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불(活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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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에 있어서 현세에 살아 있는 부처를 의미하는 교리적 존재.

개설

활불(活佛)이란 ‘살아 있는 부처’라는 말로 티베트에만 있는 독특한 불교 교리적 존재이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15세기부터 ‘스승’을 의미하는 라마(bla ma)가 생명을 다하여 죽은 후 다시 태어난다는 환생의 믿음이 생겨났다. 그렇게 환생한 라마를 활불이라고 여겼고 16세기부터 달라이 라마(Dalai Lama), 판첸 라마(Panchen Lama) 등이 계파의 지도자가 되는 라마 제도로 정착되었다.

내용 및 특징

(1) 티베트 불교의 라마 제도

티베트 불교에서 라마는 부처나 보살이 환생한 것으로 여겨지며, 최고의 활불로 꼽히는 달라이 라마는 관음보살의 화신이고, 판첸 라마는 아미타불의 화신이라고 간주한다.

달라이 라마의 경우, 쫑카파(Tsongkhapa)의 수제자인 제1세 게둔 드룹(Gendun Drup)이 1475년에 사망했지만 다시 환생하여 제2세 게둔 가초(Gendun Gyatso)가 되었다고 여겼으며, 또 게둔 가초는 제3세 소남 가초(Sonam Gyatso)로 환생하였다고 믿었다. 그 중에 제8세 잠팔 가초(Jamphel Gyatso)는 중국 사신으로 갔던 홍명호(洪明浩)가 왕에게 보고하면서 조선에도 알려졌다(『정조실록』 4년 4월 22일). 이렇게 해서 오늘날 달라이 라마로 유명한 제14세 텐진 가초(Tenzin Gyatso)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판첸 라마의 경우, 제1세 케둡 게레크(Khedrup Je)가 환생하여 제2세 소남 초크란(Sönam Choklang)이 되었다고 믿었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에는 제11세인 게둔 초에키 니마(Gedhun Choekyi Nyima)가 제10세 로산 틴레이 룬굽 초에키 기알첸(Lobsang Trinley Lhündrub Chökyi Gyaltsen)의 환생이라고 한다.

(2) 라마 제도의 성립 배경

불교에는 윤회사상(輪廻思想) 및 구원사상(救援思想)이 있다. 윤회사상은 깨달음을 얻지 못한 중생이 지옥·아귀·축생·수라·인간·천상의 육도(六道)를 윤회하며 태어난다는 의미이고, 구원사상은 부처나 보살이 속세에 와서 중생을 구제한다는 믿음이다. 티베트 불교의 라마 제도는 불교의 윤회사상과 구원사상, 그리고 티베트의 토착 종교인 본교(本敎, Bon)의 불생불멸 관념이 결합하여 발생한 교주(敎主) 불멸의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티베트에 불교가 전래된 것은 중국 당나라 문성공주(文成公主)가 티베트 왕 송첸캄포에게 시집옴으로써 당나라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부터이다. 그리고 티송데첸 왕대에 이르러 공식적으로 불교를 도입하였다. 이후 많은 사찰이 세워지고, 흥망성쇠를 거듭하던 불교는 14세기에 처음으로 전생자(轉生者)에 의한 불법(佛法) 상속의 관념이 생겨났고 15세기부터 환생한 라마가 종교적 지도자가 되었다. 티베트인들은 부처와 보살은 중생들이 구원될 때까지 영원토록 윤회의 세계에서 전생(轉生)을 거듭한다고 믿었다. 전생이라는 말은 어떤 자의 육체와 영혼이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똑같은 성격을 지닌 존재로 반복 출생한다는 의미이다. 그들의 교주가 바로 그런 부처나 보살의 전생자라고 믿음으로써 교주로서 무한한 권력을 갖게 되며, 또 죽은 후에는 다른 몸으로 태어나 다시 종교적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활불이 사망하면 그 전생자를 찾도록 돼 있다.

(3) 라마의 상속 제도

전생하는 활불은 각종 의식 절차를 거쳐 상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이며, 그 외에 린포체라는 활불의 상속 제도도 있다. 전생활불은 선대(先代)의 활불이 사망한 후 49일 이내에 사람의 몸에 수태되어 태어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수년 뒤에 태어난 사람이 전생자로 선발되는 경우도 있다. 달라이 라마 제5세 롭상 가초(Lobsang Gyatso)나 제14세 텐진 가초가 이런 경우에 속한다. 그들이 선발되는 기준은 먼저 정부의 관리들이 전생자가 있는 곳을 찾아내고, 다음에 전생자로 지목된 자가 있는 곳에 찾아가 실제로 적격자인지를 확인한다. 이어서 달라이 라마의 경우는 정부 내의 회의를 거처 후임 전생 활불을 확정한다.

참고문헌

  • 山口瑞鳳·矢崎正見 共著, 이호근·안영길 공역, 『티베트 불교사』, 민족사, 1990.
  • 김성수, 「活佛 轉世 제도와 근세 내륙아시아」, 『몽골학』 27, 2009.
  • 김영진, 「티벳 活佛사상의 연구」, 『中國學硏究』28, 2004.
  • 최길성, 「티베트 라마교에 있어서 轉生의 意味」, 『比較民俗學』8,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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