,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 소아시아의 한 지방인 룸(Rum)에서 온 마샤이헤이(Mashayihei)이다. 마샤이헤이가 아버지와 두 남동생과 함께 명나라 수도 남경에 온 것은 1369년(명 태조 2)이었다. 이들은 처음에 남경에 있던 흠천감(欽天監)에서 일하면서 남경에서 관측한 수치를 기본으로 한 『회회력』을 편찬하였다. 이때 마샤이헤이가 편찬한 『회회력』은 명나라와 조선에 영향을 주었고, 조선은 세종 때 이를 토대로 한 『칠정산외편』을 편찬하였다. 1443년(세종 25) 7월 6일에 서운관에서 첩정을 올려 일식과 월식을 추산하는 데 내편법(內篇法)과 외편법(外篇法)과 수시(授時), 원사법(元史法)과 입성법(立成法)과 대명력(大明曆)으로 추산(推算)하도록 건의하였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상위고」에는 1433년에 세종이 예문관 제학인 정인지(鄭麟趾) 등에게 명하여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칠정산외편』을 짓게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서운관의 건의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그리고 뒤이어 세종은 회회력법을 얻어서 이순지(李純之)와 김담(金淡) 등에게 명하여 『칠정산외편』을 만들게 하였는데, 이것이 곧 『회회력』이다. 『칠정산외편』의 완성은 1442년(세종 24)이었으니, 10년이나 걸린 셈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회회력』을 바탕으로 한 역법은 1477년에 이르러서 패림(貝琳)이라는 인물이 만든 『칠정추보(七政推步)』였으니 세종대 역법의 발전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회회력』의 근본은 1주천(周天)을 12궁으로 하여 모두 360도로 한다. 그러므로 1궁은 30도씩이며 1도는 60분, 1분은 60초, 1초는 60미(微), 1미는 60섬(纖)으로 정한다. 그 전까지 사용해온 1주천은 365와 1/4도였는데, 이 값은 1년의 날수와 똑같게 한 것이다. 365와 1/4에서 5와 1/4을 빼버린 나머지 360도로 1주천을 정한 것은 계산을 훨씬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아라비아 사람들의 지혜라 할 수 있다. 『회회력』은 하늘에 있는 별들을 구분하는 데도 종래의 방법과는 크게 다르다. 크기가 제각각인 28개의 수(宿) 대신에 12궁으로 하늘을 등분하였다. 1궁이 차지하는 각도는 30도로 각 궁이 동일하다. 『회회력』의 또 다른 장점은 윤달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대신 1세(歲)를 365일로 하고, 이 1세를 12궁으로 한다. 궁에 윤일(閏日)을 두는데 128년 동안 31번을 둔다. 또한 태음력이 정하는 1주(周)를 12월로 하고 30년 만에 윤일을 11번을 둔다. 이 두 가지 윤일로 인해서 1941개년을 한 주기로 궁, 월, 일이 다시 제자리에 돌아온다. 한편, 『회회력』에 기초를 둔 『칠정산외편』에 2권 2책으로 된 교식가령이 남아 있는데, 『칠정산외편정묘년교식가령(七政算外篇丁卯年交食假令)』이 그것이다.

변천

세종은 『회회력』을 이순지‚ 김담 등에게 연구하게 하여 중국역관이 잘못 계산한 것을 수정하여 『칠정산외편』을 편찬하게 했다고 한다. 이순지는 예조 판서 등을 역임한 인물로, 천문·수학·풍수학에 조예가 깊어 『제가역상법(諸家曆象集)』‚ 『천문유초(天文類抄)』‚ 『중수대명력(重修大明曆)』 등을 편찬하였다. 김담은 이조 판서 등을 역임한 인물로 『칠정산내편』, 『칠정산외편』 등을 편찬하였다. 『칠정산내편』과 『칠정산외편』은 내용상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데 특히 일식, 월식의 계산에서 『칠정산외편』이 『칠정산내편』보다 정확하여 이후 일월식 계산에서는 『칠정산외편』이 비교력으로 사용되었다.

참고문헌

  •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 『칠정산외편(七情算外篇)』
  • 『서운관지(書雲觀志)』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나일성, 『한국천문학사』, 서울대학교출판부, 2000.
  • 이은성, 『曆法의 原理分析』, 정음사, 1985.
  • 정성희, 『조선후기 우주관과 역법의 이해』, 지식산업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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